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넘은 어르신 학생들 “소풍은 항상 설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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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넘은 어르신 학생들 “소풍은 항상 설레요”
  • 최주희
  • 승인 2018.05.1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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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제일정보중·고, 22개 학급별 테마소풍 실시

[목포시민신문=최주희시민기자]어른들이 공부하는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는 지난달 27일 각반별 테마소풍을 다녀왔다.

중고 총 22개 학급은 각반별로 소풍장소를 기획하여 즐거운 봄 소풍을 마쳤다.

소풍 장소는 인근에 있는 나불도, 갓바위, 문화예술회관, 도자기전시관, 삼학도 난영공원, 김대중 노벨평화상, 순천만공원 등 다채롭게 준비하여 자연 속에서 학우애를 돈독히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어린 시절 어려운 사정으로 공부할 기회를 놓친 이들이 늦깎이로 공부하는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는 현재 중학교 366명, 고등학교 605명 총971명의 만학도가 공부하고 있다.

이번 테마소풍에서 특히 중학교 2학년 2반 학급에서는 즉석으로 불우학우를 돕기 위한 성금전달이 있었다. 일본에서 결혼하여 우리나라에 온 김성자(가명 64세)씨는 한국에 온 지 20년이 넘었는데 오래전부터 몸이 안 좋아서 통원치료를 받으며 공부하고 있다.

결혼 후 우리말을 혼자 공부하여 어느 정도 의사소통은 되었지만 발음 차이가 많아 의사소통이 어렵자 시댁 형님의 권유로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부설 초등교육과정에 입학했다. 초등교육과정에서 공부하며 한글을 공부한 후 지난 해 중학교에 입학했다. 올해 중 2학년에 진급하여 하루하루를 즐겁게 공부하고 있던 상태에서 감기가 악화되어 폐렴 합병증으로 서울 삼성의료원에 입원을 하여 치료받고 퇴원했지만 다리에 종양이 악화되어 계속 통원치료를 받아야할 형편이다.

남편과의 사이에 자녀는 없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늘 밝게 웃으며 학급을 위해 봉사하며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이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같은 반 학우들이 테마소풍 자리에서 즉석으로 모금한 1,080,000원을 치료비에 보태 쓰라고 전달했다.

2학년 2반 실장을 맡은 김옥엽 씨(61세)는 “타국에 와서 자식도 없이 생활형편도 좋지 않지만 늘 웃음을 잃지 않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운 분입니다. 그런데 폐렴합병증으로 계속 치료를 받으러 서울 삼성의료원까지 다녀야하는데 생활이 어려운 것을 알고는 테마소풍에서 김 씨의 사정을 학우들에게 전하니 모두 기쁜 마음으로 동참해 주셨습니다.  단순히 먹고 즐기는 테마소풍이 아니라 이런 보람 있는 일도 할 수 있어서 더욱 의미 있는 날이었습니다.” 라며 감동을 전했다.

김옥엽 실장은 그동안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주위 시선이 부담스러워 망설이고 있었다고 한다. 부끄러움을 떨치고 입학하니 컴퓨터 문서작성도 할 수 있고 뉴스검색도 할 수 있고 한자나 영어단어도 볼 수 있고 좋은 친구도 만날 수 있어 너무나 즐겁다고 밝게 웃었다.
최주희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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