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통한 생태도시 목포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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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통한 생태도시 목포의 과제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7.02.1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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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홍선기 교수

재생(再生)이라는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그야말로 죽어가는 사람 살리는 것, 쓰러져가는 건물을 다시 고쳐서 쓸 수 있게 하는 것, 타락한 사람이 갱생하여 올바른 길을 찾는 것 등등 정말 다양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영어로는 어떻게 표현할까. 검색어 조사를 해 보니 Recycling, Reclamation, Regeneration, Reproduction 등 수 없이 많다. 그러나, 공통적인 것은 단어 앞에 ‘Re’라는 접두사가 붙어 있다는 것이다.

나는 도시를 순환계로 바라보는 생태학자로서 ‘재생’의 의미를 ‘Restoration’과 ‘Renovation’의 두 축으로 본다. Restoration은 복원이라는 용어로 우리나라에 보급이 되었고, Renovation은 개조(혹은 보수, 혁신)로 흔히 쓰이고 있다. 사실 두 단어는 비슷한 부분도 있기는 한데, 생태학에서 좀 더 활용하는 용어는 Restoration이다. 일본에서 복원(復元)이라는 한자로 쓰기 시작했고, 우리나라에서도 그렇게 번역되어 사용되고 있다. 복원은 이전에 있었던 상태로 되돌린다는 것인데, 실제 그렇게 되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구조적으로 복원은 하더라도 기능이 이전 상태대로 되돌릴 수 있음은 장담할 수 없다. Renovation은 구조적인 것은 변형시켜서라도 기능적인 부분을 이전으로 회복시키는 과정이다.

생태학자의 입장에서, 도시재생은 막힌 도심의 구조적 생태계를 변형시키고, 복원하여 주고, 그 과정에 필요한 공간을 변형시킴으로서 전체적으로 도시생태계의 원활한 선순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복원과 개조의 두 가지 관점을 함께 고려하면서 진행한다면, 도시재생을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도시재생은 문화와 관광 등 콘텐츠를 도입하여 수익 창출형 도시로 만드는 것일 수도 있고, 또한 생태적 네트워크나 기능을 도입하여 도심의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있다. 아니면, 도심공원 조성이나 건축 등 토목사업으로 가는 것도 도시재생의 길이기 때문에 한 도시의 재생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대상도시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한 다음에 결정할 사항이다.

도시는 사람이 거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프라가 구축된 인공시스템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생태계의 용어를 쓸 수 있는 것은 인프라 구조가 인체나 생물체의 기능과 유사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떤 학자들은 도시를 구성하는 도로, 지하철과 송전선 등을 혈관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인간과 같은 생물체들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하여 산소가 필수적이다. 또한 산소를 생체 전체에 공급하는 매개체 역할이 혈액이고, 혈관은 혈액의 도로이다. 물리화학적 구조는 확연히 다르지만, 도시도 생체적 기능과 비슷한 기능을 갖추고 있음이다. 따라서 어떤 관점에서 도시를 바라보는가는 도시를 평가함에 있어서 달라질 수 있다. 작은 동네나 마을, 한 귀퉁이의 건물에 초점을 두는 시야에서부터, 거미줄처럼 얽힌 도시 전체의 생체적 맥락을 공간적으로 바라보는 시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또한 문화와 관광자원으로서 도시를 바라보는 관점도 있을 수 있고, 생업공간으로만 바라보는 시점도 있을 것이다. 생태학 연구자들은 생물과 그들이 서식하는 공간의 구조와 기능을 복합적으로 함께 본다. 그런 관점에서 도시생태계를 바라본다면, 문화와 관광, 그리고 생업공간까지 생태계내의 공간요소로 파악하게 되며, 도시 안에는 인간들의 생활과 그 생활을 위한 제반 시스템도 포함된다(예. 도로나 교통, 상업지역, 녹지대 등). 즉, 도시를 바라보는 관점도 매우 거시적이며, 공간적이고, 네트워크적으로 바라본다.

도시재생을 위한 롤모델은 전 세계에 많고, 벤치마킹할 곳도 많겠지만, 모델은 모델일 뿐이다. 사실 현지에 적합한 재생사업 교과서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사업을 할 수는 없을 것이고, 기존의 다양한 모델을 도입하여 대상지에 대한 다양한 평가와 분석을 도출한 후에 적합한 세부사업을 일부 적용하여 시범적으로 시행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경관생태기법을 이용하여 대상지의 입지공간을 분석하고, 그 위에 문화, 산업, 인프라, 녹지 등 입체적인 분석을 한 후, 적합지 선정을 한다면, 재생사업의 성공도는 더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주요 도시나 일본에서는 도시의 생태적 기능과 특성을 공간적으로 파악하여 도시계획과 재생사업에 활용하고자 비오톱맵(Biotop map)을 제작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시를 비롯하여, 성남시, 용인시, 광주시 등 개발이 활발한 지역에서 녹지대를 보호하거나 문화공간을 복원하기 위하여 비오톱맵을 제작하여 사용하고 있다. 목포시도 해양도시, 문화도시로서의 발전하기 위하여 도시의 기능과 활력도를 제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앞서 제시한 비오톱맵과 같은 상시적인 공간DB자료를 확보해 놓고 사업을 도입하는 것이 도시생태계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행정과 시민의 이해를 돕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홍선기 교수(목포대 도시문화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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