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4 재능봉사단! 당신들에게서 봉사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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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재능봉사단! 당신들에게서 봉사를 배운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3.08.0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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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서 천사1004의 섬 신안복지재단 이사장

 
[목포 시민신문] “지난 봄 이른 새벽, 목포여객선에 도착하니 새벽의 찬 공기를 뚫고 몇몇 봉사단원들의 얼굴이 눈에 들어 왔다.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목포항은 섬으로 향하는 차량의 불빛과 사람들로 붐비었다. 인원 점검을 마치고 우리 일행은 습관처럼 배에 올랐다. 선실 내부는 밖의 차가운 공기와는 달리 미리 온도를 올려놓았는지 온돌방의 아랫목처럼 따뜻했다. 여성단원들은 앉자마자 모두 약속이나 한 듯 손거울을 꺼내들고 서둘러 머리를 매만지고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이 모습은 “1004 재능봉사단” 단원들이 봉사 활동을 나서는 모습이다.

필자가 이사장으로 있는 천사1004의 섬 신안복지재단의 1004 재능봉사단은 봉사의 발길이 어려운 도서지역을 정기적으로 순회하며 다양한 재능을 나누는 단체이다. 가요, 한춤, 밸리댄스, 판소리와 민요, 레크리에이션, 이?미용 등 각 분야의 재능인 30여명이 참여하여 신안군의 노인요양시설과 경로당, 노인대학, 면민의 날 행사 등 도서지역을 순회하며 어르신들과 주민들께 큰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대다수 단원들은 신안군에 직접적인 연고가 없는데도 섬 지역 분들에게 한 두 시간 봉사를 위해 새벽부터 늦은 오후까지 무보수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우리나라에서 봉사는 “불쌍한 사람들을 돕는 일” 혹은 “자선이나 동정심 때문에 베푸는 일“ 이라고 간주되었다. 다시 말해서 높은 위치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을 돕는 일로 흔히들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봉사활동은 시간이나 물질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것으로 여겨져 보편화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태안반도 기름유출사건 때처럼 많은 국민들이 봉사에 동참하자는 캠페인이 활성화 되고, 연예인이나 유명 인사들이 봉사하는 모습들이 언론을 통해 비쳐지면서 봉사에 대한 참여 의식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봉사활동이 활성화 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만, 순수한 봉사활동의 의미가 퇴색되어버린 활동이 우리를 안타깝게 한다. 봉사 활동 자체가 기업이나 단체의 이미지 향상과 홍보 수단이 되고, 심지어는 정치적인 목적이나 보이지 않는 선거 운동으로 전락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흔히 접하게 된다. 이런 경우 대부분 일회성 봉사에 그치거나, 봉사 참여자의 만족도도 낮아지게 된다.

또한 봉사 단체들도 접근성이 좋고 홍보효과가 높은 지역에 쏠리게 된다. 일례로 작년 겨울에 일부 복지 단체에서 연탄 봉사를 하기 위해서는 예약을 해야 할 정도였고, 봉사 관계자들은 봉사 단체가 오기 전에 가득 찬 연탄 창고를 다시 비워놓아야 하는 등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일어났다고 한다. 왜냐하면 연탄 봉사가 겨울에 가장 홍보하기 좋은 봉사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 때문에 나눔이 절실히 필요한 지역이나 대상은 항상 복지 소외계층으로 남게 됨으로써 말 그대로 “풍요속의 빈곤”이다.

필자는 우리 1004재능봉사단을 보면서 진정한 의미의 봉사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어느 날 봉사단원들에게 “신안하고 연고도 없는데 이른 새벽부터 이렇게 나오셔서 봉사를 하시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한 분이 “공연을 마치고 헤어질 시간이면 두 손을 꼭 잡아주시며 “또 와 줄 거야?” 하고 묻는 어르신들의 다정한 모습을 대하면 고단하고 힘든 일정이었지만 마음이 뿌듯하고 힘이 난다고 한다. 또 다른 단원 중 한 사람은 “너무 재미있고, 참으로 고맙다.”고 하시면서 손녀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지셨던 그 어르신의 모습이 아직도 가슴속에 뭉클하게 남아 있어요. 그래서 즐거운 마음으로 다시 봉사를 하게 됩니다“. 라고 하였다.

우리 재능봉사단이 봉사하는 모습을 보면 하루 잠시 섬마을 외로운 어르신들과 한 마음이 되어 재밌게 놀고 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당신들의 재능을 조금이라도 필요한 이웃들과 함께 나누는 그 시간이 진정한 의미의 봉사활동이 아닐까 생각된다.

“1004재능봉사단”은 신안복지재단이 낙도지역 문화격차를 해소하고자 기획한 야심 찬 사업으로, 2012년 6월 첫 공연 이후 벌써 36번째를 맞고 있으며, 어느 봉사보다도 주민들의 호응이 높다. 새로 들어선 정부도 문화 복지를 강조하고 있어 앞으로 재능봉사단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단원 각자 하는 일과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매우 열악한 조건에서 행해지는 봉사이지만 아름답고 멋있게, 꾸준히 활동하는 봉사단이 되길 기원한다. 향후 우리 1004재능봉사단과 천사1004의 섬 신안복지재단과의 아름다운 동행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며, 활동에 동참해주신 1004재능봉사단 단원들에게 마음 속 깊이 진정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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