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행복한 목포 만들기 - ① 힘겨운 목포의 청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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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행복한 목포 만들기 - ① 힘겨운 목포의 청춘들
  • 김영준
  • 승인 2019.01.1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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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도 하지 않으며 취업 훈련도 포기한 목포청춘
 

[목포시민신문=김영준기자]청년이 마음껏 능력 펼칠 수 있는 곳의 가장 기본 조건은 무엇일까? ‘일과 집’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2년 연속 3%대 성장을 이뤄 1인당 국민소득도 3만달러 시대를 맞을 것이라는 장미빛 전망을 내놓지만 목포의 젊은 청춘들에게는 딴나라 얘기로만 들린다. 학업도 하지 않고 일도 하지 않으며 취업 훈련도 받지 않는 목포의 청년들이 전국평균보다 11%나 더 많다는 통계조사도 보고된다.  

이에 본지는 올해 목포 청년들의 삶과 고민을 들여다보고 건강한 사회 통합을 꾀하기 위해 ‘청년이 행복한 목포 만들기’에 나선다. <편집자 주> 

<글싣는 순서>
② ‘퍽퍽한 목포살이’ 청년정책 현주소
③ 목포형 일자리 창출 가능한가
④ 청년 주거문제 해결, 사회주택

목포의 미래는 청년들 손에 달려 있다. 그런데 지금 목포 지역사회의 청년들은 냉혹한 현실이 주는 좌절과 절망으로 꿈을 잃었다.

청년세대가 부딪히는 취업현장은 냉혹하다. 매달 발표하는 청년실업률은 지난해 두 자릿수를 찍었다. 올해도 달라 보이지는 않는다. 청년 고용시장이 장기 침체되면서 청년실업이 고착화되고 있다.

목포의 사정은 더 열악하다. 한국은행 목포본부는 지난해 상반기 학업도 하지 않고 일도 하지 않으며 취업 훈련도 받지 않는 고학력 목포 청년의 비율이 55.7%로 전국 44.7%를 상회한다고 보고했다.

일을 구하지 못한 목포 청년 65.8%는 목포를 떠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음식점과 술집 등 서비스업에 국한된 일자리는 고용안정 측면에서 고용의 질이 취약하다. 선호하지 않는 일자리지만 별다른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일하는 수밖에 없다. 이것이 목포 젊은이들의 현주소이다.

삼학동에 거주하는 A(25)씨는 현재 뚜렷한 직업이 없다. 부모님과 같이 살지만 휴대폰요금, 보험, 생활비 등은 스스로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아르바이트 자리를 수시로 확인하지만 음식점 및 술집 같은 서비스업에 단기아르바이트 뿐이다. “목포는 답이 없어요. 할 게 없단 말이에요. 일단 자취는 돈이 많이 들어 집에서 지내고 있지만, 돈을 좀 더 모으면 서울로 가야죠. 여기서 어떻게 살겠어요?” A씨의 말했다.

“커피점 알바생은 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B씨는 현재, 하당의 어느 카페에서 일하고 있다. 목포 근처 지방대학을 휴학 중인 B(23)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부모님께 손을 벌리고 싶지 않아서이다. B씨는 카페에서 3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베테랑 아르바이트생이다. 카페는 하당이나 남악신도시, 평화광장 등 번화가에 위치한 가게들이 B씨가 일했고, 지금도 일하는 주 공간이다. 대학 전공을 살려 일하고 싶지만, 목포에서 전공을 살릴만한 일자리는 부족한 상태여서 불확실한 장래가 불안하다.


실제 목포지역은 ‘청년층 고용 부진 및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각종 통계에 따르면 목포지역 청년층(15~29세)은 취업자 수가 감소하고 고용률이 하락하고 있는 상태다. 2018년 상반기 목포지역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1.4만명이고 고용률은 28.5%로 2016년 상반기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전국(42.0%)의 고용률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목포지역은 자영업자(농림어업·무급가족 종사자 제외) 비중이 높고 자영업자들이 전통서비스업(음식점 및 숙박·도소매업)에 집중되어 있어 고용안정 측면에서 고용의 질이 취약한 상태이다. 자영업자 폐업률도 전국 평균을 상회한다. 이에 목포지역 취업자수 중 고숙련 일자리인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비중이 낮아 능력개발 및 양질의 일자리 측면에서 고용의 질도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판단됐다.

미국 작가 존 스타인벡의 소설 ‘분노의 포도’에 쓰인 문구가 떠오른다. 저자는 당시 사회 분위기를 이렇게 표현했다. “굶주린 사람들의 눈에는 패배의 빛만 보이고 영혼 속에는 분노만 번득인다”고.
최악의 청년 취업난은 비극의 세대를 낳았다. '연애'와 '결혼' 그리고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라더니, '인간관계'와 '집'을 포기하여 오포세대, 여기에 '꿈'과 '희망'마저 놓아버린 '칠포 세대'로 스스로를 비하한다. 실업자와 신용불량자의 합성어인 '청년실신'이 등장하는가 하면, 심지어 돈과 출세에 연연하지 않는다하여 '달관세대'라 한다. 더 이상 청년에게 '희망'과 '열정'의 수식어를 찾기 어렵다. 여기에 목포의 청년들에겐 그나마 서울에서 가질 수 있는 그 기회 마저 없다. 우리사회 청춘의 초상이다.
김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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