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명품을 디자인하다 Ⅶ - 해양 플라스틱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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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명품을 디자인하다 Ⅶ - 해양 플라스틱의 진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8.11.0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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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과학대학교 요트건축디자인융합과 정은채 교수

해양시대의 바다는 우리의 최고의 자원 자산임을 익히 이해한다. 해양시대를 맞아 바다가 진정한 ‘블루오션’ 이라고 간주한다면 이 시점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우리 일상을 채우고 넘쳐 바다를 오염시키는 플라스틱은 1800년대 중반에 식물재료로부터 만들어졌지만, 흔히 플라스틱이라 불리는 합성고분자를 활발하게 생산하고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1930년대부터이다. 석유나 석탄에서 얻은 에틸렌이나 아세틸렌에 다른 화학물질을 첨가하여 고온에서 만들어 내는 합성고분자인 플라스틱은, 이전의 천연재료와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았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생활용품 중 첨가물이 없는 돌, 나무, 유리, 철과 같은 자연물을 제외한 거의 모든 제품에 사용 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우리 모두는 직간접적으로 하루 24시간 플라스틱의 놀라운 혜택 속에 살고 있다.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나서 폐기해야 할 때에는 이러한 장점들이 순식간에 단점으로 바뀌어 버린다. 버려진 플라스틱을 매립하면 썩지 않기 때문에 매립지 공간은 지속적으로 늘어나야 하고, 소각을 하려면 이때 발생하는 독성물질을 제대로 처리할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그렇다고 그냥 버리면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이렇게 하여 전 세계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의 90퍼센트는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다. 낚시줄, 밧줄, 그물, 풍선줄, 포장끈 고리 등 보통 위험한 물건이라 생각하지 않는 것들도 바다에서는 동물들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이들로 인한 생물의 피해는 크게 ‘얽힘’과 ‘섭취’로 구분할 수 있다.

얽힘의 피해 사례를 살펴보면 어린 바다표범의 목에 그물이 걸렸는데 어른이 될 때까지 걸린 채 남아 있어서 몸집이 커지면서 서서히 목을 죄어 죽은 경우가 있다. 끊어지지 않는 낚싯줄에 다리가 잘려나간 매너티, 몸에 걸린 그물에 움직임을 방해해 탈진하거나 먹이를 잡지 못하는 바다거북, 부리에 밧줄이 엉켜 먹이를 제대로 먹지 못하고 굶어죽는 해양조류 등 그 양상이 매우 다양하며 빈도도 높다. 버려진 어망이나 밧줄, 물위를 떠다니거나 가라앉은 통발이 원하지 않는 생물들을 얽어서 잡아 죽이는 유령어업 문제도 심각하다.

섭취, 즉 바다쓰레기를 먹이 등으로 잘못 알고 먹어 피해를 당하는 경우는 앞서 이야기한 얽힘에 의한 경우에 비해 확인하기가 어렵다. 사정이 이러하니 사례보고도 많은 편은 아니다. 죽은 바다거북이나 고래, 바닷새와 같은 해양생물들의 위장에서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제품, 장난감, 레진 펠릿 등이 발견되면 이들을 사망원인의 하나로 추정할 뿐이다. 사람도 아기일 때에는 동전이나 장난감 등 방바닥에 떨어져 있는 작은 물건들을 주워 먹는 일이 흔하다. 사람은 자라면서 사물을 분별하게 되면 자연히 먹지 않게 되는데, 동물들은 어른이 되어도 자신들이 소화시킬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여전히 구분하지 못하므로 이런 변을 당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연간 일회용 사용량 중에서 비닐봉투는 211억 390만개 종이컵은 230억 6200만개(2015년 기준, 환경부 추산)이며, 국가별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은 미국, 프랑스,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인 우리나라로 98.2키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2016년 기준, 통계청) 플라스틱은 20초 만에 생산되고 몇 분 사용되지만, 플라스틱 빨대가 분해되는 시간은 200년, 페트병이 분해되는 시간은 400년으로 인간의 수명보다 긴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연간 바다로 흘러가는 플라스틱 쓰레기 8백만 톤 중 80퍼센트 이상이 육지 기반으로 이대로라면 2050년에는 바닷속에 바다생물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질 것이다.(2015. 세계경제포럼)

쓰레기가 일단 바다로 들어간 다음에는 아무리 효과적인 정책과 법, 대규모 보상과 지원, 최첨단 기술과 장비의 투입도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눈에는 보이지 않는 독성물질에 의한 바다오염, 쉽게 눈에 보이는 플라스틱을 비롯한 각종 쓰레기로 인한 바다오염은 그대로 우리에게 돌아온다. 우리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인류의 미래에 부담을 지우는 바다 쓰레기와 함께 바다로 떠나는 슬픈 항해에 머물지 않고, 무관심했던 환경 의식을 일깨우고 작은 것이라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하며, 플라스틱으로부터 건강한 바다를 지키는 일에 모두가 함께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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