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포럼 주관 '목포시 도시재생 어디가지 왔나' 시민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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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포럼 주관 '목포시 도시재생 어디가지 왔나' 시민토론회
  • 최지우
  • 승인 2017.07.0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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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원동 사례 통해 선창 도심재생까지 확대 추진 필요
 

[목포시민신문=최지우기자]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연간 10조원, 5년 임기 동안 50조원을 도시재생사업에 투입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였다. 그간 도시재생에 투입된 국가 예산이 총 1,500억 원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가히 파격적인 규모라 할 만하다. 이는 도시정책의 패러다임을 ‘재개발’에서 ‘재생’으로 전환할 것을 선언한 것이다.
  
목포포럼과 목포시 도시재생지원센터는 2017년 6월 28일 트윈스타 4층 대회의실에서 목포시 도시재생을 점검하는 시민토론회를 공동 개최하였다. 150여명의 시민들이 운집하여 예정 시간을 한 시간 이상 훌쩍 넘길 정도로 토론장 분위기가 뜨거웠다. 이 자리에서 그간 도시재생사업의 성과와 문제점을 점검하고 앞으로 나갈 방향을 타진하였다.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과거에 대한 점검이 필수적이다. 이에 여기에서 <목포시 도시재생 어디까지 왔나>라는 주제로 발표한 강봉룡 교수의 발표문을 요약 게재하기로 한다.
 

진단과 처방-도시재생에는 정답이 없다

도시재생은 ‘죽어가는 도시를 다시 살리기’이다. 도시마다 쇠퇴의 원인이 다르고 문화적 지리적 체질도 다르므로, 다시 살리기를 위한 진단과 처방도 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 각 도시에 맞는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내려져야 다시 살리기도 가능하다. 그래서 흔히 도시재쟁에는 정답이 없다고 한다.

목포 도시재생 대상지역인 목원동은 어떠한가? 먼저 목포의 관문인 목포역과 목포의 자연 랜드마크인 유달산 사이에 위치한다. 소촌락 목포가 처음 자리 잡은 원터였고, 1897년 개항과 함께 조선인들이 모여들어 자연발생적인 도심을 형성한 곳이기도 하다. 이후 목포 민족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산실이며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기능했으며, 금융 및 상권과 주거지가 어우러진 목포의 핵심 중심지였다. 한마디로 근대도시 목포의 뿌리이며 심장이었다.

그러던 목원동이 2000년대 들어 급격한 쇠퇴의 국면에 접어들었다. 하당 신도심에 이어 남악 신도심까지 조성되면서 주민 이탈이 가속화되었고, 상권도 퇴락을 면치 못했다. 원래 8개의 동으로 구성되었던 것이 2006년에 1개의 동으로 통폐합되면서 ‘목포의 원도심’이라는 의미의 ‘목원동’이라는 이름이 새로 지어졌다.

목원동에 도시 재생의 희망이 찾아온 것은 2014년 4월 28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국 13개의 ‘도시재생 선도지역’ 중 한 곳으로 목원동이 선정되면서부터였다. 그러나 초창기에는 시행착오의 아픔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목포 도시재생사업이 본격 가동된 것은 2015년 9월부터였다. 그때부터 목원동의 쇠퇴에 대한 진단이 내려졌고, 재생을 위한 다양한 처방(사업)이 본격 추진되었다.

‘옥단이 길’ 관광루트 조성

‘옥단이 길’이란 개항기에 허드렛일과 물장수로 목포 원도심의 골목길을 누비던 실존 여인 옥단이를 모델로 하여 근대도시 목포 골목길의 애환을 형성화하여 명명한 것이다. 옥단이는 목포 출신의 저명한 극작가 차범석 선생의 희극 『옥단어』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목포 ‘옥단이 길’은 만인계 길, 목마르뜨 길, 김우진 길, 구름다리 길 등 4개의 골목길을 중심으로 하되, 여타의 골목길을 실핏줄처럼 연계하여 구상하였다.

