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탁 도의원 도정질문 영산강 죽산보 개방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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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탁 도의원 도정질문 영산강 죽산보 개방 주장
  • 류용철
  • 승인 2017.05.3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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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 발생일 3년간 19일, 52일, 99일로 증가…"보 설치 물흐름 정체"
▲ 영산강 녹조 모습.

[목포시민신문=유용철기자]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살리기에 대한 정책감사를 지시한 가운데 영산강 녹조발생 일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전남도, 전남도의회가 영산강 살리기 사업 추진과 준비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냈다.

전남도의회 김탁 의원은 23일 임시회 도정질문에서 "정부가 정책감사를 통해 내년까지 처리방안을 확정할 계획이지만 정부에만 맡기지 말고 해수 유통, 보 철거, 수문개방 등 영향을 분석해 종합적인 영산강 관리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영산강 수계 녹조 발생일은 2014년 3회에 걸쳐 19일, 2015년 4회·52일, 지난해 4회·99일로 발생 기간이 길어졌다.

녹조 발생 수질지표인 클로로필a 농도도 증가해 승촌보, 죽산보 구간의 고농도 녹조 발생이 빈번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수온이 25도 이상 되는 7~8월이면 녹조가 본격화되는데, 수온이 18도인 이맘때부터 녹조 조짐을 보인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 달 1일부터 전국 4대강의 6개 보에 대한 상시 개방을 지시하면서 죽산보 개방을 둘러싼 실효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죽산보는 ‘4대강 살리기 사업’과 함께 ‘영산강 살리기 사업’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2009년 말 시작됐다. 2012년까지 승촌보와 함께 건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 사업에는 2조8000억원 안팎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곳은 물을 담는 ‘그릇’ 형태로 영산강을 만들기 위해 2454만㎥의 퇴적토를 준설했다. 또 주변에는 생태공간 70여 곳을 조성하고 자전거길을 만들었다. 당시 정부는 이 사업에 대해 ‘영산강의 원래 모습을 되살리고, 새로이 수변생태공간을 조성하는 국토 재창조 사업’이라고 홍보했다. 생태계를 개선하고 홍수와 가뭄을 예방할 수 있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영산강의 2개 보인 죽산보와 승촌보에서는 해마다 녹조 현상이 반복되는 등 생태계 파괴 논란이 일었다. 환경단체는 “인위적으로 강바닥을 긁어낸 데다 사업이 무리하게 단기간에 추진돼 오히려 생태계가 훼손됐다”는 주장을 했다. 죽산보 인근에서는 잊을만 하면 물고기 집단 폐사도 발생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말 환경 훼손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발표했다. 대한하천학회와 함께 영산강 2개 보의 상류 지점에서 퇴적토·수질·용존산소를 분석한 결과 4대강 사업 이후 상태가 나빠졌다.

죽산보 구간에서는 7년 만에 카드뮴이 0.063㎎/㎏에서 0.33㎎/㎏으로 5.2배 증가했다. 납도 1.0㎎/㎏에서 30.6㎎/㎏으로 29.6배 늘었다. 이 단체는 당시 분석 결과를 토대로 보 수문 개방과 영산강 복원을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보를 개방하더라도 환경 개선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에 따라 효과에 차이는 있겠지만 영산강의 녹조 현상은 기온 상승에서 비롯된 만큼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민들도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죽산보 인근 주민 박모(77·여)씨는 “죽산보가 생겨난 뒤 매년 여름이면 악취가 심해지고 벌레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반면 주민 최용기(58)씨는 “죽산보를 개방한다고 해서 녹조 현상이 없어지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보 관리를 맡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보의 긍정적인 효과까지 사라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농업용수 확보 및 홍수 조절 능력이 대표적이다. 보의 길이가 184m인 죽산보는 2500만㎥의 담수를 저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전문가들은 죽산보 상시 개방을 넘어 영산강이 원래 모습을 되찾아야 생태계가 회복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보 철거 계획과 함께 보에 맞춰 들어선 농업용수 취수장치 등을 재공사 하기 위한 계획도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조선대 이성기(환경공학과) 교수는 “보 상시 개방만으로는 영산강의 녹조 현상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며 “점진적으로 보 철거를 하는 재자연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용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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