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래 칼럼 - 한국식당의 기이한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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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래 칼럼 - 한국식당의 기이한 현상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9.01.3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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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의 식객들이 식사를 했다 하자. 식후 식당을 나올때는 카운터에서 한바탕 밀치기가 벌어진다. 세력다툼도 아니고 싸움은 더더구나 아니다.

계산을 하겠다는 아름다운 다툼이다. 누군가 식비를 계산한 후에는 웃으면서 나온다. 계산을 한 이는 인심 써서 좋고 얻어먹은 이들은 고맙다며 칭찬을 한다. 다음 기회에는 또 다른이가 지갑을 열면 된다. 이러한 모습과 풍토는 한국에서만 볼 수 있다. 서양인들은 각자 계산하는게 기본이란다. 개인주의들이다.

외국인들은 말한다. 한국의 식당에 가면 이게 무슨 말이냐 한국인들은 식당에서 쏜다는 말을 한다.
계산하는 행위를 쏜다고 말 한다. 어원도 없고 도무지 맞지 않는 묘한 용어인데 요즘 젊은이들은 흔히 쏜다고 하니 그 연유를 알 수 없는 일이다. 서양사람들은 또 쏘는 경고어가 있다.

한국의 식당에서는 턱을 조심해야 한다. 한 턱 낸다. 내가 한 턱 쏜다. 이 말도 어원이 아리송하다. 득남해도 한 턱 내고, 승진해도 한 턱 내고, 대학시험 합격해도 한 턱 내란다. 남이 축하해주는게 아니고 본인이 술을 쏘고 식사를 사고 자축연을 베푼다. 이것도 한국인의 오랜 관습이다. 좋은 것은 같다. 좋은 일이었는데 그냥 넘어가면 핀잔을 받는다. 한 턱 내야만 잘 한다는 말을 듣는다.

외국에는 없는 일인 줄 아는데 좋은 일을 생각해두자 한 턱 내고 축하를 받고 기분이 좋아진다면 할 만한 일이다.

쏜다는 식당용어. 한 턱 낸다는 자축 용어. 좀 어색한 말이지만 누가 시정할 이도 없고 그런대로 흘러가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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