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문준용 제보 조작'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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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문준용 제보 조작' 파문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7.07.1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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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 혼자 조작·이준서 부실검증 미필적고의?…윗선수사 기로
▲ 국민의당은 이준서 최고위원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발부와 관련해 항의의 표시로 중앙당사에 걸려있는 '협치'의 프랑카드를 철거하고 있다.

[목포시민신문=편집국]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에 대한 '취업특혜 의혹 제보조작' 사건 수사가 갈림길에 섰다.

국민의 당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 대한 영장 발부 여부는 부실 검증 경위를 밝혀내려는 검찰의 수사 '2라운드' 성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서울남부지검 공안부(강정석 부장검사)는 9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이 전 최고위원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실질심사는 11일 진행된다.

검찰은 당초 이 전 최고위원이 이유미(구속)씨에게 조작을 지시하는 공모를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력을 집중했지만, 아직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물증이나 진술이 필요하다는 판단인 것으로 전해졌다.

즉, 제보조작은 이유미씨가 혼자서 실행한 단독범행이라고 잠정 결론짓고, 이 전 최고위원은 조작 가능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검증을 소홀히 한 '미필적 고의'라는 것이 검찰의 현재 입장이다.

이씨는 5월 5일 국민의당이 해당 제보를 폭로한 뒤 휴대전화 메신저로 이 전 최고위원에게 불안감을 토로하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냈다.

6일에는 "저는 제가 책임질 수 없는 부분에 대해 위원님께 확신을 가지고 말씀을 못드리겠고", "제발 더이상 일 커지지 않길 바랍니다. 자료 달라고 하셨을 때 못한다고 할걸…하고 후회되고 마음이 힘드네요"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8일에는 "사실대로 모든 걸 말하면 국민의당은 망하는 거라고 하셔서 아무 말도 못하겠어요", "지금이라도 밝히고 사과드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 백번도 넘게 생각하는데 안된다 하시니 미치겠어요"라고 보냈다.

검찰은 8일 이씨가 이 전 위원과의 통화에서 '무섭다. 그만두고 싶다'는 취지로 심정을 토로하는 녹취 내용도 이씨 휴대전화를 압수해 확보했다.

이 전 최고위원이 자료 제공을 독촉하며 이씨를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 메시지와 통화 녹취만으로 이 전 최고위원이 조작을 '지시'하는 등 두 사람의 공모를 명확히 입증하기에는 현재로선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그럼에도 이 전 최고위원이 해당 제보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검증을 소홀히 한 점이 '미필적 고의'에 해당한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그가 단순히 제보를 국민의당 측에 넘긴 '전달자'에만 그친 게 아니라, 제보 자료를 달라고 이씨를 종용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한 만큼 제보가 허위인지를 제대로 검증해야 할 책임이 있었다는 것이다.

판례상 허위사실 공표가 성립하려면 그 내용이 허위라는 인식이 필요하지만 어떤 소문을 듣고 그 진실성에 강한 의문이 드는데도 공표한 경우에는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 '이런 의혹·소문이 있다'라고 발표한 경우에도 알고 보니 그 내용이 허위였다면 의혹·소문이 있다는 사실 자체는 진실이라고 해도 허위사실 공표의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취지다.

따라서 검찰은 이 전 최고위원이 이유미씨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그 내용에 대해 어떻게 판단했는지를 조사했으며 의혹 내용이 사실인지, 개연성이 있는지 등에 의문을 품고 있었으면서도 발표를 밀어붙인 게 아닌지 의심되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당시 이씨가 조작한 제보가 공개되자 대선 날까지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 사이에 지속적인 진실 공방이 오갔고, 이때 국민의당 측은 해당 제보가 진실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여러 차례 공표했다.

검찰은 이 전 최고위원이 조작 가능성을 5일 폭로 뒤 인지했더라도 적어도 그 이후 이뤄진 조작된 제보를 바탕으로 한 국민의당의 관련 발표에 대해서는 형사 책임이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혐의가 인정되며 사안이 중하다"고 청구 이유를 밝혔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결국 이유미씨가 보고한 내용에 관한 이 전 최고위원의 인식 상태와 발표 전 판단 과정 등에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만한 정황이 있느냐가 구속 여부를 판가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두 사람의 공모 관계가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보 조작'에 대한 '검증 부실'의 법적 책임을 어디까지 물을 수 있는지, 이 전 최고위원에게 그 책임을 지울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주범 이씨와 국민의당 사이 '연결고리'이자 조작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당 '윗선'의 끝단이다.

그가 구속된다면 대선 당시 공명선거추진단 김성호 수석부단장과 김인원 부단장, 나아가 단장이었던 이용주 의원에 대한 '부실 검증' 수사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윗선'의 존재나 의혹 발표 과정의 전모를 규명하기 위해 이 전 최고위원 등의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 전 최고위원 측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상태다.

이미 이 의원의 보좌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검증 과정에 대해 캐물은 검찰은 이 의원을 소환해 조사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이 불구속으로 기운다면 향후 수사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이 경우 검찰이 관련자 중 이씨의 신병만 확보한 상태에서 추가 수사와 재판이 이뤄지게 될 가능성도 있다.

법원이 이 전 최고위원 측의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구속 수사는 필요하지 않다고 판정할지, 관련 의혹에 대한 추가 수사와 실체 규명이 필요하다는 검찰 주장을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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