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어록 - 신재중 전 청와대의전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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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의 어록 - 신재중 전 청와대의전비서관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8.12.1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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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판의 기술
1. 해방 후 지금까지 독재적 군사통치가 판을 칠 때 많은 사람들이 비판을 외면했다. ‘나는 야당도 아니고 여당도 아니다. 나는 정치와 관계없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사람을 봐왔다. 그러면서 그것이 중립적이고 공정한 태도인 양 점잔을 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은 악을 악이라고 비판하지 않고, 선을 선이라고 격려하지 않겠다는 자들이다. 스스로는 황희 정승의 처세훈을 실천하고 있다고 자기합리화를 할지도 모른다. 물론 얼핏 보면 공평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것은 공평한 것이 아니다. 이런 것은 비판을 함으로써 입게 될 손실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양심을 속이는 기회주의적인 태도다. 이것이 결국 악을 조장하고 지금껏 선을 좌절시켜왔다. 지금까지 군사독재 체제 하에서 민주주의와 정의를 위해 싸운 사람들이, 이렇듯 비판을 회피하는 기회주의적인 사람들 때문에 얼마나 많은 좌절감을 느껴왔는지 모른다. 그들은 또한 자신의 의도와 관계없이 악한 자들을 가장 크게 도와준 사람이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란 말이 바로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

2. 비판은 상대방의 마음속에 수용되어야 제 몫의 기능을 한다. 그렇지 못하면 아무런 유익이 없다. 따라서 먼저 상대방이 마음의 문을 열고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을 만들 필요가 있다.
나는 비판을 하면서 두 가지 원칙을 지켜왔다. 하나는 먼저 상대방의 입장이나 장점을 인정해주는 비판, 그리고 두 번째는 상대방의 인격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하는 비판이다. 상대방의 입장이나 장점을 인정해주지 않으면, 상대방은 비판을 자기에 대한 비난으로 생각하고 수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는 비판을 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비판하지 말아야 한다.
<신재중 전 청와대의전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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