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올해 쌀생산량이 수발아(穗發芽·이삭에서 싹이 트는 것) 때문에 지난해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농협 전남본부 등에 따르면 전남지역 수발아 피해 면적은 지난 14일 현재 고흥 1천524㏊, 함평 1천120㏊, 순천 500㏊, 영암 197㏊, 영광 152㏊ 등 모두 3천786㏊로 잠정 집계됐다.
수발아는 이삭이 난 후 25~35일이 지나고, 종자 중량의 25% 이상의 수분과 호흡에 필요한 산소, 낮 기온 25도 이상 온도가 유지되면 발생한다.
올해는 추석을 전후에 비가 온 뒤 낮 기온 25도 이상 날이 많아 수발아가 많이 발생했다는 게 농협 측 설명이다.
농협 전남본부 조기영 양곡 담당은 "수발아 현상을 보이는 쌀은 눈이 노랗게 변해 도정과정에서 깨지기 일쑤"라며 "당연히 생산생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농협 전남본부가 일부 RPC(미곡종합처리장)의 도정률을 조사한 결과, 66%가량으로 지난해 70% 초중반 보다 줄었다.
이처럼 도정률이 줄다 보니 쌀생산량도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기영 양곡담당은 "전남지역 지난해 쌀 생산량은 86만7t이었다"며 "올해 쌀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2.4% 줄어들어 쌀 생산량을 82만t으로 예상했는데 수발아 때문에 70만t 중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대풍을 예상했는데 뜻하지 않은 수발아로 인해 농민들의 고충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전했다.
정부는 수발아 피해를 본 벼를 사들이기로 하고 매입 규모 등 결정을 위한 조사에 들어갔다.
정부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조만간 매입량과 가격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전남도는 수발아 피해를 본 쌀을 전량 매입해 시장에서 격리해줄 것을 농림수산식품부에 건의한 바 있다.
류정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