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 Too) 태풍’ 으로부터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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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Me Too) 태풍’ 으로부터 살아남는 법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8.03.0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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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호 세한대 교수 (전 KBS 뉴욕특파원)

미국에서 시작된 ‘미투운동’이 거대한 태풍이 되어 우리 사회 곳곳을 강타하고 있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검찰조직에서 시작돼 문화예술계, 교육계, 법조계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종교계까지 총 망라한다. ‘문화 권력자’라 불리는 이윤택 연출가는 16명의 피해자들로부터 집단고소를 당한 상태고, 한 때 노벨상 후보까지 올랐던 고은 시인은 서울시가 자신을 기리기 위해 마련했던 ‘만인의 방’이 철거되고, 수원시가 건립하려고 했던 ‘고은 문학관’이 무산되는 등 굴욕적인 ‘흔적 지우기’를 당하는 중이다. 교과서에 실린 고은의 작품을 삭제하는 방안까지 논의중이다. 유명극단이 해체됐고, 유명배우나 탤런트가 작품에서 하차하거나 활동 중단에 들어갔고, 교수들이 교단에서 추방을 당하고 있다.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앞장섰던 천주교 사제단도 ‘미투운동’으로 머리를 숙여야 했다. ‘미투태풍’의 끝은 어디일까? 앞으로 누구를, 어디를 덮칠지 모를 일이다.

분명한 것은 뿌린대로 거둔다는 것이다. 무서운 인과(因果)법칙이다. 성적 욕망에 따라 저질렀던 추한 행위들이 거대한 태풍으로 다시 돌아와 성적 가해자들을 덮치고 있다. 수십 년 전에 저지른 행위들도 예외는 아니다. 가해자는 혹독한 심판을 받고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죗값을 치러야 한다.

이 엄청난 ‘미투 태풍’속에서 나는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첫째, 무엇보다 먼저 인식을 바꿔야 한다.
성적 희롱이나 추행, 그리고 성적 폭력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개인의 성적 일탈의 문제로 치부하기 보다는, 사회 구조적 문제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오랜 남성중심, 남성 우월적 구조의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간에 ‘성적계급’이 형성되었고, 성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성적폭력’을 휘둘렀다는 것이 일반적인 진단이다.

엘리트들에 의해 저질러진 성범죄는 한마디로 ‘권력형 범죄’인 것이다. 따라서 천 년에 걸쳐 내려온 우리의 ‘사회적 인식’을 바꿔야 성적 약자인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성적 일탈행위나 범죄 등을 막거나 최소화 할 수 있다. 바로 이 길이 남성 스스로를 보호하는 길이기도 할 것이다.
둘째, 문화를 바꿔야 한다.
문화는 사회나 집단의 생활양식이다. 따라서 구성원 개인은 그 사회와 집단의 삶의 양식에 자연스럽게 동화될 수밖에 없다. 동시에 그 사회나 집단의 질서와 규범과 가치를 따를 수밖에 없다.
어느 조직보다 남성우월주의, 상명하복의 문화가 팽배한 검찰에서 한국의 ‘미투 운동’이 가장 먼저 시작된 것도 결코 우연의 일이 아닐 것이다.
문화가 변화하면 사회도, 집단도, 조직도 변화한다. 따라서 남성 우월적 계급문화를 하루빨리 바꿔야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특히 엘리트들에 의한 성적 탈선행위들을 추방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철저한 자기관리가 요구된다.
인간은 성적유혹을 이길 수 없다. 성적 본능 때문이다.
따라서 성적유혹을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성적 유혹에 넘어갈 수 있는 환경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요셉’이라는 인물이 좋은 모델이다.
노예시절 자신이 주인으로 섬기고 있는 보디발의 아내가 “남편이 출타해 없는 틈을 타 동침하자”고 유혹할 때, 필사적으로 그 자리를 피해 벗어나는 방법으로 성적유혹을 뿌리치고 성범죄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다.
미국의 저명한 목회자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1948년 선언했던 ‘모데스토 선언’(Modesto Manifesto)이 바로 여기서 나온 원리이다.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아내 외의 여성과 단둘이 식사를 하거나 만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이 선언을 지킴으로써 단 한 번의 스캔들 없이 64년간의 결혼 생활을 마칠 수 있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펜스 법칙”(Pence Rule)도 같은 맥락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펜스 부통령은 “아내 외의 여자와는 절대로 단둘이 식사하지 않으며, 아내를 동반하지 않고는 술자리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는다” 는 이른바 ’펜스 법칙‘으로 ‘미투 태풍’에도 흔들림 없는 삶을 누리고 있다.
민주당 등 진보 진영은 펜스를 ‘성차별주의자’라고 맹공을 퍼붓고 있지만 펜스는 이러한 원칙을 ‘보호구’ 삼아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미투 태풍시대’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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