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대선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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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대선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 류용철
  • 승인 2017.01.1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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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대선 이끌 사령탑 잡은 박지원
 

[목포시민신문=유용철기자]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불려온 박지원 의원이 15일 국민의당의 새 선장에 오르며 대선 국면을 지휘할 중책을 맡게 됐다.

제1야당이었던 민주통합당과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두 차례에 걸쳐 당권 도전에 실패했던 아픔을 딛고 마침내 '제2 야당'에서 당권을 거머쥐는 '2전3기'를 이뤄냈다.

호남의 대표적 정치인 중 하나이자 김대중 정부의 실세로 장관과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지냈고, 원내대표는 무려 3차례나 역임하면서 '원내대표 전문가'란 말까지 들었던 그가 결국 파란만장한 정치 역정의 막판에 한 정당을 온전히 이끄는 수장 자리에 오른 것이다.

지난해 1월에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있다가 국민의당에 합류한 뒤 총선 이후 원내대표로 추대돼 제3당의 캐스팅보트를 무기로 원내 1·2당을 휘어잡는 현란한 정치력을 보여줬다.

총선 홍보비 파동으로 지난해 6월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하는 바람에 지난해 12월 초까지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떠맡아, 당의 골격을 만들고 '최순실 게이트' 등 굵직한 원 내외 현안 대응에 조타수 역할을 했다.

이번 전대에서 대세론을 형성한 끝에 당권을 거머쥔 '박지원호(號)'의 앞날은 순탄치만은 않다.

무엇보다 대선 국면에서 국민의당의 지지율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선 승리를 견인해야 하는 막중한 책무를 어깨에 짊어졌다.

주승용 원내대표도 호남 4선으로 지도부가 호남 일색이어서 지역당 이미지가 강해진 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박 대표는 전대 과정에서 자강론을 내세웠고 다른 최고위원들도 자강론을 주장해온 만큼, 일단 외부 정치세력 및 대선주자와의 연대보다는 안철수 전 대표 등 자체 후보를 중심으로 대선을 돌파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 대표가 호남 연정론과 뉴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등을 언급해 온데다 이날 대표 수락연설에서도 "국민의당이 빅텐트·제3지대가 되고 합리적 개혁세력을 총집결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등 당밖의 세력과 연대를 모색하면서 대선구도를 흔드는데 적극 나설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박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우리는 더 강해져야 하고 더 커져야 한다. 국민의당이 빅텐트이자 플랫폼이자 제3지대"라며 "우리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고 패권정치 종식, 국가 대개혁에 뜻을 같이하는 모든 대선후보에게 활짝 문이 열려있는 당이 되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합리적 개혁세력을 국민의당 중심으로 결집해 국민의 당의 외연을 확장한 뒤 대선 구도를 국민의당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간의 일대일 구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대표의 국민의당 중심 빅텐트론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으로 정치지형이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박 대표도 기자간담회에서 "반 전 총장이 국민의당의 정체성을 인정하고, 혹독한 검증을 받아서 우리 당에서 경선을 하고 싶다면 문은 열려 있다"면서 반 전 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뉴DJP(김대중·김종필) 연합론과 관련해선 "반 전 총장 측 인사가 저에게 그런 의사를 밝혀서 '제가 그러한 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고, 국민의당의 정체성을 인정하고 국민의당으로 조건 없이 입당해 강한 경선을 했으면 좋겠다'고 분명히 말했다"면서 "일부 다른 당에서는 마치 제가 반 전 총장 측에 뉴DJP 연합론을 제기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선 경선룰에 대해 "조금 더 추이를 보면서 당내 대권후보를 생각하는 분들과 외부에서 우리당에 노크하는 분들이 결정되면 함께 논의해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이런 발언은 반 전 총장이 제3지대에서 둥지를 틀며 정계개편을 시도할 것이 유력시되는 상황에서, 제3지대에서의 주도권을 국민의당이 쥐겠다는 의미로도 읽혀진다.

박 대표가 앞으로 국민의당 중심의 빅텐트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강론'을 최우선시하는 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와의 관계설정이 주목된다.

두 사람은 당의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입장을 같이하지만, 안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에 대해선 일정한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전대에 참석한 안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반 전 총장이 아직도 실제로 대선에 출마할 확률을 많이 잡아도 반반 정도로 본다"고 말했다.

게다가 지도부 내부에서도 문병호 김영환 최고위원은 전대 과정에서 안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대선 돌파를 주장하는 등 박 대표와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국민의당 지도부 내부에서 빅텐트론을 놓고 미묘한 갈등이 벌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유용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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