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섬의 날’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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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섬의 날’을 아시나요?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9.07.10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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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명품을 디자인하다!
정 은 채

목포과학대학교 요트디자인융합과
해양레저디자인 인력양성사업단장
(사)한국글로벌섬재단 섬해양사업단장
정은채 교수 < 사진 >

세계 최초 ‘섬의 날’, 2019년 8월 8일 제1회 섬의 날을 맞아 사단법인 한국글로벌섬재단에서는 ‘섬 희망 찾기 포럼’으로 학술회의와 전국 섬 주민발표대회, 그리고 목포과학대학교 해양레저디자인인력양성사업단에서 슈퍼요트디자인 전시 행사를 진행한다. 특히, 전국 섬 주민발표대회는 8명의 섬 주민을 연사로 초청하여 섬 생활의 애환을 공유하며 섬 살리기 방안을 모색하고 이러한 섬 포럼과 전시를 통해 섬 희망을 디자인하고 전국 섬 주민들의 상호 교류와 협력을 증진 할 것이다.

우리나라 최서북도 백령도에서부터 최서남단 신안 가거도, 최남단 마라도 그리고 동해 울릉도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섬은 유인도 470곳을 포함해 3,300개가 넘는다. 그 중 전라남도에만 2,165개의 유무인도의 섬으로 오염되지 않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섬은 오랫동안 고립과 낙후, 소외, 천시의 공간이었다. 해양을 금지하는 해금정책과 섬을 비우는 공도 정책은 오랜 시간 부정적인 잔상으로 남았고 지난 1980년대에 제정된 ‘도서개발 촉진법’에 따라 30년 넘게 도서종합개발 사업이 시행 되어 왔지만, 선착장이나 다리 같은 편의시설이 대부분이었다.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정책의 부진은 섬을 떠나는 이도의 삶을 부추겼고 현재, 섬 상주인구는 전국을 통 털어 85만 명까지 떨어졌다. 주민들의 불편함은 생필품을 비롯하여  모든 부분에서 이뤄지고, 예전처럼 바다에서 일을 할 수 있는 나이가 지나 농사마저 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국가 기념일 ‘섬의 날’ 지정은 주민의 섬에서 국민의 섬으로 조명 받을 수 있는 단초가 되었다. 이제 섬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새로운 국가 성장 동력으로 만들기 위한 적극적인 실행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여객선 준공영제는 반드시 필요한 사업으로 여객선 항로의 개편이 필요하다. 섬 주민들에게 뱃길 교통만큼 불편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섬 하면 많은 사람들은 작은 섬으로만 인식하고 있다. 신안군만 하더라도 남북으로 100평방미터, 동서로 150평방미터로 전남의 육지 면적과도 같은 13,600평방미터이고 서울시의 22배나 되는 공간으로 섬 고유의 독특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가고 싶은 섬으로 갯벌과 꼬막의 섬 보성의 장도, 수많은 공룡발자국이 세계자연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되어있는 여수 낭도, 바다 위 정원으로 여수 손죽도, 섬 자체가 미술관으로 평가되는 고흥 연홍도, 모두를 위한 섬으로 바다 위를 걸어서 만나는 강진 가우도, 매일 새로운 풍경으로 만나는 완도 생일도, 시간이 멈춘 신비의 섬으로 불리우는 완도 여서도, 집집마다 365일 태극기가 펄럭이는 완도 소안도, 해당화가 아름다운 섬 진도 대마도, 치명적인 매력 속에 안기는 진도 관매도, 보랏빛으로 물든 섬으로 천사대교를 통해 육지와 만나는 섬 신안 반월.박지도, 갯벌에 박혀있는 보석같은 섬 신안 기점.소악도, 빼어난 자연과 소중한 역사문화유산이 잘 간직된 섬 신안 우이도, 자연 그대로의 섬다움을 품고 있어 더 소중한 섬 무안 탄도. 이처럼 섬은 이제 관광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국 섬의 60%가 몰려있는 전남의 경우 지난 10여 년 동안 연간 관광객이 두 배가량 늘었다. 섬의 가치를 실제 성장 동력으로 이끄는 건 결국 국가의 정책이다. 인프라 확충은 기본이고 마리나의 구축과 섬 특성에 맞는 개발, 문화, 생태, 관광자원 활용에 일관성과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부처별로 진행 중인 정책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콘트롤 타워 가칭 ‘섬발전연구진흥원’ 설립이 시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섬의 날 제정을 선도하고 꾸준히 우리나라 섬 연구를 진행해온 ‘(사)한국글로벌섬재단’과 더불어 ‘한국 섬 해양경관학회’ 그리고 해양레저 저변확대를 위해 인재양성을 비롯하여 다양한 연구와 디자인을 주도해 온 ‘목포과학대학 해양레저인력양성사업단’ 등 전문가 집단의 전문지식과 현장경험이 각각의 목소리를 내지 않고 ‘섬발전연구진흥원’과 같은 콘트롤 타워에서 정제된 한 목소리로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

