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 목포 20대 젊은이들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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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 목포 20대 젊은이들의 초상
  • 이효빈
  • 승인 2019.01.0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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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등 알바로 청춘을 허비하고 싶지 않아요
▲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서는 목포 20대 젊은이의 뒷모습. 그는 어두운 밤거리 사이로 쓸쓸히 사라졌다.

[목포시민신문=이효빈기자]목포의 전통서비스업(음식점 및 술집)에 국한된 일자리는 고용안정 측면에서 전국대비 고용의 질이 다소 취약하다. 선호하지 않는 일자리지만 별다른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일하는 수밖에 없다. 이것이 목포 젊은이들의 현주소이자, 이른바 목포 젊은이들의 초상이다. 주소(단기 아르바이트)는 자주 바뀌었지만 본적(양질의 일자리 부족)은 그대로인 목포의 청년들. 본보에서는 올해 황금돼지해를 맞아 목포 청년들의 목소리를들어보았다.                         <편집자주>




한국은행 목포본부가 발표한 2018년 상반기 목포지역 근로환경 개선점에서 목포청년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and Training = 학업도 하지 않고 일도 하지 않으며 취업 훈련도 받지 않는 현상. 이 현상은 상당기간 구직활동으로 생기는 낙인효과 완화에 의해 기인)가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고학력자 비중(55.7%)이 전국 44.7%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러한 상황에서 목포지역 청년층은 다른 지역으로의 이주 의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요한건, 이중 대부분(65.8%)이 ‘직장 및 일자리’를 이주 의향 이유로 응답했다는 것이다.

△서울로 가려는 이유

목포에 거주하는 A(여/25)씨는 황금돼지해를 맞은 돼지띠의 주인공이다. 그는 대학교를 졸업하지 않았다. 현재 뚜렷한 직업도 없다. 부모님과 같이 살지만 휴대폰요금, 보험, 생활비 등은 스스로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20살이 된 후부터 용돈을 받지 않고 생활하고 있다.

휴대폰 속의 알바천국(아르바이트생을 구하는 지역의 여러 가게들이 어플리케이션에 일정 돈을 주고 정보 게재를 의뢰하면 어플은 시간, 시급등을 아르바이트 희망자들에게 알려주는 플랫폼의 일종)을 수시로 확인하지만 음식점 및 술집 같은 전통서비스업에 일자리가 몰려있다. 저녁에 시작해 새벽에 끝나는 대부분의 일자리는 아침에 시작해 저녁에 끝나는 일을 하고 싶은 A씨를 좌절하게 만든다. 이 같은 일자리마저도 3개월가량만 일할 사람을 구하는 단기아르바이트들 뿐이다.

암울해진 A씨는 말했다. “목포는 답이 없어요. 할 게 없단 말이에요. 일단 자취는 돈이 많이 들어 집에서 지내고 있지만, 돈을 좀 더 모으면 서울로 가야죠. 여기서 어떻게 살겠어요?” 이를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B씨(남/49세)는 의문을 제기한다. “끼어들어서 죄송한데, 돈이 필요하면 열심히 일하면 되잖아요. 찾아보면 할 일 투성이 일텐데?” 논쟁이 시작됐다. A씨의 반박. “술집이나 음식점은 물론 목포에 많아요.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는 곳도 많구요. 하지만, 정규직이 없어요” B씨는 삼호중공업 노가다 및 그런 일자리는 일자리 아니냐며 논쟁을 이어가려 했지만 A씨의 분노섞인 목소리와 슬픈 눈동자에 그만 입을 열지 못했다.

△'커피점 알바생'은 되고 싶지 않아요

현재, 하당신도시의 카페 중 한곳에서 일하는 목포 근처 지방대학 B과를 휴학한 C(여/23)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아르바이트에 매진했다. 부모님께 손을 벌리고 싶지 않아서이다. C씨는 카페에서 3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베테랑 아르바이트생이다. 카페는 하당이나 남악신도시, 평화광장 등 번화가에 위치한 가게들이 C씨가 일했고, 지금도 일하는 주 공간이다. 대학교 전공을 살려 일하고 싶지만, 전공을 살릴만한 일자리는 전무하다. 답답해진 C씨는 2학기가 끝난 후 바로 휴학을 신청했다. 미래를 조금 더 고민하기 위해서이다. “아르바이트로 여러 카페를 일하다 보니, 바리스타 자격증은 없지만 웬만한 커피와 음료는 다 만들 수 있죠”.

머릿속에 자연스레 쌓여진 커피 관련 지식들과 숙련된 음료 제조 기술에 바리스타가 될까 잠깐 고민도 했지만, 바리스타가 되기 싫은 C씨. 그는 전공을 살려 애완동물들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을 뿐이다.

▲ 목포 평화광장에 위치한 한 술집에 밀집되어 있는 청년들의 모습.

△전문가의 지역 청년 고용 환경 분석

앞서 편집자주에서 밝혔던 한국은행 목포본부의 분석에 따르면 목포지역은 ‘청년층 고용 부진 및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가장 큰 시사점으로 드러났다.

현재, 목포지역 청년층(15~29세)은 취업자수가 감소하고 고용률이 하락하고 있는 상태며  2018년 상반기 목포지역 청년층(15~29세) 취업자수는 1.4만명으로 2016년 상반기 이후 전년동기 대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중이다.

2018년 상반기 목포·영암지역 청년층 고용률은 28.5%로 2016년 상반기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전국(42.0%)과의 고용률 격차(13.5%p)도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나 목포지역은 자영업자(농림어업·무급가족 종사자 제외) 비중이 높고 자영업자들이 전통서비스업(음식점 및 숙박·도소매업)에 집중되어 있어 고용안정 측면에서 고용의 질이 다소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포지역 취업자수(농림어업 제외) 중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국보다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자영업자 중 폐업률이 높은 도소매·숙박음식점업 등 전통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비중이 전국을 상회한다. 이에 목포지역 취업자수 중 고숙련 일자리인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비중이 낮아 능력개발 및 양질의 일자리 측면에서 고용의 질도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판단됐다.

2017년 전국 기준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의 월임금총액(3,510천원)은 전직종 평균(2,896천원) 대비 21.2% 상회한다. 목포지역의 15세이상 인구 중 고학력자 비중이 낮은 것도 숙련 일자리 부족으로 고학력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타 지역으로 이동한 데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국은행 목포본부는 분석했다.
이효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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