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사랑의 편지쓰기 수상작. 멋쟁이 할아버지에게 (목포 여자 상업 고등학교, 3학년 10반 황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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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사랑의 편지쓰기 수상작. 멋쟁이 할아버지에게 (목포 여자 상업 고등학교, 3학년 10반 황세연)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5.06.2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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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교육감상 수상작

▲ 목포여자상업고 황세연
할아버지! 저는 야무지고 애교 있는 첫째 손녀딸 세연이에요. 사랑의 편지쓰기 공모전을 통해, 할아버지께 차마 쑥쓰러워 전하지 못하였던 마음속 이야기들을 전해보려고 해요.

진심을 다하여 쓰는 것이니 예쁘게 봐주세요. 알겠죠?

6년 전, 갑작스러운 부모님의 이혼으로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저희 가족이 한집에 살게 되었어요. 서로 살아왔던 삶과 방식이 달랐던 만큼, 초반에는 많은 의견충돌과 갈등이 일어났었던 것 같아요.

제가 중학생 때 할아버지는 “20년을 몰아도, 고장 한번 안 나고 잘 굴러가는 차가 바로 이 차다!”라며 낡은 차를 자랑스러워 여기셨고, 아침마다 저를 학교에 태워다 주셨어요. 하지만 어린 나이에 저는 그 낡은 차가 부끄럽게만 여겨졌었고, 일부러 학교와 조금 먼 거리에서 내려달라 하기 바빴어요. 간혹, 학교 정문에서 내리게 되면 친구들이 볼까 봐 인사도 잊어버린 채 후다닥 내려버리기도 하였어요. 어느 날, 문득 눈치를 채신 할아버지는 섭섭한 표정을 지으셨어요. 하지만 제게 큰 소리 한번 치시지 않고, 이해한다는 듯, 아무 말 없이 학교와 먼 거리에서 내려 주셨어요. 그리고 며칠 뒤, 차를 바꾸신 할아버지를 보며, 지난 날 철없게 굴고 차를 부끄러워했던 마음이 죄송스러워져 눈물을 훔친 기억이 나요.이 편지를 통하여 다시 한번 죄송했던 마음을 전해요.

지금은 하나도 부끄럽지 않아요. 오히려, 할아버지의 모든 면이 자랑스럽고 존경스러워요. 만약 누군가 제게 존경스러운 인물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전 주저 없이, ‘할아버지’를 떠올릴 것이고, “할아버지”를 외칠 자신이 있어요!

그리고 과거의 저는 늦잠자고 밤늦게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였어요. 할아버지는 게으르고 놀기 좋아하는 저를 보며, “사람이 아침에 활동하고, 밤에는 집에 들어와서 자는 것이 맞는 것 아니냐?”라는 따끔한 지적을 해주셨어요. 그 당시 잔소리라고 생각했던 말씀들이 어느 순간 하나둘 몸에 배기 시작 하면서, 차차 익숙해지기 시작했어요. 그 결과, 지금은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밥도 차려 먹고, 책도 읽고, 운동도 하며 시간을 헛되게 보내지 않는 좋은 습관을 지니게 된 아이로 변하게 되었어요.이 뿐만 아니라, 할아버지는 간혹 저희를 데리고 산소에 자주 가시는데 그때마다 “조상님들을 알아봐야지, 복 받으면서 산다.”라는 지혜로운 말씀과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신 덕분에, 조상님들과 어르신 분들을 존경하고 공경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좋은 생각과 좋은 마음가짐을 갖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간혹, 방송작가를 꿈꾸는 저와 달리 안정적인 취업을 권유하시는 할아버지와 의견이 엇갈리곤 하는데, 저도 당연히 취업이 어렵고, 작가의 길이 고달프고 힘들 것이라는 걸 잘 알아요. 하지만, 저는 누구보다 저 자신을 믿고 제가 좋아하는 일들을 하면서 삶을 살아가고 싶어요! 그러니까 걱정하시지 마시고, 저의 꿈을 응원해주시고 지지해 주세요! 꼭 성공해서, 남부럽지 않도록 효도하고, 예쁜 짓 많이 할게요!

마지막으로, 남에게 베푸는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라는 할아버지의 말씀을 잘 새겨들어, 남들에게 베풀고, 저를 통해 세상이 변화될 수 있는 희망의 빛줄기 같은 사람이 될게요. 그 누구보다 멋지고 지혜로운, 할아버지! 항상 건강 하시고 지금처럼 웃고 긍정적이게 사셔야 해요. 알겠죠? 항상 존경하고,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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