첫째, 만인계 길. 만인계란 개항기에 수많은 조선인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도시발전의 기금을 형성하기 위해 실행했던 일종의 복권계에 해당한다. 만인계 길은 만인계터를 중심으로 주택가와 상가를 가로로 양분하는 목원동의 중심 길이다. 만인계터에는 만인계 예술주차장, 만인계 웰컴센터, 만인계 광장, 그리고 만인상 등의 상징조형물을 조성하고, 이곳에서 만인상의 토우를 제작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이밖에 연계 골목길에는 남농 허건의 화실, 노라노 미술관, 90년 전통의 신미화 이용원, 안저자 거리 등을 연계한 테마존을 조성하거나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둘째, 목마르뜨 길. 유달산 노적봉광장을 목포의 몽마르뜨(약칭 ‘목마르뜨’)라 명명하고, 대동약국에서 정광정혜원을 거쳐 목마르뜨에 이르는 길을 ‘목마르뜨 길’이라 명명한다. ‘목마르뜨 길’의 초입부에 위치한 정광정혜원은 1917년 일본 승려 도현이 창건한 일본식 사찰로서 1950년대에 일본불교를 청산하는 불교정화운동을 추진할 때 목포권 중심 사찰이었다. 뿐만 아니라 시인 고은과 법정 스님이 젊은 시절 인연을 맺은 특별한 사연을 간직한 절이기도 하다. 이에 정광정혜원을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여 목마르뜨 길의 핵심 문화공간으로 보존 활용하면서, 이를 중심으로 고은과 법정의 조형물, 비움과 나눔 센터, 예술인 벽화 등을 조성한다.

셋째, 김우진 길. 목포 불종대가 있던 화신약국에서 반딧불 작은 도서관과 북교동성당을 거쳐 유달산 조각공원에 이르는 길이다. 북교동성당은 원래 극작가 김우진의 집(‘성취원’)이었으나 기증하여 성당이 된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반딧불 작은 도서관을 ‘김우진도서관’으로 명명하고 김우진의 작품세계, 김우진과 윤심덕의 스토리 등을 느낄 수 있는 명소의 길로 꾸민다.

넷째, 구름다리 길이다. 목원동 중심부에서 유달예술타운과 유달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찻길이다. 유달산 달성사로도 통한다. 만인계 길과 교차하는 곳에 굴다리가 위치하고 있어, 구름다리 길이라 명명했다. 연변의 작은 골목길에는 목포청년회관, 희성유치원터, 무안감리서터, 북교동교회, 콩나물 골목, 무안경무서터, 차범석 생가, 김진섭 생가, 이매방 권번, DJ신혼집 등 근현대 명소들이 즐비하다. 구름다리 조형 벽화와 차범석 및 이매방 등을 형성화한 벽화, 그리고 상괭이 포리의 만화테마거리 등을 조성한다.

유휴 시설공간의 정비 및 활용

첫째, 시 소유의 목원동 상가 중심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목원동 어울림회관’으로 조성한다. 지하 1층은 라이브카페, 지상 1층은 음악다방과 공동화장실, 2층은 목원 역사문화관, 3층은 도시재생지원센터와 주민 동아리 활동공간, 4층은 다목적 문화공간으로, 그리고 유달산 경관이 일품인 옥상층은 개방형 시민휴식공간으로 활용한다. 특히 1층 음악다방은 지역방송과 연계하여 오픈스튜디오로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둘째, 만인계 예술주차장 인근에 위치한 2채의 공폐가를 인수하여 2층의 ‘만인계 웰컴센터’를 신축한다. 1층은 목원동 홍보공간 및 특화식당으로, 2층은 전시 및 강연 등의 다목적 문화공간으로 활용한다.
셋째, 오거리문화센터를 리모델링하여 목포의 상설 공연장으로 조성한다. 오거리문화센터가 감당해왔던 다목적 문화공간의 기능은 목원동 어울림회관과 만인계 웰컴센터로 분산한다.

넷째, 그밖에, 현 남교소극장의 이름을 원래 이름인 ‘목포청년회관’으로 복구하고 청년커뮤니티의 장으로 활용한다. 그리고 조례 개정, 위탁 관리 등을 통해 활용도가 미미한 유달예술타운 공연장과 노적봉예술공원 미술관의 활용도를 획기적으로 높임으로써 목원동 도시재생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한다.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가동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란 관광루트나 시설 공간 등의 하드웨어에 활기를 불어넣는 윤활유에 해당한다.

