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홍어 값 폭등 60만원선 거래, 올 할당량 채워 6척 조업 금지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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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홍어 값 폭등 60만원선 거래, 올 할당량 채워 6척 조업 금지돼
  • 류용철
  • 승인 2016.12.2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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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맞은 키조개·꼬막도 값 폭등…"기후변화 때문"
기후변화·할당제 등으로 수확량 줄어 60% 이상 올라


전남 해안에서 나는 '남도의 별미'로 꼽히는 흑산 홍어, 벌교 꼬막, 장흥 키조개 등을 올해는 맛보기가 쉽지 않다.

최근 기후변화 등 각종 이유로 수확량이 급감하면서 서민들이 먹기에 부담스러울 정도로 가격이 폭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말미암은 바다 수온 상승, 자원 남획, 갯벌 등 바다 환경오염 심화 등이 수확량 급감의 원인으로 꼽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흑산홍어 할당량 채워…제철 조업 못 해 값 폭등

김대중 정부 시절 이름을 떨쳤던 흑산 홍어는 '할당제' 때문에 최근 어획량이 줄면서 가격이 폭등했다.

해양수산부가 어종보호를 위해 운영하는 올해 흑산 홍어 총허용 어획량(TAC)은 158t이다.

흑산 홍어 어획 허가를 받은 6척의 어선이 이를 나눠 신안수협 흑산도지점에서 의무적으로 위판하게 돼 있다.

이들 6척 가운데 2척은 봄과 여름철 집중 조업으로 할당량을 채워 오래전에 어로작업을 중단한 상태이며, 또 다른 2척도 할당량을 거의 채웠다.

나머지 2척만 일부 할당량에 여유가 있지만, 앞으로 10일 정도만 조업하면 할당량을 채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봄 여름철에 많이 잡아버리는 바람에 제철인 겨울을 맞아 홍어가 귀한 상태다.

지난주 기준 가격이 상품의 경우 여름철과 비교해 20∼30% 오른 60만원까지 치솟아 서민들은 엄두도 내기 힘들게 됐다.

조모(53)씨는 "홍어는 원래부터 가격이 비싸서 먹기에 부담스러운 면이 있었지만, 서민들이 즐겨 먹을 수 있었던 꼬막과 키조개 수확이 크게 줄어 가격이 오르니 많이 아쉽다"며 "더구나 수확량 감소의 원인이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하니 앞으로 정부의 대책이 절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 장흥 명물 키조개 수온 상승으로 80% 폐사

또 전국 생산량의 70∼80%를 차지하는 장흥의 명물인 키조개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장흥군 안양면 수문·용곡 어촌계에서 올해 키조개 양식장 200여㏊에 600만 마리를 입식했다.

그러나 지난 8월 이어진 폭염으로 바다 수온이 높아지는 바람에 전체의 80% 이상이 폐사했다.

최근 바다 밑 5m 이하 깊은 곳에서 키조개를 수확하고 있지만, 하루 수확량이 2천 마리 정도로 예년의 6천∼1만 마리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고 있다.

수확이 많이 줄어들면서 가격도 1마리당 3천원대에서 최대 5천200원까지 올랐다.

이마저도 너무 비싸면 소비자들이 찾지 않을 것을 우려한 어촌계의 의견에 따라 가격을 낮춰 정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서해안에서 잡힌 키조개를 들여와 소비자 가격의 폭등을 붙잡고 있다.

장흥읍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62·여)씨는 "키조개 한 마리에 4천500원에 사들여 1마리 반과 표고버섯을 함께 포장해 1만원에 팔고 있는데 남는 것이 없다"며 "장흥에 다녀가는 관광객들이 키조개를 곁들인 한우 삼합을 즐겨 먹는데 가격을 올리면 외면할 것 같아 가격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제철 벌교 꼬막 씨 말라…수확 포기

최근 한창 제철을 맞아 수확에 열을 올려야 할 보성 벌교 갯벌에는 꼬막을 찾기 힘들 만큼 씨가 말라 채취를 포기한 어민이 잇따르고 있다.

꼬막은 지난 10월 말부터 채취를 시작했지만 최근 하루 출하량은 지난해 절반 수준인 1t에 그치고 있다.

꼬막으로 유명한 보성 벌교에서 꼬막을 채취하는 곳은 12개 마을에 500여 어가에 이르지만 수확량이 줄면서 상당수가 수확을 포기했다.

어민들은 이처럼 자연산 꼬막 수확량이 급감한 것은 기후 온난화로 말미암은 수온 상승, 남획과 갯벌 오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통계청 자료를 보면 전남도 꼬막 채취량은 지난해 697t으로 전년의 1천225t보다 43.1%(528t)나 줄었다.

이 때문에 가격도 20㎏ 기준으로 지난해 7만∼8만원에서 현재 12만∼13만원으로 60∼70%나 폭등했다.

유용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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