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에 봄 참조기 씨가 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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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에 봄 참조기 씨가 말랐다
  • 이효빈
  • 승인 2017.05.0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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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대표 수산물 참조기, 갈치 ‘귀족생선’으로 변해
▲ 참조기가 사라진 목포수협 새벽 위판장.

[목포시민신문=이효빈기자]최근 우리나라 조기 어획량이 줄어드면서 목포가 치명타를 맞고 있다. 참조기 경매로 북적여야 할 목포수협 위판장은 텅 비어있어 씨가 마른 명태처럼 참조기도 사라져버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더욱 심각한건 조기뿐 아니라 대중성 어종인 갈치, 쥐치 또한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지역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또한 ‘서민생선’이 ‘귀족생선’으로 변모되면서 지역밥상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생선들이 점점 없어져 밥상의 풍요로움이 사라질 위기이다.

올해 1월 10일 해양수산부 어업정책과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참조기의 경우 어획량 감소의 대표적 이유가 어군이 월동장으로 남하 회유하면서 서해 남부에서 제주도 주변해역으로 분산됐다. 조기를 잡은 안강망과 자망어업의 조업활동이 어려워져 어획량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제주 주변해역을 중심으로 강한 수온전선이 형성됨에 따라 과거 지역 인근에서 잡혔던 해산물들이 이젠 잡히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해 중·남부, 제주 서남부 해역까지 전년에 비해 약 1℃의 수온이 감소했다.

이에 따뜻한 제주도 주변해역으로 어종들이 내려가면서 지역에서 잡히던 어종들이 제주도 해역에서 대량 잡히고 있다.

▲ 최근 갈치어장이 형성돼 목포수협엔 갈치어판만 되고 있다.

목포를 대표하는 수산물 중 하나인 갈치의 남획문제도 심각하다. 갈치 어획량 감소의 가장 큰 이유가 어린고기를 잡기 때문이다. 상반기에 어린고기(미성어)를 과도하게 잡아 자원량이 감소하였고, 조업 가능한 어장도 축소되어 어획이 부진했던 것으로 해양수산부는 분석했다. 갈치 미성어는 연승어선 어획량 중 54%, 저인망어선 어획량 중 74%가 미성어로 밝혀져 남획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2016년 11월말 기준, 연근해어업 누계생산량은 801천톤으로 전년동기(917톤) 대비 12.7%감소하였으며, 11월 중 생산량은 117톤으로 2.1% 증가했다.

참조기(4,112톤), 갈치(3,798톤), 멸치(9,933톤)은 어획량이 2015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46.5%, 43.0%, 29.5%씩 감소하였다. 조기는 2015년 11월에 2,201톤이 잡혔지만 2016년 11월은 918톤밖에 잡히지 않아 58%가 감소했다. 자망 어업량의 경우는 2015년 11월 3,309톤이 잡혔지만 2016년 11월 2,543톤의 조기밖에 잡히지 않아 23%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5년 평균 생산량이 31,059톤으로 알려져 2016년 생산량(4,112톤)과는 10배가량 차이가나 지역 수산업계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갈치의 경우 최근 5년 평균량이 5,431톤으로 2016년 4,122톤의 생산량을 기록해 2015년 5,390톤과 비교, 전년대비 증감률이 -29.5%로 밝혀졌다. 대형 쌍끌이어업의 어획량이 15년 11월 기준 1,327톤을 기록했으나 16년 11월 기준 522톤의 어획량을 기록해 61%가 감소해 참조기의 어획량 문제와 쌍벽을 이루고 있는 상태이다. 

멸치는 산란기인 작년 4월에서 8월 사이 고수온 현상이 발생하여 초기 자원량이 감소함에 따라 멸치조업을 주로 하는 기선권현망어업의 조업이 부진하여 어획량이 감소된 것으로 분석됐다. 2015년 11월 2,201톤의 생산량이 2016년 11월에는 918톤에 불과해 무려 58%나 감소했다. 5년 평균량 역시 24,243 톤으로 어획과 생산부진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전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주요 수산물 소매가격은 참조기와 갈치(냉동), 멸치는 생산량의 감소에 따라 전년 대비 소매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라남도 수산자원과 어선어업계 신영호 계장은 “참조기가 산란을 위해 영광쪽을 지나가서 올라갈 때 잡고 내려갈 때 잡는데 지금은 전남쪽에서 참조기가 잡히지 않는다. 월동장때는 더 내려가곤 한다”며 "지역인근에서 조기가 잡히지 않는 이유 중 대표적인 것이 월동장이다. 또한 EEZ(배타적경제수역)가 서해인 경우는 중국과 상당부분 중첩해있다. 중국어선이 많은 양의 어획을 하기 때문에 이 영향도 무시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서해중부와 남부 및 제주 근해에서 형성됐던 어장이 이젠 제주근해로 중심어장형성이 되버렸다“며 ”방류 등 대책마련 강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라남도는 자원량 확보를 위해 방류를 실시했지만 방류된 종자의 재포획률은 15.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라남도와 목포시를 비롯한 지자체 또한 여러 대책을 발표하며 방류와 포획금지 체장(몸길이)을 규정하는 등 실행에 옮기고 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갈치의 포획금지 체장(몸길이)인 경우 규정이 너무 느슨해 어린 물고기 보호에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2014년부터 사라진 명태 복원 등 '사라진 어종 살리기 사업'을 벌이고 있다.

어린 물고기 남획을 막고 보호해 자원을 회복하는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강력하게 추진할 의지를 보인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어민들의 자율관리 또한 일부의 도덕 해이 등으로 인해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없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국민이 어린 물고기를 사지 않는 현명한 소비를 통해 바닷속 자원 회복에 동참하는 게 절실하다.

바다에서 물고기가 사라지면 어업과 관련 산업이 존재할 수 없다. 목포처럼 어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항구도시는 지역경제에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어획량이 줄면서 출어 경비도 못 건지자 조업을 포기하는 어선들도 속출하고 있다.

목포에서 조기잡이 어선을 운항하는 B씨(48)는 "조기를 잡아들여 버는 돈보다 배를 운행하는 데 들어가는 기름값이 더 들어간다"며 "나뿐만 아니라 이 일대 조기잡이 어민 대부분은 사실상 조업을 포기한 상황"이라고 심각함을 전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올해부터 어린 참조기 어획을 금지하고, 중국어선 불법조업 통제를 강화할 방침이라며 올해 3만3000톤, 2018년 3만2000톤, 2019년 3만톤, 2020년 2만9000톤 등 매년 연 2%씩 참조기 어획량을 줄여 자원 회복에 힘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효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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