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천일염 포대 보급 현장 여론 무시한 원칙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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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천일염 포대 보급 현장 여론 무시한 원칙 고수
  • 윤영선
  • 승인 2015.07.1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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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낙찰 품질 저하 우려… 코팅포대 무용지물 지적
해수부 천일염 생산농가 안 쓰는 코팅포대 공급 고수 비축
군, 부적절성 코팅 포대 입찰… 저가 낙찰 과당경쟁 부작용


신안군이 천일염 생산자들에게 보급하는 포대사업이 염전 생산 현장과 동떨어진 행정으로 염전산업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최근 군이 실시한 천일염 코팅포대 납품 입찰 사업자 선정이 천일염 생산 현장의 목소리를 담지 못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란 지적이다.

신안군은 코팅포대 납품을 전제한 천일염 포대 사업자를 최근 선정했다. 이를 두고 염전 생산 현장에선 저가 입찰로 인해 천일염 상품성 저하와 생산자 피해가 예상된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16일 신안군은 천일염 코팅포대 최저 입찰제를 전남 권역을 대상으로 시행하였다. 그 결과 화순에 있는 Y업체와 목포 지역의 D업체가 선정되었다. 이 과정에서 업체간의 과당경쟁으로 포대당 평균 단가인 350원보다 54원이 낮은 296원으로 낙찰이 됐다.

이로 인해 20년 넘게 천일염 포대를 납품해오던 지역 우량업체가 배제됐다. 실제 천일염 포대는 350원의 평균 단가 이하로 제작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포대에 사용되어지는 원료와 제작, 인건비, 운송비를 감안해 볼 경우 현재 296원의 낙찰가는 천일염포대의 질적 저하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신안군은 공개입찰을 통해 납품가가 결정된 이상 어쩔수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지역 경제계에서는 신안군이 포괄적인 경쟁입찰 방식만을 고수하는 바람에 20년 넘게 천일염 포대를 생산해온 지역 우량업체가 경영위기에 봉착할 수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천일염 포대 상품성 저하 납품 우려와 함께 코팅포대에 대한 적절성 여부도 지적을 받고 있다. 천일염 농가에서 쓸 수 없는 코팅포대가 생산농가에 보급될 경우 천일염의 간수가 빠지지 않아 소금 질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지난해까지도 신안군은 천일염 포대에 대해 일반 마대 포대를 생산농가에 보급해왔다. 생산현장에서 막 생산된 천일염을 코팅포대에 담을 경우 간수가 빠지지 않아 천일염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생산농가에선 일반 포대를 선호하고 코팅포대는 천일염 유통 가공 업체에서만이 사용 가능해 전체 포대 사용량의 10%에 해당된다.

그래서 신안군의 생산농가의 요구대로 지난해까지 일반(마대) 포대를 납품받아 보급해왔다.신안군이 코팅포대로 포대 종류를 바꾼 것은 지난 감사원 조사에서 해수부가 권한 코팅포대가 아닌 일반 포대로 그간 목포권역을 대상으로 입찰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로 인한 지적을 받았다. 그래서 이번 입찰에 전남 권역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코팅포대만을 전제로 한 입찰을 진행하게 되었다.

신안군 천일염 농가 A씨는 “코팅 포대는 소금 가공 유통업자에게나 적절한 포대이며, 천일염 농가에게는 적절치 못한 포대다. 간수가 빠지지 않으면 소금의 질이 저하되고 이 피해는 신안군과 농가가 모두 떠안게 될 것이다. 이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 아닐 수 없다”고 푸념했다.

이에 신안군 천일염 산업과 관계자는“해수부 지침에 코팅 포대를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그 이유는 스템프를 찍을 시 소금 포대 안으로 흘러들 염려가 있고, 기존 일반 포대 사용 시 외부 이물질이 유입될 염려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가에서는 이중으로 된 코팅포대가 간수가 잘 안 빠지는 특성을 띄고, 또 화물차에 적재 시 잘 미끄러진다는 단점이 있어 사용을 꺼리고 있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해수부에 건의를 하고 있으나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신안군 천일염 산업과 자체가 해수부 소속이기 때문에 해수부의 지침을 어길 수 없는 상황이어서 매우 곤욕스런 입장이다. 그리고 제품의 양질에 대해서는 최종 납품하는 곳과 생산라인을 직접 점검하여 자체 검수를 거칠 것이어서 믿고 사용해도 된다”고 밝혔다.

이렇게 해양수산부가 천일염 생산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코팅포대 보급을 고집하면서 지역 천일염 생산농가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사용할 수 없는 코팅포대를 보급 받을 경우 생산농가에선 일반 포대를 제작하는 업체에 주문하여 별도로 구입해야하기 때문이다.

천일염 생산농가의 어려운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는 천일염 포대 보급사업이 현실을 무시한 해수부의 고집으로 예산만 낭비만 키울 위기에 몰리게 됐다.

한편 천일염 코팅포대 보급사업은 생산농가들이 포대를 구입할 때 구입가의 50%를 국비와 군비로 지원한다. 올해 신안군은 6억 4282만원이 예산이 배정돼 12월까지 납품을 완료할 계획이다.

윤영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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