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맛의 도시’와 함께 ‘에코 도시’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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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맛의 도시’와 함께 ‘에코 도시’로 가자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9.03.2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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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기 목포대도서문화연구원 교수, 생태학

최근 세계적 관광지 인도네시아 발리 섬 해안이 쓰레기로 덮어버린 놀라운 사실이 국제뉴스에 보도된 적이 있다. 인도네시아는 상수원 개발이 더디게 이뤄지면서, 많은 시민들이 오염수에 노출되어 있다. 발리를 찾은 거의 모든 관광객들은 물을 사서 먹어야만 한다. 겉으로는 생태관광이라는 명분의 투어를 하지만,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플라스틱 쓰레기로 관광지마다 고민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수자원이 넉넉한 나라는 아니다. 일반 주유소의 휘발유값은 1 리터당 1300~1400원인데, 휴게소에서 팔고 있는 미네랄워터 500cc 한병은 1000원 가까이 한다. 그러나 우리는 휘발유는 무척이나 아끼면서 물 한병을 다 마시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루 동안 나 자신이 사용한 플라스틱, 비닐류는 어떤 것이 있을까. 내가 목포 시내에 쏟아내는 환경오염 물질은 무엇이었을까‘를 매일 고민하는 시민들이 있을까. 그래도 최근엔 의식이 많이 높아졌다. 주말에 시내 모 커피셥에서 커피 한잔을 시켰는데, 나이 지긋한 관광객 여성분들이 오셔서 커피를 시키는데, 1회용 컵에 달라는 것이다. 주인이 가지고 가시냐고 하니 ‘그렇다’고 대답했다. 근데, 막상 커피가 나오니까 마시고 간다는 것이다. 주인이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재삼 물어봐도 ‘아까는 가지고 가려고 했는데, 그냥 마시고 간다’고 하는 관광객들. 그냥 막무가내로 달라는 관광객들의 요청을 거절하고, 차분하게 하나씩 머그컵에 따라주는 주인의 얼굴과 붉어지는 여성 관광객들의 얼굴을 번갈아 보면서 아직도 일부 환경과 자원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다는 것을 확인했다. 환경을 지키느라 원칙대로 머그컵에 따라주는 주인, 마시고 간다고 하면서 1회용 컵을 사용하는 사람들. 그래도 굳세게 머그컵에 담아 준 주인에게 감사할 뿐이다(이미 사용한 일회용 컵에 대한 걱정도 했지만).
외부 관광객들이 목포 식당을 찾으면 좀 놀라는 것이, 상위에 깔린 수십장의 하얀 비닐. 사실 감자녹말로 만든 것이라 분해가 잘 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하루에 버려지는 이 비닐은 과연 몇 장이나 될까. 손님상을 치우면서 한 장씩 떼어내는 모습에 이 식당의 청정함(?)은 인정할 수 있겠지만, 과연 목포의 환경에도 공헌하고 있을까.

‘에코(생태)’는 숲을 조성하고, 가로수를 심고, 하천을 정비하고, 바다쓰레기를 청소하고, 청정에너지 사용 등등의 큰 사업만 있는 것이 아니고, 개개인의 작은 삶 속에서도 실현할 수 있는 것이 많다.

뉴스를 통해 이미 잘 알려졌지만, 컨테이너에 실려 필리핀으로 밀반출된 쓰레기들이 제주도에서 나온 것으로, 불법업자들이 몰래 필리핀으로 보낸 것이라는 뉴스를 접하면서 관광의 섬 제주도가 이제는 환경수용력의 한계치에 다다랐음을 확인케 되었다. 특히 최근 지하수가 오염되면서 제주도의 관광 이미지는 정말 최악의 상태이다. 과연 이러한 쓰레기 문제가 제주만의 것일까.

목포 원도심 도시재생 모델을 일본 세토내해 항구도시 오노미치시(尾道市)에서 찾아보자는 기고를 한 적이 있다(2017.12.13. 목포시민신문). 일본 대부분의 지역의 쓰레기 분리수거 시스템은 동일하지만, 도시와 농어촌에 따라서 배출되는 생활쓰레기의 질과 양이 다르기 때문에 세부적인 분리수거 프로토콜은 상이하다. 특히 대도시의 경우, 싱글족이 많기 때문에 플라스틱이나 캔 종류 등 재활용 쓰레기가 넘친다. 일본에 관광을 다녀본 분들은 알겠지만, 그들의 생활쓰레기 분류 방식은 과히 기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 대도시에서도 비슷한 방식을 쓰고 있으나 아직도 중급단계에 머무르고 있다고 본다.

山-川-河-海로 연결되어 있는 우리나라는 계절마다 먹을 것이 풍부하고, 종류 또한 다양하다. 한국의 음식이 거의 비슷하여 대부분 국물이나 기름진 음식류가 많다. 라면 같은 면류를 비롯하여 찌개류, 탕류가 많은 편이다. 특히 횟집에서는 생선회를 먹고 나면, 서더리로 국물을 만든다. 사실 국물은 분리수거가 되지 않는다. 대신 제대로 정화 처리 과정을 통한다면, 크게 오염은 없을 것이지만, 그 많은 양의 국물은 과연 어떻게 정화되어 바다로 흘러갈까.

일본 요리는 눈으로 먹고, 프랑스 요리는 모양으로 먹고, 중국 요리는 향기로 먹는다고 했다. 목포는 맛의 도시이다. 과연 무엇으로 맛을 낼 것인가. 필자는 청정의 이미지로 맛을 내길 바란다. 시작과 끝을 청정해역, 청정산물, 그리고 청정한 에코도시 목포의 맛으로 ‘맛의 도시’를 재생하길 바란다. 끝으로, 타 도시와는 차별되는 목포시 나름의 생활쓰레기 분리시스템을 개발하여 청정 도시의 모습을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보여주면 좋겠다.
(홍선기,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생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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