영토 자원으로서의 섬은 현재 살고 있고 지금 찾는 이들의 즐거움뿐만 아니라 행복은 미래에도 이어져야 한다. 지난 6월 행정안전부에서 발표한 섬 종합 발전 대책에는 1조 5천억 원 이상의 투자 계획이 담겨져 있다. 단순히 인프라만 개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민의 소득도 증진하고 생활여건을 개선하여 국민들이 찾아가고 싶은 섬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깨끗함을 기반으로 친환경, 나아가 체험과 치유까지 이른 바 6차 산업의 공간으로 미래의 섬은 주목받고 있다. 당연히 섬과 관련한 정책은 제안에서부터 결정 과정까지 섬을 간직하고 지켜온 지방 정부와 주민들의 목소리가 핵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국가 균형발전도 동서남해안으로 이어지는 섬과 해양의 토대 위에 이뤄져야 완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오키나와는 ‘고립된 섬’이란 제한을 극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2차 대전 이 후 인구는 두 배 이상 늘었으며 1인당 소득도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작은 섬일수록 1인당 소득이 높아 섬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할 수 있다. 오키나와를 찾는 관광객은 연간 900만 명으로 관련 일자리가 10만 개에 달하는 등, 지속 가능한 섬 관광이 섬 인구와 생활수준 모두를 유지하는 동력으로 꼽았다.

또 지속 가능한 섬으로 섬 주민들이 발전 주체성을 가지고 관광이나 문화, 어업과 같은 사업에 나서야 경제와 사회적인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유럽은 섬을 육지에서는 사라져가는 전통적인 생태 지식의 저장소이자 영토란 인식이 강하다. 섬의 풍경과 문화유산에 대한 연구와 개발이 국경을 초월해 유럽연합 EU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섬의 지속가능성을 놓고 민·관·학이 머리를 맞대고 정책과 경제 관광 환경과 에너지, 디자인까지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섬은 섬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 더 나아가 섬을 끼고 있는 모든 나라의 공통과제로 여기고 있다. 섬의 날 제정의 계기로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인 우리로서는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최근 중앙정부는 물론 지자체들이 ‘가고 싶은 섬’ 정책을 시행하면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섬 발전지원센터 설립을 올 하반기에 추진하고 있고 이 센터를 통해 민간의 전문 인력과 함께 연구해서 더욱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섬을 가꾸어 나가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섬을 살리는 데는 아직도 부족하다. 살아있는 섬, 살기 좋은 섬, 살고 싶은 섬을 만드는 복합적인 섬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섬의 날을 제정한 것도 이러한 변화를 가지기 위한 시도이다. 단순히 섬의 편의시설만을 늘리는 정책에서 벗어나 섬의 생태와 관광 문화 복지를 아우르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섬은 대한민국 해양영토의 주권을 쥐고 있는 중심 공간이기 때문이다. ‘섬의 날’ 제정의 계기로 잠재성장 동력인 섬의 가치와 중요성 등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섬의 날의 핵심은 섬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섬사람들의 자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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