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목포! 협동조합으로 대안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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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목포! 협동조합으로 대안 모색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8.08.2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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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 유비에코 전)대표 현 하모니플러스협동조합 이사 정현찬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 것은 확실하다. 90년대에 소비자생활 협동조합과 자활기업 등의 형태로 사회적경제의 모양을 갖춘 조직들이 생겨났지만 소수에 불과했고 IMF를 기점으로 사회적경제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되면서 사회적경제의 규모 성장이 시작되었다.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과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되고 나서 한국의 사회적경제가 대중들에게 알려지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18년 현재 사회적기업은 전국적으로 1,978개, 예비사회적기업은 856개, 협동조합은 13,700여개가 있으니 10년 전에 비해 굉장한 양적 성장을 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양적 성장의 이면에는 다소 씁쓸한 통계도 존재한다. 정부의 사회적기업 지원 기간이 끝나면 이윤을 내지 못하는 기업들은 문을 닫거나 협동조합의 절반이상이 이름만 내걸고 있는 허울뿐인 협동조합이다.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 그리고 사회적경제의 성장과정에서 오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일지도 모르지만 이제는 사회적경제 생태계에 질적인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본주의의 폐해를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사회적경제를 언급하고 있다. 부의 양극화, 고령화, 청년 일자리 문제 등 여러 사회적 문제들이 자본주의 3.0 체제하에서 심화되어 왔고 이에 대한 보완재가 사회적경제라는 것이다. 대부분이 그 목적과 명분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과정에서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지속가능한 사회적경제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사회적가치를 같이 공감하고 실천할 수 있는 의지와 조직 내에서 가치를 확산할 교육이 필요하다. 그리고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헌신이 필수적으로 따라와야 한다. 협동조합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면 영국 최초의 협동조합으로 알려져 있는 1844년 영국의 로치데일에서 설립된 공정선구자협동조합은 현재 4,500개의 도매점과 700만 명이 넘는 회원을 두고 있는 세계 최대의 소비자협동조합이다. 당시 영국의 노동자들은 산업혁명과 함께 자본주의가 급속히 발달하면서 자본가들의 횡포로 질 낮은 생필품을 고가로 사야 했는데 로치데일 직물공장의 노동자들이 1년에 1파운드씩의 출자금을 모아서 일상생활에 필요한 밀가루나 버터 등의 식료품을 공동구입하기 위한 점포를 만들기 위해 조합을 만들었다. 로치데일이 성공한 협동조합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조합원들의 출자 및 운영참여, 남녀 평등과 1인 1표제, 조합원 교육, 정확한 회계 기록과 정보공개 등 당시 어떤 사업체제 보다 혁신적인 운영이 주요 원인이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생필품을 공정하게 구입하기 위한 조합원들의 자발적이고 필사적인 참여였다.

목포는 오랜기간 동안 침체되어 있는 도시이다. 30. 40년째 인구는 늘지 않고 청년 실업증가와 노령화가 심화되어 오히려 인구가 줄고 있는 실정이다. 시기도 다르고 전체적인 상황도 다르지만 2018년의 목포의 분위기는 1844년의 로치데일과 닮아 있다. 목포는 소비중심도시이고 자영업이 많은 도시다. 거대 자본에 맞서기 위해서 협동조합의 가치와 철학을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결성한다면 새로운 모델을 창출할 수 있지 않을까. 비단 자영업 뿐이 아니다.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는 분야는 다양하다. 협동조합 기본법에 따르면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 최근에 보건복지부는 사무장병원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 의료사회적협동조합으로만 설립할 수 있도록 법개정을 한다고 발표했다. 노령화가 심화된 도시에서는 고려해볼만 하다. 도시농업, 공정무역 커피, 독립서점 등 제대로 된 사업계획만 구상하면 거의 모든 분야에서 협동조합이 가능하다. 최근에 도시재생사업 추진에 따라 원도심 지역에 청년몰 사업 등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사업이 시행되고 있는데 이 또한 협동조합으로 추진해 봄직하다.

1990년대 이후 장기간 경제불황이 계속된 일본에서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업자들이 증가할 때 한 기업은 오히려 인재 채용을 늘렸다고 한다. 그 중소기업의 대표는 인터뷰에서 ‘저희같은 중소기업이 대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채용할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고 한다. 위기에서 기회를 찾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2018년 위기의 목포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성공적인 협동조합 모델이 생겨나고 정력적인 활동가들이 많아 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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