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아이들이 가장 행복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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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아이들이 가장 행복한 나라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2.11.1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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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준(동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조 준 동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우리에게 풍차와 튤립, 그리고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히딩크의 나라’로 익숙한 네덜란드는 지구상에서 아이들이 가장 행복한 나라로 불린다. 경제력은 물론 탄탄한 복지 정책을 갖춘 대표적인 선진국이지만, 전반적으로 비슷한 위치에 해당하는 나라들도 교육에서만큼은 네덜란드를 모범 예시로 삼을 정도로 교육 시스템이 무척 잘 갖추어져 있다.

미래를 이끌어가는 아이들을 키워내는 일은 사회의 근간을 형성하고 국민의 삶에 대한 태도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무척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어떠한 교육을 받느냐에 따라 개인의 인생관과 우선순위가 달라질뿐더러 사회 전체의 가치관 정립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는 삶을 긍정하고 행복을 느끼는 정서와도 즉각적으로 연결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어느 나라보다 뜨거운 교육열을 자랑하면서도, 실상 만족도는 높지 않은 우리나라로서는 네덜란드의 ‘행복한 교육법’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해볼 필요가 있다.

학생, 학부모로부터 철저히 신뢰받는 공교육을 시행하고 있는 네덜란드의 초·중고등학교는 모두 의무교육에 해당한다. 만 4세부터 16세까지 아이들은 교육비 걱정 없이 체계적인 교육 혜택을 누리고, 이후 상·중·하위 직업전문대와 학문연구중심대학으로 진학하게 된다. 학생의 학업 능력 차이에 따라 수준별로 다양한 학교가 설립되어 있는 네덜란드에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중간 수준의 교육을 받고 자신에게 만족스러운 방식으로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면서도 스스로의 계획에 맞춰 공부하고, 친구와의 경쟁이 아닌 자신만의 목표에 따라 커 나간다.

학교는 즐거운 곳임을 깨닫게 해주는 초등교육 유아 교육 과정이 포함된 네덜란드 초등학교는 유아교육 2년, 초등교육 6년의 8년으로 구성된다. 유치원 과정이 초등교육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아이들은 만 네 살이 되면 초등학교에 다니게 된다. 교육은 주로 놀이를 통해 양보와 협동, 나눔을 배우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이들은 서서히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배우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깨달아나가게 된다. ‘학교는 즐거운 곳’으로 인식하고 있는 네덜란드 초등학교 아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벌 중 하나가 바로 ‘학교에 못 가게 하는 것’일 정도다.

네덜란드인들에게는 ‘모든 사람이 공부를 잘할 수 없다’라는 의식이 심어져 있다. 그들은 사람마다 타고난 재능이 다르기 때문에 모두가 획일적으로 한 가지 모습으로 살아가도록 억지로 맞추기보다는, 각자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 분야를 막론하고 다른 사람들의 직업을 높게 평가한다. 따라서 초등학교 때부터 학업 성취도가 자세하게 기록되고 부모들은 교사와 정기적인 면담을 통해 자녀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데 어느 누구도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자녀를 나무라지 않는다. 오히려 아이가 공부에 흥미가 없다면 더 낮은 수준의 학교로 옮겨 아이에게 필요한 능력을 일찍부터 배우게 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중·고등학교에 진학한 아이들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미래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학문 연구를 위한 교육을 하는 인문계 중고등학교는 공부에 재능과 의욕이 있는 아이들이 모인 곳이므로 달성해내야 하는 난이도도 높고 필수 과목 수도 많다. 과목별로 숙제는 물론 거의 매일 시험이 치러지는 등 학생들이 스스로 최선을 다해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되어 있다. 한국과는 달리 등하교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대학처럼 각자의 일정에 따라 해당 과목 수업 교실을 찾아가 수업을 듣는 등 학생들에게 자율성이 주어진다. 그러나 그만큼 스스로 시간을 잘 관리하고 학습법이나 생활 리듬을 찾아나가야만 한다. 유급제도 또한 엄격하게 적용되므로 학생들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간다.

언뜻 자유롭고 방만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대신 규율과 벌칙이 엄격하기 때문에 학생이 스스로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네덜란드의 아이들은 각자의 다양성을 존중해주는 행복한 교육환경에서 행복하게 자라난다는 점이다.

한국은 지금 교육의 지나친 과열로 아이들은 10시가 넘도록 학원에 다녀야 한다. 잘못된 교육체제와 부모의 욕심으로 인해 아이들은 유년의 행복을 잃어버리고 살아간다. 남보다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좋은 대학을 나오지 못하면 차별받는 나라... 우리는 그 나라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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