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밤
강해자
눈을 감으면 수많은 생각과 말들이
마음을 어지럽히고
사그락거리며 창문에 부딪히는 소리는
머리끝을 끌어당기듯 적막 속으로
나를 불러 세운다
바닷가를 거닐며 발을 헛디딘
이지러진 달도 건져 올리고
유년 시절 늘 생각이 달랐던 숙희와
실타래도 풀어보며
좌우 뒤집기를 몇 번이던가
이랑마다 푸르게 돋은 추억들
아픔은 속울음으로 견디며
자식들 깊은 잠 깨울까 늙은 아비의
조마조마 듣지 못했던 앓는 소리가
두 손 모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다
어느새
동튼 새벽
지친 걸음으로 찾아온 기억들
성에가 되어 창문에 달라붙고
아직도 쿵쾅거리는 가슴은
커튼 뒤로 숨는다
<시작노트>
무언가에 이끌려 많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아득히 먼
기억과 몇 시간 전 생각이 머릿속에 소용돌이 된다
만리장성은 쌓지 않더라도
수만 가지 이야기가 모래성을 쌓고 밤을 흔드는 그 시간은
아름다운 돌탑도 흔들리며
쌓아진다
약력 강해자 2006 대한문학세계 등단창작문학 예술인협회 광주전남 지회장 역임전남문협회원목포문협 부회장목포시문학회동인2014 올해의예술인상 한국문학발전상시집<바다는 몸으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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