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동덩굴-황호림과 함께 하는 목포의 풀꽃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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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덩굴-황호림과 함께 하는 목포의 풀꽃나무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2.12.0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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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겨울을 이겨낸 선물, 금은화
▲인동덩굴의 꽃과 열매  / 목포 부흥산

 겨울이 되면 필자의 머리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식물인 인동덩굴은 전국의 산과 들에 자라는 꼭두서니목 인동과의 반상록성 덩굴나무이다. 약 5m 길이까지 자라고 가지는 붉은 갈색이며 속이 비어 있고 잎은 마주난다. 꽃은 5∼6월경에 피고 흑진주가 연상되는 둥근 열매는 가을에 검게 익는다. 

 인동덩굴의 옛 이름은 겨우살이넌출이다. 겨울을 살아서 넘어가는 덩굴이란 뜻이다. 기후조건에 따라 남부지방에서는 푸른 잎이 겨울 내내 지지 않지만 중부지방에서는 잎의 일부만 남거나 모두 진다. 인동덩굴은 나무로 분류 되지만 오래되어도 줄기가 굵은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옛사람들은 풀로 여겼다. 풀이 죽지 않고 겨울을 이겨내니 신통하게 여겨 자연스럽게 ‘인동초’(忍冬草)라 부르게 되었다. 인동덩굴의 꽃은 처음에는 흰색으로 피었다가 노란색으로 변하여 흰 꽃과 노란 꽃이 함께 핀 모습을 보고 ‘금은화’(金銀花)’라고도 불리는데 운치가 있는 이름이다.

 인동덩굴은 동의보감 등, 각종 의서에 기록되어 여러 가지 병을 치료하는 약제로 사용되었다. 민간에서는 인동차나 인동주를 만들어 즐겨 마셨다. 목포의 한 음식점은 인동초 발효주를 상품화하는데 성공하여 남도음식명가로 알려져 외지인이 즐겨 찾는 목포의 대표적인 먹거리 중의 하나가 되기도 하였다. 인동덩굴은 비꼬여 뻗어나가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아 건축물과 조형물의 무늬로 널리 이용되었다. 천마총의 천마도 둘레에 새겨진 인동무늬가 그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에 진출하여 초원을 뒤 덮어버린 인동덩굴은 유해식물로 지정되어 제거대상이라고 하니 과유불급인 셈이다.

  글과 사진 : 황호림 (숲해설가 / 목포기독병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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