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칼럼 - 영산강과 故 서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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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칼럼 - 영산강과 故 서한태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9.03.2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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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학자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영산호의 수질이 여름철에는 5급수(물고기가 살 수 없고, 공업용수로도 사용 할 수 없음)로 죽음의 강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함에도 농어촌공사와 농림부, 환경부는 영산호의 수질이 3급수에 해당됨으로 문제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러다가  2009년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는 영산강의 모든 수질이 4,5급수가 넘어 매우 심각하다고 말을 바꾸었고 수질개선과 이수, 치수라는 명목으로 영산강의 송천보와 죽산보를 설치하였다.

그러나 현 문재인 정부에서 최근 죽산보 해체를 추진하고 있다. 그 이유는 보 설치 전 죽산보 구간의 환경 요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보 해체 시 수질과 생태 개선, 유지 관리 비용의 절감 등으로 인한 편익이 보 해체 시의 제반 비용을 상회하는 것으로 평가 되어 해체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죽산보 해체 이후 영산강 수질 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효과는 제시하지 않고 있다. 필자도 죽산보 해체를 찬성한다. 상식적으로 보아도 수질이 더 악화되었을 거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시기에 영산강 수질 개선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냉정하게 따져보아야 하겠다. 영산강은 8개 시⦁군(담양, 장성, 화순, 나주, 함평, 무안, 영암, 목포)을 경유해서 흐르고 있는데 상류는 수량의 문제, 중류에는 수량은 물론 수질의 문제와 일부 홍수의 문제를 안고 있으며, 하류에서는 수질의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영산강 유역 8개 시⦁군의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 국가나 도에서 대책을 세워야만 실효성이 있다.

전승수 교수(전남대)는 영산호의 수질개선을 위한 유일한 방법으로 부분해수유통을 제안하고 이를 위해 영산호 갑문의 일부를 해수유통조절관문과 통선문으로 개조하고, 하굿둑 15km 상류에 해수침투를 방지할 수 있는 평상시 24시간을 개방하되, 백중사리같은 경우에 닫는 개방식 수중문을 건설하여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그런데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하구언 배수관문이 240m에서 480m으로 확장되어서 해수 유통의 기능을 대폭 확충하게 되었다.

문제는 해수유통시 영산강의 해수유입으로 농업용수 확보 대책이다.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네델란드 휘어스호 잔트크리크 댐에서 이용되고 있는 터널식해수유통과 통선문을 이용한 해수유통 방안을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 영산강 하구에 통선문이 설치되어 있는 만큼 터널식 부분 해수유통 시 유입시간 조절을 통해 염분 확산범위를 조절이 가능하며 해수침투 거리를 가까운 거리로  한정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영산강 물길이 목포 앞바다가 아닌 무안 망운⦁해제 쪽이어서 방류 시 어장피해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 어장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금부터 어장의 청정도와 오염도를 모니터링 해서 그 데이터를 확보해 두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어민들의 동의와 적절한 보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 생각으로는 영원히 대책 없는 영산강 5급수 수질 개선을 위해 단순히 죽산보 해체만 할 것이 아
니라 이번 기회에 해수유통 방안을 수립하여 영산강을 실질적으로 살려내야 하겠다. 영산강 하구언을 완전 개방했을 때 조수간만의 차로 해수가 하구언 35km 상류지역인 죽산보까지 상류한다고 한다. 향후 해수유통을 전제하여 죽산보 해체 시 일부를 해수침투 방지 시설로 활용할 수 있을지 검토가 필요하다.

3월 13일 영산강 살리기에 평생을 받친 故 서한태 박사님 서거 1주년을 맞이했다. 1983년 영산강 진로주정공장 설립 반대 투쟁, 주암댐 건설 반대 운동, 영산강 4단계 간척사업 반대 운동, 광주천 하수종말처리장 설치 운동, 하천과 샛강 살리기 운동, 강 살리기 교육운동 등 주민들과 함께 지속적이고 조직적으로 활동 해 오면서 우리나라 환경운동사에 길이 남을 실사구시 환경운동에 모범을 보여주었다. 특히 30년 동안 주장해 온 ‘물 관리 일원화’가 비록 반쪽짜리이지만 ‘물 민주주의’를 이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고 이제부터 완전한 ‘물 관리 일원화’의 시발점이며 이에 초석을 놓았다.
그러나 故 서한태 박사님이 가신 지금에도 영산강의 수질문제 비전은 암담하기만 하다. 故 서한태박사님을 기리며 영산강 수질 개선을 위해 우리가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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