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위기: 토건 보다는 관광으로 극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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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위기: 토건 보다는 관광으로 극복하자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8.11.1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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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홍선기 교수

[목포시민신문]60~80년대 고도의 경제성장을 유지했던 일본도 1990년대 부동산 시장에서 시작된 거품 경제가 무너지면서 일본 각지에서는 재정압박에 견디지 못하고 퇴출되는 중소도시들이 속출하였다. 온천이나 자연지역 등 고유의 생물자원, 환경자원이 있던 도시에서는 그나마 이런 자원을 활용한 전략적 관광에 매진하여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를 만들 수 있었으나, 그렇지 못한 도시의 경우, 무리한 개발의 후유증으로 결국 도산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일본 도쿄 인근에 조성된 다마(多摩) 신도시가 있다. 다마 신도시는 국내에서도 해외 우수도시로 선정되어 많은 연구자들이 찾아서 벤치마킹한 도시이기도 하다. 덕분에 판교, 동탄, 용인 등 서울 주변에 많은 신도시가 생겼다. 

다마 신도시는 복잡한 도쿄 중심에서 30~40km정도 떨어져 있고, 전차로 30분이면 신주쿠까지 도달할 수 있는 거리에 있기 때문에 건설 초기에 젊은층에 인기가 있었지만, 점차 경제적인 이유로 평수가 작은 아파트를 선호하는 일본인들의 특성 때문에 상대적으로 평수가 큰 다마 신도시 아파트 수요는 증가하지 않았다. 오히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아파트에 노인층이 증가하여 활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한때 38만명을 목표로 건설된 다마 신도시는 고령화, 인구유출 등으로 도시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으며, 거의 유령도시화 되어 가고 있다. 다마 신도시를 조성할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50-60년 정도 시간이 지났지만, 그 동안 일본인들, 특히 젊은층들의 경제적 특성, 삶의 지표 등이 과거와 매우 다른 경향으로 바뀌고 있음을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결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도 80-90년대 아파트 붐이 일어나면서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하여 사회문제가 되었고, 지금도 적지 않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서울 주변에 신도시가 조성되고 도시간 교통시스템이 개발되면서 지방의 인구와 경제권이 서울과 경기로 집중되는 빨대현상(urban straw)이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편 도시가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땅값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도시 주변 지역에 주택이나 공장 등이 무질서하게 지어져 도시 주변부가 확대되는 현상인 도시확산현상(urban sprawl)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일본의 신칸센은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는 초고속열차이다. 도쿄와 나고야(名古屋)시 사이가 약 400km인데, 신칸센 ‘노조미’를 이용할 경우, 두 도시를 2시간에 이동한다. 실제 도쿄나 나고야의 상당수 회사원과 시민들은 신칸센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서울과 목포간 거리가 도쿄와 나고야 거리와 유사하다고 본다면(370km), 광주-목포간 노선이 완성될 경우, 서울-목포간 충분히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이다. 이러한 상황에 목포시 자체의 경제적 동력이 활성화 되어야만 빨대현상(urban straw)에서 견뎌낼 수 있을 것이다. 목포의 인구는 24만명을 기점으로 증가하지 않고 있다. 필자가 목포에 온지 15년이 되어 가지만,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은 아파트와 자동차이다. 눈짐작만으로도 물량이 세배 이상 늘어난 것 같다. 그만큼 인구가 유입되어야 하는데, 원도심이나 하당지역, 심지어 남악신도시에 이르기까지 상권이 매우 무기력한 상태이다. 최근 어디를 가도 2~3년간 매물로 나온 가게가 급격히 증가한 것 같다. 그나마 하당지역 평화광장 주변은 주말 관광객들에 의하여 가게 불빛을 볼 수 있으나, 원도심의 경우에는 가로등만 밝혀주고 있다. 하당지역이나 남악신도시의 아파트에는 주민이 100% 거주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목포와 남악엔 아직도 상당량의 아파트 단지가 건설 예정이다. 

항구도시의 이점을 살려 조선산업과 해운업으로 활성화되었던 목포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 물론 조선산업도 중요한 기간산업이기 때문에 중요하게 관리를 해야 하나 그 외 최소 2~3가지 동력을 개발하여 조선산업과 균형을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 하나가 관광이다. 내수경제가 불황일 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은 관광사업이 최고의 돈벌이이다. 많은 사람들이 관광을 산업으로 평가하여 관광지 개발이나 인프라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필자는 관광산업이라는 말 보다는 ‘산업관광(産業觀光)’이라는 말을 쓰고 싶다. 즉, 기존 목포(혹은 주변)에 있는 1, 2, 3차 산업의 현장을 대상으로 관광을 하자는 것이다. ‘보여줄 것’에 과거 역사공간 뿐 아니라 조선소, 양식장, 어시장, 농업 등 현재의 생생한 삶의 현장을 보여주자는 것이다. 특히 목포에 자랑거리인 ‘목포 10味’도 함께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요리관광’도 유익할 것이다. 다도해에서 얻을 수 있는 싱싱하게 다양한 해조류와 어패류, 또한 주변 농장에서 수확한 유기농 농산물 식자재를 이용하여 만들어가는 음식에 대한 산업관광을 통하여 지역의 고유 음식문화와 청정 환경을 소개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의 축제와도 연계가 된다면 더욱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60-80년대 경제부흥을 통해 성장한 일본이지만, 90년대 경제가 붕괴된 이후 침체된 경제사회를 활성화하고자 강력하게 추진한 것이 내수관광전략이었다. 즉,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자국인 관광객을 일본내에 유치하자는 전략이었고, 일본내에 있는 수백 개의 온천을 비롯하여 숙박, 식당을 등급별로 구분, 다양한 메뉴개발과 서비스교육을 실시하는 내용이었다. 매년 최고의 온천과 숙박의 리스트를 공개하여 경쟁력을 유발시켰고, 전통음식의 새로운 발굴도 시도되었다. 이때부터 매스컴이나 언론에서도 ‘음식’이나 ‘여행’에 대한 방송이 골든타임에 나오면서 일본 국민들에게 자국내 아름다운 풍경과 지역 고유한 음식에 대한 인식도를 높이게 되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음식에 대한 방송과 책, 그리고 SNS를 통한 ‘먹방’ 사진이 많이 증가된 이유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세계는 ‘관광의 시대’에서 ‘여행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대규모 관광에서 대안관광, 즉 지속가능한 관광, 생태관광의 시대로 들어왔다. 과거 대형버스로 벌떼처럼 왔다가 사라지는 집단관광이 아니고, 연인, 가족, 혹은 혼자서 여유 있게 원하는 곳을 찾아다니는 여행족의 시대가 온 것이다. 이들은 환경도 덜 파괴하고, 자연을 그대로 즐기려고 하며, 저렴하면서도 토속의 맛을 갖고자 한다. 그렇다면, 목포시가 자랑하는 ‘목포 10味’의 메뉴에도 시대에 맞게 한두 명도 맛을 즐길 수 있는 전략도 필요하지 않을까.

도시의 매력 포인트는 도시를 찾는 사람들의 필요(needs)에 의해서 결정되며, 그걸 인식하여 변화를 주는 것은 시민이다. 한번 온 사람들이 다시 찾아올 수 있는 목포가 되도록 시민들의 노력이 요구된다. 산업관광을 통하여 과거의 역사, 현재의 생생한 삶, 그리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도시생존의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해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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