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폐암' 황경자씨 식당일 하며 평생 모은 1억원 장학금 기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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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폐암' 황경자씨 식당일 하며 평생 모은 1억원 장학금 기탁
  • 류정식
  • 승인 2017.08.3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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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고 인제 안 아프요”

[목포시민신문=류정식기자]"기분이 좋고 아픈 가슴도 인제 안 아프네요."

60대 말기 암 환자가 식당에서 일하며 모은 억대의 돈을 소방공무원 자녀들에게 써달라며 장학금을 기탁해 주위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순천에 거주하는 황경자(69·여)씨. 

건강검진 과정에서 지난 5월 폐암 4기 판정을 받은 황씨는 최근 자신이 평생 모은 돈을 장학금으로 기탁하기로 결정했다.

19살 때 상경해 30여 년을 식당에서 일한 황씨는 지난 2000년 자신이 살던 서울집이 재개발되면서 집을 비워달라고 해 고향인 순천으로 내려왔다.

순천에서 3000만원 짜리 15평 아파트에 살아온 그는 이미 여러 군데 망가진 몸상태로 홀로 치료를 받아오다가 올해 말기 암 판정을 받았다.

"더 이상 손을 쓸수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실망이 클 것으로 보였지만, 오히려 자신이 모은 돈을 장학금으로 기탁하겠다는 '사랑의 결단'을 내렸다.

그는 평소 언론보도 등을 통해 소방공무원이 국민의 안전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고 그들의 근무의욕을 북돋아주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다는 생각에 순천소방서에 이같은 뜻을 전달, 25일 장학금 기탁이 이뤄지게 됐다.

황씨는 아픈 몸에도 지난 2011년부터 ‘지금은 라디오시대’를 통해 매주 1만 원씩을 꾸준히 기부하는 등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정을 베풀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황씨는 “힘들게 모은 1억 원을 뜻 깊게 사용한 것 같아 뿌듯하다”며 “평소 뉴스를 통해 소방공무원이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국민을 위해 수고하는 모습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아 기부를 결정했다”고 말했
다.

장학금을 전달받은 전남도지사 권한대행 김갑섭 행정부지사는 “소방공무원들의 노고에 관심을 갖고 아름다운 기부를 실천한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이런 좋은 일들이 세상에 많이 알려져 나눔문화가 확산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남인재육성재단은 황씨가 기부한 1억 원을 장학기금으로 적립해 매년 발생하는 이자를 ‘황경자 장
학금’이라는 이름으로 순천소방서 소방공무원 자녀들에게 지급할 계획이다.
류정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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