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생활, 장애는 불편 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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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생활, 장애는 불편 일뿐
  • 정경희 기자
  • 승인 2013.08.2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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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용당2동 주민자치위원장

소아마비 놀리던 친구 피해 어른들과 함께한 어린시절
20여년 매 해 어르신 효도잔치로 이어져 호평

▲박홍용 자치위원장
[목포 시민신문] 어린시절 소아마비로 놀림 당하던 아픔을 감싸준 어르신들이 잊혀지지 않아 20여 년 동안 해마다 경로잔치를 베풀고 있는 효심 지극한 나눔 실천자가 있다. 봉사라고 하기보다 일상이 되어버린 그의 활동은 동네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작은 일에 솔선수범하고 누구 집에 무슨 일이 생겨도 달려가는 그는 용당 2동 박홍용 주민자치위원장이다.

주민들이 손수 추대해 활동하게 했다는 박 위원장. 그는 몸이 불편하다. 하지만 나눌 줄 아는 베푸는 사람이다. 3살 어린나이 소아마비를 겪고 장애를 갖게 된 그는 자신을 놀리는 어린 시절 동무들을 기억한다.불편한 몸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던 그는 어르신들과 어울리게 되었다고 한다. 놀림 당하던 그를 감싸주던 어르신들의 넓은 포용력과 사랑을 그는 마음에 담았다. 그리고 20여 년 전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잔치를 홀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비록 나고 자란 고향은 아니지만 어린 시절 자신을 돌봐주신 어르신들을 기억하며 시작한 감사의 잔치다.

돼지 한 마리 잡아 대접하기 시작한 행사는 어느덧 입소문을 타고 전해지며 이제는 참여하는 어르신들만 몇 백명 씩 된다한다. 가진 것 없어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끝까지 해보겠다는 박 위원장. 하지만 고민스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해마다 늘어가는 어르신들로 조금씩 늘어난 행사비용을 혼자 감당하기 어려워 그만할까도 생각해 봤다는 그는 내년이 걱정이라고 한다. 한번행사에 천 여 만원이 들어가는데 개인이 준비하기는 사실 벅찬 면도 많다. 그러나 그는 웃는다. 살 집 있고 먹고 살기만 하면 못하겠냐고 너털웃음이다. 사람 좋고 인심 좋은 그의 성품이 그대로 묻어난다.

“주민들이 찾아주니 내가 밥 먹고 산다 생각하고 조금씩 돌아다니며 시작한 것이 봉사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이름을 딴 홍용 제분소를 운영한다. 정성이 없으면 해내지 못할 일이 제분소 일이 아닐까싶게 환 한 알을 만들기 위해 가족들 모두 분주하다. 한약제를 작은 알약 한 알로 만들어 내는 박 위원장의 일터는 노는 손길 없이 바쁘게 움직인다. 가족들 사이에서 박 위원장은 일보다는 전화 통화에 바쁘다. 동장부터 주민들까지 숱하게 찾아오는 호소의 목소리를 듣고 거동을 불편한 몸을 움직여 부지런히 민원을 해결하기위해 찾아다니는 것이 일과다.

주민자치위원장을 맡고 부터는 쉴 틈이 없다는 그는 “가족들이 이해해주지 않는 다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다. 해마다 여는 경로잔치는 물론 지금은 주민들의 한마디에도 뛰어나가는 나를 묵묵히 감내해준다. 가장 고마운 사람이 가족들이다”고 감사를 전한다. 그도 그럴 것이 박 위원장은 매해 여는 경로 잔치외에도 소망원, 아동원, 장애인요양원, 소전원, 은광학교 등 안가는 곳이 없다. “그냥은 못 간다. 아이들이나 장애우들에게 빈손으로 가면 미안하다. 하나라도 들고 가야 마음이 편하다”고 전하는 버는것 보다 쓰는것이 더 많다는 그는 스스로 적자인생이라고 말한다. 먹을거 하나, 필요한 것 하나 들고 가는 것이 다가 아니다. 그는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청소, 빨래, 장애우들과 놀아주기, 밥 먹이기 몸으로 움직이는 일도 거든다.

그는 로타리 클럽의 회원이었다. 세계소아마비방멸기구인 로타리는 그에게 큰 의미를 갖는다. 자신이 소아마비를 격기도 했지만 로타리를 통해 봉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잘사는 나라에도 그늘진 곳이 있고, 빈곤층 속에도 잘사는 사람이 있다. 한 면만 보기보다는 골고루 살펴서 도울 수 있는 마음을 갖는다면 그늘지고 소외된 곳은 없어질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그는 “누군가 돕고 싶다면 멀리 찾지 말고 가까운 내 주위를 둘러보라고 하고 싶다. 그늘지고 소외된 누군가가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고 관심이 봉사의 가장 큰 덕목이라고 강조한다.

봉사는 남녀의 사랑과 같다는 그는 “받아주지 않는 상대에게 주는 것도 사랑이지만 상대가 내 옆에 있어주는 것도 사랑이다. 준 것이 없다 생각하면 한이 없지만 상대방이 있어서 말한 마디라도 나눌 수 있다면 그것도 감사함으로 남는다”며 작은 몸짓하나로 상대의 마음을 읽고 서로를 채워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진정한 봉사라고 말한다.

내 자식에게는 좋은 것 못 먹여도 장애우들과 어르신들께 갈 때는 더 좋은 것, 더 맛난 것을 들고 가게 된다는 박홍용 위원장은 자신의 몸이 움직일 수 있을 때 까지 어느 곳에서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찾아가겠다고 다짐 한다. 하루하루를 이웃들과 함께 사랑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그는 우리시대 진정한 복지전도사로 기억되고 있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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