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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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지나가리라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3.07.1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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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종 기(세한대교수)

 
[목포 시민신문] 무장한 장수 거인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무릿매끈과 돌맹이 3개를 사용하여 승리를 거둠으로써, 용맹과 지략을 인정받아 이스라엘 왕위에 오른 다윗왕이 어느 날 궁중 세공인에게 다음과 같은 명령을 내렸다. “나를 위한 아름다운 반지를 하나 만들도록 해라. 그 반지에는 내가 큰 승리를 거두어 기쁨을 억제하지 못할 때, 마음을 차분하게 다스릴 수 있는 글귀가 새겨져야한다. 또한 내가 큰 절망에 빠졌을 때도 용기를 줄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 어느 상황 속에서도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글귀가 새겨진 반지 하나를 만들어 줄 것을 명령한 것이다. 

 세공인은 다윗왕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글귀를 만들어 내기위해 고심을 거듭한 끝에 궁궐에서 지혜롭기로 소문난 솔로몬 왕자를 찾아가서 부탁을 했다. 솔로몬이 내놓은 해답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Soon it shall also to come)' 이었다.  “승리에 도취한 순간에 이 글귀를 보게 되면 왕께서 자만심을 가라앉힐 수 있을 것이고, 절망 중에 이 글귀를 본다면 큰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라는 설명을 덧붙이면서, 렌터 윌슨 스미스는 이 글귀를 소재로 시를 쓰기도 하였다. 큰 슬픔이 엄습 했을 때, 힘든 일이 지속될 때, 행운으로 환희와 기쁨이 넘칠 때, 명예와 영광이 주어져 지상의 귀한 것들이 넘쳐 날 때... 이러한 모든 일들이 한 순간에 불과함을 빗대면서 단락 끝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의 문구를 넣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은 평범하면서 세상의 진리를 한 마디로 압축한 명언임에 틀림없다. 최근에는 지인들이 스마트 폰 카카오 톡과 트윗에서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글귀를 보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 수동적인 입장에서 자신의 심정을 나타내는 말로 사용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지금은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미래를 내다보고 참고 견디어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데 이 글귀가 요즈음 우리의 정치권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도 회자될 만하지 않을 까하는 생각이다. 국회에서는 국정원 댓글 관련 선거 개입 의혹 등을 조사하자는 국정조사와 NLL 대화록 공개라는 대형 이슈로 여.야간의 삿바싸움이 한창이고, 언론은 연일 양쪽의 말싸움을 입맛에 맞게 헤드라인으로 내놓고, 국민들은 보수와 진보 계층으로 나뉘어 갈등은 높아져 갈 기미이고 심지어는 대학교수들과 대학생들도 일부지만 시국선언을 하고,,,연일 이러한 싸움에 직, 간접적으로 관련된 사람들 특히 국회의원들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이 눈과 귀에 뚜FUT히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

더욱이 한국갤럽이 지난 7월 5일 발표한 ‘국회 역할수행’과 관련한 여론조사에서 잘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77%에 달하고 ,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겨우 10%에 불과하다보니 국회의원들이 속마음은 판도라상자 같은 이 삿바싸움에서 승패보다는 명분만 갖춰지면 제자리로 돌아가기를 원할는지도 모른다. 오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서둘러 준비해야 하는 여야로서는 공방보다는 민생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절실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나눈 대화의 상자가 열린다 해도,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의 진위 여부와 국가정보원이 공개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원문과의 차이점을 살핀다 해도 글 자체를 읽자는 쪽과 글 행간을 읽자는 쪽의 주장이 맞설게 뻔하고 따라서 명백히 진위여부가 밝혀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분열과 갈등만을 초래하거라는 우려가 든다.

지금은 대통령의 이들 문제에 대한 유감표명을 일단 받아들이고, 개성공단 재가동 및 재발방지, 대통령의 방미, 방중 성과에 기반둔 국제경쟁력 방안 수립, 서민경제 문제 등등을 위해 총 매진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하여 무더운 여름을 승자, 패자 구분없이 ‘이 또한 지나라리라’가 실현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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