먼저 옥단이 길 투어 프로그램이다. 목포시는 새로운 규정(목포시 훈령 제794호)을 제정하여 골목길 해설사 17명을 양성 위촉하였다. 이들은 주중 상시 활동을 전개하면서, 매달 초에 정기회의를 개최하여 투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마지막 주 토요일에는 옥단이 길 정기투어를 진행한다.

다음에 상설공연 및 거리의 화가 프로그램이다. 오거리문화센터를 상설 공연장으로 리모델링하여 실내 상설공연을 운영하고, 목마르뜨 언덕에서는 야외 상설공연과 거리의 화가 활동 등을 진행하여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예향 목포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이를 위해 목포의 공연단체는 물론 다양한 예술단체의 협조를 구하고 있다.

주민 활동가의 양성과 역량 강화

도시재생을 위해서 주민 활동가의 자활 의지와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도시재생대학을 5회, 마을학교를 5회, 그리고 서포터즈 교육프로그램을 1회 실시하였다. 도시재생대학은 불특정 다수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주민 역량 강화 사업이고, 마을학교는 다양한 사업 추진을 위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서포터즈 교육 프로그램은 도시재생을 위한 동아리 활동에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특화 프로그램이다.

이밖에 주민들의 관심을 확대하고 아이디어를 취합하여 도시재생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제안 및 공모사업을 상시 운영함으로써 상당한 성과를 낳기도 하였다.

기타 사업들의 동시다발적 추진

그밖에 숙소와 먹거리 명소를 확충하는 것은 물론, 문화예술 및 청춘 창업, 생활인프라 개선사업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였다.

첫째, 원도심의 관광객 숙박 시설을 확충하기 위하여 게스트하우스를 마을기업으로 조성한다. 2016년 1차 7개소를 조성하였고, 2017년 2차 6개소를 조성할 예정이다. 현재 4개의 마을기업 게스트하우스(더오래뜰, 하얀풍차, 수다방, 달빛언덕)가 오픈하여 성업 중이다.

둘째, 중앙식료시장을 목원동의 먹거리 특화시장으로 육성한다. 2015년 이후 매년 먹통축제(‘먹거리로 통하다’)를 개최하여 다양한 먹거리를 발굴하고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이와 함께 ‘1914 남행열차 포차’를 운영하여 6개월 간 6만 여명의 방문객을 기록하는 큰 성황을 누림으로써 불꺼진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포차는 여러 민원이 제기되어 잠정 휴업 중이다. 중앙식료시장은 차후 ‘목포먹통시장’으로 개명하고 리모델링 등을 지원하여 원도심을 대표하는 먹거리 명소시장으로 부각시킬 예정이다. 또한 남행열차 포차는 목포의 명물로 발전할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재기를 위해 다양한 의견을 조율 중이다.

셋째, 문화예술인과 청춘들의 창업을 지원한다. 2017년 6월 창업희망자를 모집한 결과 341명이 응모하는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중 70여명을 1차 선정하고, 2개월의 창업교육 프로그램을 거쳐 50명을 최종 선정하여, 창업 컨설팅을 통해 개업을 유도하고 철저한 사후관리를 통해 안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넷째, 주택가 생활인프라 개선을 통해 안전하고 쾌적하며 정감있는 마을을 조성한다. 주택개량 지원, 경관관리, 주민안전시설 설치, 쓰레기 공동수거장 조성, 보행환경 개선, 공터활용 쉼터조성, 주차장 조성, 소로 및 소공원 조성 등의 사업들을 차질없이 진행해 왔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올해로써 목포시 도시재생 선도지역 사업은 종료된다. 그러나 그것은 도시재생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목원동 도시재생사업의 성과를 더욱 세밀하게 가꾸어 가는 한편, 선창권 등으로 확대해갈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무엇보다 목포시는 그간의 시행착오를 교훈 삼아 갈등을 해소하고 한 마음으로 다져서 재생의 시대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 이를 위해 도시재생지원센터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 행정과 주민의 가교역할을 수행하면서 비전을 제시하고 주민들과 함께 실천해 나가는 구심체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라도 도시재생지원센터의 위상 정립(예를 들어 법인화)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시민들이 도시재생의 추진과정을 공유하는 시민토론회의 정례화도 필요하다. 
최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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