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세상사는 이야기 - 어른이 안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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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 세상사는 이야기 - 어른이 안계십니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9.05.2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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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까지도 우리네 가정에는 안방에 어른이 계셨다. 젊은이들이 문안에서 떠들거나 다투면 안방에 계신 어른께서 헛기침을 하시면 조용해지고 다툼이 중단 되었다.

정치계에도 어른이 계셨다. 큰 정치인이다.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 씨 3인이다. 3인의 조직 산하에 있는 정치인들은 3인의 말 한마디에 일사불란 하게 행동 했다.

경제계도 어른이 계셨다. 이병철, 정주영, 구인회, 최종건 회장이 계셨다. 경제계가 어른 회장들의 경영방침에 의하여 국가경제 발전에 헌신 했다.

1980년대 부터 가정에는 결혼이후 분가하여 핵가족이 형성되기 시작 하였다. 안방에 계시던 어르신들은 외톨이가 되었다. 자녀들이 보고 싶어도 1년에 2번에서 3번 정도 잠깐 만나는 것으로 만족하게 되었다. 아들이 보고 싶어 상경 하여도 며느리 눈치가 어려워 곧장 내려와야 한다.

몇 년 전 일간신문 한국일보 칼럼에 게재된 “3번아! 6번은 간다”의 칼럼 내용은 많은 어르신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내용인즉 시골에 사시는 아버지가 출세한 아들이 그리워 상경하여 아들집에 갔는데 집안 분위기가 이상했다.

집안의 어른 순위는 1번 손자 2번 며느리 3번 아들 4번 강아지(애완견) 5번 도우미아줌마 6번 시골 아버지였다. 손자의 말 한마디에 온 가족이 일사분란 했다. 아들도 직장에서 일하고 저녁 늦게 들어와도 며느리의 눈치를 살피며 늦은 저녁식사를 했다.

시골에서 아들을 위하여 평생 뒷바라지한 아버지는 뒷전 이었다. 강아지가 용변을 보니까 온가족이 법석이었다. 손자 녀석은 할아버지에게 인사 하고는 할아버지에게서 시골 냄새 난다고 할아버지 곁에 오지 아니했다.

서글프고 분함이 솟구친 시골 아버지가 다음날 이른 아침 아들에게 편지 한 장 남기고 시골로 돌아왔다. 아버지의 편지 제목이 “3번아! 6번은 간다” 였다.

오늘날은 애완견이 늘어나면서 시골 아버지 순위가 7번 또는 8번이라고 한다. 정치계도 3인의 지도자가 서거 한 뒤 도토리 키 재기 시대가 되어 사분오열 되어서 나라가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
정치계는 위 아래가 없어진지가 오래 되었다. 이권에 눈이 어두워 이합집산의 시대가 되었다. 나라의 장래와 국민들의 생계는 그들의 안중에는 없다. 진정하고 국민을 어른으로 받드는 정치인은 없을까? 이 나라가 어떻게 될려는지?

후손들이 걱정 된다. 경제계도 1세대 회장들이 서거한 후 4세대 시대가 되면서 경제 윤리와 도덕이 상실 되었다. 어떻게 하든 돈만 벌려는 기업인 의식 때문에 각종 부조리와 변칙이 난무하는 현실이다. 황금이 최고인 이 시대에 진정되고 정도로 기업의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인은 영원히 오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어르신이 안방에서 헛기침을 하시던 그 시절이 그리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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