청년이 일하고 싶은 목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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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일하고 싶은 목포인가
  • 김영준
  • 승인 2023.11.09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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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청년 행사 날에 20대 ‘청년노동자’ 사망사고 발생
“市 역량 쏟아 안전하고 일하기 좋은 환경 조성해야”
이벤트성·열정페이 말고 지속가능 생태계 조성 필요
지난달 28일 평화광장에서 목포시가 주관한 ‘목포형 창업청년 일자리플러스 지원사업’ 행사가 열렸다.

[목포시민신문] 목포 대양산단에서 20대 청년 노동자가 압사하는 사고가 발생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 사고를 계기로 목포시가 청년 노동자에게 안전하고 일하기 좋은 환경인지를 뒤돌아보고, ‘청년 노동자가 일하고 싶어하는 목포를 만들기 위한 제도 개선과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창업청년 행사 날에 발생한 사망사고

지난달 28일 대양산단과 반대편에 있는 평화광장에선 목포시가 주관한 목포형 창업청년 일자리플러스 지원사업행사가 한창 열리고 있었다.

목포시는 이날 목포 평화광장에서 500여 명의 방문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공연, 체험, 이벤트 등의 즐길 거리가 제공됐다. 또한 참여한 창업 기업 간 아이디어와 제품을 소개해 현지의 창업 문화와 제품을 경험할 기회가 제공됐다고 자체 평가를 내놨다.

박홍률 시장 또한 이번 행사를 통해 전남·광주·경남권 청년 창업가들이 지역을 넘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구축되길 바란다면서 청년창업가 적극 발굴로 청년이 찾는 큰 목포를 이룩하는데 적극 힘쓰겠다고 밝혔다.

반면, 이날 같은 시각, 대양산단의 한 제조업체에선 20대 청년 노동자가 철제 물탱크에 깔려 숨져가고 있었다.

목포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33분께 대양산단 내 모 냉·난방 배관 제조업체에서 스물네 살 A씨가 철제 물탱크에 깔렸다. 골반과 다리 등에 개방성 골절상을 입고 의식과 호흡이 약한 상태로 구조된 A씨는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사고 당시 화물차에 실어진 철제 물탱크를 밧줄 2개로 묶어 크레인을 이용해 한 개씩 공장 안으로 옮기던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CCTV 영상과 업체 관계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크레인으로 철제 물탱크를 옮기던 중 밧줄 하나가 끊어지면서 A씨를 덮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를 덮친 철제 물탱크는 가로 160, 세로 360cm, 높이 130크기에 무게는 1.8t에 달한다. 전체 공정에는 다수의 작업자가 투입됐지만, A씨는 조원 한 명과 단둘이 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업체는 상시 근로자가 50인 미만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사업장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청년정책, 이벤트 말고 현장 목소리 들어야

청년 창업은 청년 일자리 문제의 해법일까? 목포에서 청년 창업으로 몇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그 중 과연 몇명이나 성공할까? 목포 지역경제를 살리고 청년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창업뿐만 아니라 제조업 등 공장 일자리에서 월급받는 청년들이 늘어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와 사회적 분위기 조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각에선 지역 제조업의 열악한 근무환경은 언급할 것도 없지만 청년이 돌아오는 목포를 시정 구호로 내세운 목포시의 청년정책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는 지적이다.

지난 9월 셋째주 청년의 날을 맞아 목포시는 흥미진진한 EDM 축제를 열었다. 시는 이 행사가 목포청년을 위한 첫 회인 만큼 심혈을 기울여 이색적인 프로그램을 기획했다이날 하루 만큼은 청년들이 공부와 취업, 직장 등에서 생기는 모든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마음껏 즐기면서 새로운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청년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EDM 축제로 기획했다고 밝혔다.

더욱이 버스킹 공연, 청년공동체 활성화 사업, 목포형 창업청년 일자리플러스 사업 등과 연계해 추진했고 청년들과의 소통의 자리는 물론, 청년이 주도해 행사를 치러내 더욱 풍성한 의미를 더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목포 청년의 날행사는 지역 청년들 간 문화 활동과 관심사 공유로 청년 공감을 끌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청년들이 주도해 치러냈다는 이날 행사는 지난해 한 청년집단이 기획해 목포시에 제안한 행사내용을 그대로 베꼈다는 구설에 휘말렸다. 청년들의 아이디어를 무단 도용해 급조된 행사를 치룬 셈이다.

일각에선 목포시의 청년정책이 현장 청년들과의 소통은 부족한 체 이옷 입히면 어울리겠지라는 식의 일방적인 청년정책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목포시의회 최현주 시의원은 대양산단의 한 제조업체에서 20대 청년 노동자가 철제 물탱크에 깔려 숨진 사고는 청년들에게 목포가 얼마나 열악한 환경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산업단지 뿐만아니라 지역의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당사자인 청년들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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