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산 벗꽃길 잘라버린 ‘토목행정’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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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달산 벗꽃길 잘라버린 ‘토목행정’ 비난
  • 김영준
  • 승인 2019.02.1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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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확장 위해 벚나무 수식그루 벌목… 탁상행정으로 관광자원 훼손

[목포시민신문=김영준기자]유달산 케이블카 개통에 따른 도로확장 공사를 위해 수십년 수령의 벗꽃길을 훼손해 비난이 일고있다.

최근 목포시는 오는 4월 케이블카 개통에 맞춰 교통량 증가를 대비해 주차장 주변의 왕복 4차선 도로를 6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주까지 벌목된 벚나무는 수령이 30년 이상된 것으로 30여 그루가 넘게 밑둥이가 잘려 나갔고 앞으로도 수십 그루의 벚나무에 대해 벌목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 확장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이 구간은 북항 리라유치원에서 유달산으로 진입하는 일주도로 초입으로, 수십년된 벚나무 수백 그루가 유달산을 둘러 4월이면 상춘객들과 시민들에게 수백미터에 이르는 벗꽃이 흐드러지는 가로수길을 연출해 목포의 최고의 벗꽃구경 명소로서 사랑받아 왔다.

그러나 목포시는 1,000만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관광목포’를 외치면서 한편으로는 유달산 봄의 최고 볼거리를 마구잡이로 훼손하고 있는 것.

시는 도로 확장공사를 실시하면서 관광자원인 이 벚나무 가로수에 대해 시민의 의견 수렴과 심지어는 형식적인 심의와 절차도 무시한 것으로 드러나 전형적인 ‘토목중심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의 중심에 서게 됐다.

시는 벌목 과정에서 사업 추진 부서인 관광과의 계획에 의해 공원녹지과로 협조공문을 보내 가로수의 벌목에 대한 절차에 대해 협조를 요청했고 공원녹지과는 이 과정에서 가로수의 보존방안을 관광과에 구두로 수차례 요구했지만 받아 들려지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공원녹지과는 벚나무의 벌목을 허가하는 과정에서 시와 민간인으로 구성된 도시림 심사위원회도 개최하지 않았고 결재 과정도 생략한 상태로 벌목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토목행정 중심의 탁상행정으로 인해 유달산 최고 관광자원 중 하나인 유달산 벗꽃길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에 40년 넘게 목포에 살아온 김모씨는 “유달산 벗꽃길은 누구의 것이 아니라 목포시민 모두의 공공재산인데 편의를 위해 시 공무원들 마음대로 잘라버릴 수 있다는 것에 어이가 없다”며 “목포를 위해서는 공무원들의 ‘토목행정 중심의 탁상행정’부터 바꿔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시 관계자는 “해당 과간 협조 차원에서 이뤄진 사항이어서 위원회를 개최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면서 “사업 추진부서와 상의해 나머지 가로수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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