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학생인권은 어디에? - 1 일선학교 학생인권 풍경
상태바
목포 학생인권은 어디에? - 1 일선학교 학생인권 풍경
  • 이효빈
  • 승인 2019.06.12 16: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적지상주의 만연 일반 학생 내신 도우미 전락

성적으로 치장된 꿈 강요 속 학생인권 등 뒷전
성적순 기숙사 입교, 수준별 수업, 상 몰아주기

최근 10대들 사이에서 ‘에이 틴’이라는 웹 드라마가 인기다. 유튜브와 네이버TV라는 웹 플랫폼을 이용해 유통되는 웹 드라마의 하나인데, 게재됨과 동시에 한 시간 이내로 조회 수가 100만회를 돌파하는 인기 드라마다. 전국 10대 청소년들이 열광하는 드라마다. 웹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대전의 고등학생들 모습이다. 이를 보는 목포 청소년들은 현실과 너무나 큰 차이로 괴리감을 느낀다. 머리를 노랗게 염색해서 수업을 듣는 학생, 사복을 교복 위에 걸쳐 멋을 부리는 학생들, 야간자율학습이 사라진 모습 등은 목포권의 학교와는 동떨어진 현실이다.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인권은 사라져버린 목포의 학교들. ‘같은 하늘 아래’, 전혀 다른 목포의 학교 내 학생들의 모습 속 목포학생인권 실태를 알아보고 분석하며 그 대안을 제시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 목포학생인권 풍경
2 10년 째 제자리걸음 목포학생인권 실태
3 학벌주의에 침몰된 학교 : 교육계는 무얼하나
4 전남학생인권조례 제정이 답인가
5 학생인권 선진화 서울과 광주 사례
6 목포학생인권 복면토론회

일본 구마모토현 작은 학교 다라기정 쓰키기 소학교 전경.
어느 학교 전경.

 

#1 A고 수학교실 전경
이곳 저곳 학생들이 고개를 숙이고 졸고 있다. 고등학교 수학 시간의 흔한 풍경이 됐다. 학생들은 자신을 수포자(수학포기자)라고 부른다. 책상에 얼굴을 묻고 자고 있던 학생에게 짝꿍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린다.“야,야, 빨리 일어나 교장이 너 쳐다봐!!”
싸늘한 기분을 느끼며 아직 어리둥절한 학생에게 복도와 연결된 창문으로 무서운 얼굴이 보인다. 교실을 구시로 순찰하며 감시자의 눈초리는 매섭기만 하다. 그는 조는 학생, 핸드폰 이용여부, 교사들의 교습 자세 등을 감시하는 교장의 눈초리다.
수학 강의를 자장가 삼아 잠들었던 학생과 겁에 질린 수학 교사의 얼어붙은 자세, 어느새 교실 분위기는 공포감에 사로잡힌다. 학생은 달콤한 수면에 빠진 자신을 자책하며 수업 후 교장실로 호출 받을 수학 담당 교사의 걱정에 머리가 아프다.


#2 B고 교실 전경.
알 수 없는 강의 내용에 B학생은 하루하루가 괴롭다. 공부 잘하는 학생의 내신 공로자란 비하의 교사들의 하대시하는 분위기가 항상 눈에 거슬린다. 학교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참고 시간을 죽이고 있다. SNS(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를 통해 자유롭게 보여 지는 타 지역의 학생들의 학교생활은 부럽기만 하다. 왜 학교는 의복과 머리 모양을 규제하는지 모르겠다. 옷으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싶지만 대학가서 실컷 꾸미라는 말에 “넵, 알겠습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다.

이처럼 교사의 권한이 막강한, 적어도 목포의 고등학교에서만큼은, 한창 이슈로 떠오르는 교권추락은 머나먼 얘기다. 학생부와 성적을 이유로 학생들은 교권침해는커녕, 학생인권이 침해당해도 목소리를 낼 수 없다. 목포권 고등학교의 학생인권 침해 사례는 무수히 많다. 성적을 기준으로 한 기숙사 입교, 성적에 따른 수준별 수업 및 심화반 선발, 성적 높은 학생들에게 교내 대회 상 몰아주기 등 성적을 기반으로 한 침해에서부터 휴대폰, 겉옷, 머리 등 외적인 침해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김영민교수에 의하면 논어에서 공자는 자고 있는 새마저도 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 짓은 예(禮)에 어긋나는 일이므로. 군자는 부질없는 경쟁에 임하지 않는다.(君子無所爭) 꼭 경쟁하는 바가 있다면 그것은 활쏘기 정도이다.(必也射乎) 논어의 이 구절에 대한 해석에 따르면, 활쏘기란 누가 과녁을 잘 맞혔느냐, 혹은 누가 많이 쏘아 잡았느냐의 경쟁이 아니라, 누가 활 쏘는 과정에서 예를 더 잘 구현했는가의 경쟁일 뿐이다. 과녁의 명중 여부가 아니라, 누구의 용모와 동작이 더 우아했는가가 중요하다. 그런 경쟁이라야 군자답다고 할 수 있다.


성적내기, 학벌주의 매몰되어 학생인권따위는 개나 줘버려야 식의 목포학교 모습. 2000년 전 공자의 한마디가 따끔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다음 호에는 현재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의 사례를 자세히 살펴보고 목포학생인권 실태를 분석해본다.
이효빈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