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들에게 고(告)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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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들에게 고(告)함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8.02.2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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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준(동신대학교 교수)

바야흐로 졸업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으로부터 대학 졸업식까지 나름의 의미를 가진 졸업식들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살아오면서 수많은 졸업식을 치루고 또 보아왔습니다. 기쁘고 감동적이었던 졸업식도 있었고, 슬펐던 졸업식도 있었습니다. 흐뭇했던 졸업식이 있었던 반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던 졸업식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졸업식의 풍경도 많이 바뀌었고, 졸업하는 졸업생들의 마음도 변화가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때 졸업식은 모두에게 큰 행사였고, 감사와 축하가 넘치는 자리였던 때가 있었습니다. 헤어짐이 아쉬워 눈물을 흘리는 졸업생들과 선생님들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졸업을 하는 당사자들의 졸업을 맞는 마음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졸업을 인생의 한 단계를 무사히 잘 마쳤다는 감사와 감동보다는 마지못해 치루어야 하는 그저 지나가는 하나의  과정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큽니다.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더 큰 짐이 가슴을 짖누르고 있어서일까요? 아니면 기대했던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와 안타까움 때문일까요? 이미 대학에서는 졸업식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이 더 많아져 대학원 학생들만으로 졸업식을 치루고 있는 학교들이 많아져 가고 있습니다. 드문 드문 참석하는 학부 졸업생들은 내세울만한 곳에 취업된 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누구에게나 축하받아야 할 졸업이 특정한 사람들만을 위한 잔치가 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가시지 않습니다.

한 과정을 마치는 것을 의미하는 졸업은 누구에게나 칭찬받을 일입니다. 한 과정을 잘 견뎌냈다는 것은 그 과정이 순탄했든 그렇지 않았든, 혹은 좋은 대학에 진학했는지 아닌지 여부를 떠나 칭찬 받고 축하받을 일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졸업하는 모든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정말로 고생 많이 하셨고 잘 견뎌내셔서 졸업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물론 이것이 끝은 아닙니다.  다음 단계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졸업을 통해 무엇인가를 다짐해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졸업이 내 인생에 진정한 의미가 있는 졸업이 되기 위해서는 졸업이 졸업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 단계를 잘 헤쳐나갈 수 있는 무엇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씨앗이 되었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인생 막살지마라”고 하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는 ‘막사는 인생’이란 지나온 삶으로부터 반성과 깨달음이 없는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완벽하게 세상을 사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모두 다 후회할 일들을 하면서 살아가지만, 그 후회를 발전의 계기로 만드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언젠가 살아 온 인생의 결과물을 받아들 때 많은 차이를 가져오게 됩니다. 여러분께 하나의 제안을 해보고자 합니다. 혹 지금까지 뚜렷한 목표 없이 살아오셨다면, 혹은 목표가 있어도 그 목표를 기록해 놓지 않았다면, 지금 당장 목표를 세우고 반드시 적어 놓고, 늘 볼 수 있도록 벽에 붙여보시기를 제안합니다. 물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천 계획도 세우셔야 합니다. 혹시 여러분이 이제까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셨다면 바로 목표를 세우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몇 년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대학이라는 하버드대학교에서 졸업생들에 대한 추적조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뛰어난 머리와 좋은 가정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주로 입학하는 하버드대학의 졸업생들이 거기에 더해 하버드대 졸업이라는 간판을 가지고도 모두 다 성공한 삶을 살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조사결과 졸업생 중 3%만이 대학 재학 중 인생의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이를 문서로 기록해 두었고, 13%의 학생들은 목표는 있었으나, 문서로 기록해 놓지 않았으며, 84%의 학생들은 여름휴가 계획 외에는 아무런 계획 없이 학창시절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 결과는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문서로 기록해 놓지는 않았지만 목표를 세우고 실천계획이 있었던 13%의 졸업생들은 그렇지 못했던 84%의 졸업생들보다 연봉이나 사회적인 평판에서 2배 더 높은 성취를 이루고 있었으며,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이를 기록해 두었던 3%의 학생들은 나머지 97%의 학생들보다 10배가 넘는 재정적?사회적인 성공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실은 하버드대학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성공은 좋은 머리와 가정적 배경, 그리고 어떤 대학을 나왔느냐가 아니라, 인생의 목표를 설정하고 살아가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들의 졸업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조만간 여러분들의 방 벽면에 여러분들의 멋진 인생 목표가 붙어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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