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향’목포에서 비엔날레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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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향’목포에서 비엔날레의 의미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8.04.1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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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바위미술관 관장/학예연구사 장유호

호남에서 수묵의 뿌리가 되었던 것은 중국에서 시작되어 조선후기에 유행했던 화풍인 남종문인화라는 용어에서 비롯되었고, 19세기 화가 소치허련(1809~1892)과의 깊은 관련이 있다.

소치허련 이전 17-18세기 해남의 녹두당을 중심으로 공재윤두서(1668~1715)의 일가에서 화맥을 찾을 수 있고, 이러한 회화의 전통은 1856년 소치허련이 고향 진도에 낙향하여 운림산방을 짓고 작품을 제작하면서 호남화단에 그 뿌리를 내렸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화단에서는 드물게 전통의 맥락을 탄탄한 가문으로 이어지는 미산허형(1862~1938)을 거쳐 의재 허백련(1891~1977)과 남농허건(1908~1987)으로 남종문인화의 뿌리가 되어 호남을 중심으로 많은 작가들과 제자들이 양성되면서 근 . 현대한국적 인 남종화가 발전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임자도에 유배되어 ‘조선문인화’라는 이론적 배경을 토대로 남종화를 독자적으로 개척한 우봉조희룡(17789~1866) 선생님과 같이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수묵화의 맥락을 이 지역에서 찾을 수 있다. 임자도에 머물면서 연구했던, ‘만 마리의 갈매기가  우짖는 집’이란 의미의 ‘만구음관’ 서실에서 소치허련선생님과는 다른 독창적 예술세계를 개척한 작품과 이론서들이 보인다. 후학으로 이어지지 못해 안타까운 일이지만, 우리지역에서 아직도 발굴해야 할 수묵화의 다양한 전통적인 예술작품과 정신적 가치를 연구해야할 분야라 여겨진다.

이러한 전통적인 남종화의 맥을 이은 수묵화는 새로운 미술회화의 발전을 거듭하면서 새로운 이름들이 붙여져 ‘동양화’라든지 ‘한국화’라는 이름으로 거듭되었지만, 시대적인 흐름에서 젊고 강한 현대미술과 서양미술의 조류에 밀려 전통 수묵화의 위상은 맥을 못 추는 상황이다.

수묵화의 절대 절명의 시기, ‘남도르네상스’라는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지역의 의미 있는 내용으로 전남이 기치를 내건 것은 시기적절한 선택이라 보여 진다.
특히 목포와 진도에서 ‘전남국제수묵화비엔날레’를 개최지로 염두 한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2018‘전남국제수묵화비엔날레’ -<오늘의 수묵 어제에 묻고 내일에 답하다>라는 주제를 갖고 가 목포 문화예술회관 및 노적봉미술관, 진도운림산방을 중심으로 9.1~10.31일까지 개최된다.
2017년 프레비엔날레를 통하여 비엔날레의 가능성과 지역에서 어떻게 방향을 갖고 준비해야할지 고민이 많은 수묵비엔날레이다.

우리의 토양과 역사적인 근거적인 본질이 그대로 묻어나는 수묵화라는 빼어난 옷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옷을 벗어던지고 남에 것이 더 커 보인 결과에서 지금의 전통수묵화를 보잘 것 없는 가치로 전락했다.

당시 현대화라는 우리 자신의 모습이 초라했던 과거에 서양의 문명과 문물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과 공감을 준다.  서구중심의 문화와 예술은 우리 자신을 돌볼 겨를 없이 받아들이기에 바빴다.
그리고 우리에겐 그들의 문화처럼 우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이미 그들의 문화와 정신에 혼미해진 것이 사실이다.

수묵화의 본질은 아시아인의 기록과 역사 그리고 문화예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진정한 가치다.
‘동양’이라는 지역적 지칭에서 아시아인은 서구의 자본주의에 밀려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추구하는 주제나 방향성은 아시아의 본질적 가치를 재발견하고, 아시아인들의 예술적 가치를 조명하는 일이다.
수묵이 단순히 지역적인 근거가 아닌 아시아인의 정체성의 근거라는 점에서 주목하고, 한국인의 조형의식 뿐만 아니라 포괄적인 아시아인의 가치를 갖고 있다는데 그 의의가 있음에 틀림없다.

다행이 전남국제수묵화비엔날레가 목포에서 펼쳐진다.
비엔날레는 예술축제로 치부되어 단순한 일회적인 행사가 아닌 우리지역만의 고유한 특색으로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차별적인 행사가 되어야 한다.  목포시에서는 지자체를 중심으로 목포시민, 그리고 목포에서 활동하는 예술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우리의 잔치를 만들어가야 한다. 우리지역의 중요한 유산인 남종화의 멋과 향취가 느껴지도록 주인의식을 가져야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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