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양계농가 소비자 급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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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양계농가 소비자 급습
  • 류정식
  • 승인 2017.08.2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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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유해성 우왕좌왕 검증 소비자 식탁 안전 외면 비난

[목포시민신문=류정식기자]유럽 전 지역에 확산된 ‘살충제 계란’ 파동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파장이 심각하다. 네덜란드와 벨기에에서 유통된 계란에서 '피프로닐'이라는 맹독성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유럽 여러 나라에서 대규모 회수 조치가 진행됐다.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수백만개의 계란이 회수되었으며 180여곳의 네덜란드 양계장이 문을 닫은 가하며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피프로닐은 식품용 작물에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 성분이다. 닭과 계란, 혈액검사에서 벼룩이나 이를 잡을 때 쓰인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 독성물질을 다량 섭취할 경우 신장이나, 간, 갑상선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다고 한다.

영국BBC 방송에 따르면 벨기에 식품안전 당국 대변인 카트리앙 스트라지는 "네덜란드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이 피프로닐에 오염됐을 가능성을 6월초에 인지했다"며 "우리는 즉시 조사를 시작했으며, 검찰 측에도 알렸다"고 말했다고 기자들에게 발표했다. 유럽의 다른 국가들에게 알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단일 사안으로 판단했으며, 7월말까지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유럽에 이어 국내에서도 ‘살충제 계란’ 파문이 확산되면서 계란은 물론 계란이 들어간 빵이나 과자, 닭
고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7일부터 일부 산란계 농장을 표본으로 잔류농약 검사를 실시했다. 이에 경기도 남양주시와 광주시의 농가에서 생산된 계란에서 국내 처음으로 살충제 성분(kg 당 0,0363mg)이 검출되었다. 정부는 진드기 등이 극성을 부리는 여름철에 피프로닐 등이 들어있는 살충제를 사용했을 것으로 보고 애초 산란계 3천마리 이상 키우는 농장에서만 출하 중지를 했다가 모든 산란계 농장(1456곳)에서 생산되는 계란 출하를 전면 중단시키고 전수조사에 나섰다. 정부는 ‘살충제 계란’이 검출된 남양주시의 농가가 중간유통상 5곳에 납품해 온 것으로 조사됨에 따라 이 계란이 시중 대형마트와 소매점에 얼마나 유통됐는지 파악하고 있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는 살충제 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농장에 대해서만 검사 증명서를 발급하고 계란 출하를 허용할 계획이다. 부적합 판정이 내려진 농가에 대해서는 출하를 금지하고 6개월간 2주 간격으로 검사를 받고 해당 농장주를 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다.

산란계논가들은 “AI 사태가 끝난지 얼마 되지도 않아 또다시 살충제 계란 파문이 터져 걱정이다”며 “소비자의 불안심리가 더해져 소비위축으로 생산농가들이 큰 타격을 입을것이 자명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출하 중지로 처리할 길이 막힌 계란을 보관할 수조차 없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의 빠른 대처를 요구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12월 작성한 ‘2017년 생산단계 축산물 안전성 검사 계획’을 보면 검사 대상 물질을 51종에서 올해부터 70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추가되는 19종 검사물질에는 이소펜포스·다이아지논·디크로보스 등과 함께 피프로닐이 포함됐다. 따라서 정부는 지난해까지 피프로닐을 안전성 검사 대상 물질로 규정하지 않아 피프로닐 사용을 사실상 방치해왔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번사태로 3000마리 이상 사육하는 대형 산란계 농가 1060곳 중 780(73%)이 생산하는 친환경 계란에 대한 불신이 커져 국민 건강과 함께 행복한 밥상문화 정착은 미온적일 것으로 보인다.
류정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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