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디자인은 국가경쟁력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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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디자인은 국가경쟁력의 지름길이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9.08.1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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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채 (목포과학대학교/요트디자인융합과 교수)

 

정은채 목포과학대 교수
정은채 목포과학대 교수

높은 하늘을 보고 투정을 부린 지가 벌써 수십 년이 지났지만, 오늘도 높은 하늘을 보며 또 투정을 부려본다. 필자가 공부한 디자인의 세계는 단순히 예술이 아니라 과학이며 경제학, 정치학, 사회학까지 종합된 학문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서로 다른 것을 한데 묶어 새로운 것을 잡는다’라고 하는 「통섭」이 등장한 지도 십 수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하는 이유는 문과와 이과로 분리된 교육을 받은 많은 인문학자와 자연 과학자들이 여전히 넘나들기를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 디자이너는 다르다. 디자이너는 겁이 없다. 디자인이란 주제를 가지고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다양한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가 사는 도시에서의 역할은 그 중심에 있다. 디자이너의 손을 떠나면 이내 진화하기 시작하고, 혁신적인 결과를 도출한다. 도시는 처음부터 기획에 의해 만들어진 도시도 있을 것이고 그냥 사람들이 모여들다 보니 만들어진 자생도시도 있을 것이다.

생물학자가 종의 기원과 진화를 말하듯이 도시도 같은 관점에서 논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신선하기만 하다. 어떤 이의 표현을 빌리자면, 좋은 디자인은 소주가 아니라 의미 있는 포도주와도 같다는 것이다. 소주가 인간의 가치와 격리된 채 화학적으로 대량 생산되는 술이라면, 포도주는 포도의 종자는 물론, 토양과 기후 그리고 포도를 담는 사람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술이기 때문이다.

새로 알게 된 내용 중에, 고대 이집트에서는 피라미드를 짓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간 일이 없었다고 한다. 최근 연구 자료에 의하면 피라미드를 짓기 위해서 피라미드가 위치한 바로 옆에 공사 인부를 위한 도시를 건설하고, 당시 왕족이 받던 것과 같은 당대 최신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지었다고 한다. 우리가 어릴 적 강제로 동원된 노예를 부려 피라미드를 지었다고 배운 사실과는 다르게 사회를 생각하면서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어졌다는 사실이다.

지난 도시 역사를 살펴보면 한 시대를 대표하는 도시를 가진 나라가 그 시대를 이끌어 갔다. 그 도시들은 각각의 특색들로 새로운 시스템을 발명해 낸 도시들이다.

2천 년 전 로마는 상수도 시스템을 만들어 효율적인 도시 로마를 만들어 세계를 제패하였고, 파리는 하수도 시스템을 만들어 순환계에 효율적인 도시로 세계를 리드하고, 런던은 세계 최초로 도심 공원을 만들어 새로운 유형의 도시로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어졌다. 세계 최초의 도심 공원인 하이드 파크의 성공스토리의 배경은 산업혁명 이전 경제 구조의 기본인 농업에 기반을 두었고, 농업은 농부가 땅을 갈고 씨를 뿌리면 하늘에서 비를 내리고 햇볕을 주어 생산해 내는 일이다. 그만큼 자연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왔다. 그러던 사람들이 산업혁명이라는 물결로 한순간 도시로 이동해 자연과 격리되어 살게 된 것이다. 산업혁명은 자연 속에서 편하게 일하던 사람들이 공장에서 일할 때의 문화적 충격뿐 아니라 자연과 분리된 비위생적인 환경에 살아온 것에 대한 사회적인 혁신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도심 속에 자연을 도입하는 도심 공원이 만들어진 것이다. 하이드 파크는 석탄 매연에 뒤덮인 런던의 허파 구실을 한 것이다. 이를 벤치마킹한 도시 중 뉴욕의 센트럴 파크가 성공작이라 할 수 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빌딩 숲을 배경으로 한 공원의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물가 옆 잔디밭에서 쉬는 모습은 선진국의 전형적인 라이프스타일이 된 것이다.

도시에는 반드시 공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통념이 되었다. 우리에게 공원의 의미가 무엇인지, 도시에서의 공원을 얻기 위해서 어떤 것을 필요로 하는지, 여기서 우리는 미래를 위한 사람과 도시디자인을 주제로 한 워크숍이 필요하며, 휴먼스케일이 아닌 우리 지역적 특징인 항구도시 목포를 어떻게 화폭에 담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이다. 평화광장에 수없이 많은 요트를 상상해보라, 공원이 부족한 목포 시민에게 바닷물을 활용 가능한 공원으로 만들면 어떨까? 가능한 육지를 자연으로 돌리고, 바닷가 해상 집합 주거(플로팅하우스)를 짓는 방안도 필요하지 않을까? 목포시의 행정기관을 해상 도시로 옮긴다면? 물론 계획이지만 개발에 대한 접근 방식을 미래 성장 발전을 위한 계획이 필요한 것이다. 빈 땅이 있으면 뭔가를 해야 하는 우리나라 국민에게 뿌리박힌 ‘개발 DNA’가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글을 쓰면서 답답해서 다시 한 번 높을 하늘을 보고 왔다. 디자이너로서 가끔 그림을 그린다. 서로 다른 물감이 적당히 섞이면 아름다운 색이 되지만, 너무 많이 섞이면 회색빛이 되는 법이다. 이처럼 우리 지구는 문화의 다양성으로 인해 디자인 생태계가 파괴되어 가는 중이다. 우리가 사는 21세기 현대 사회는 생태 환경뿐 아니라 문화 환경 역시 다양성이 멸종되어 가는 위기에 처해 있다. 물론 이 시대가 여러 가지의 이유로 위기이지만 동시에 가장 편리하고 안전한 세상이기도 하다. 인류 역사상 가장 편안한 세상에 살고 있는 듯하다. 앞으로의 미래는?

이제 내일이면 세계 최초인 “섬의 날” 행사가 제1회로 목포시 삼학도 인근에서 펼쳐지게 된다. 얼마 전에도 전국에 교장단 수천 명이 목포에 다녀간 것으로 알고 있고 문제 또한 발생했듯 우리는 늘 대처에 둔하고 방관하고 있는 요소들이 많았던 것이다. 여러가지 우려가 스쳐지나 간다. 행사장 주변의 주차난, 숙식 등과 가장 중요한 친절, 배려 등등...

그리고 행사 내용에서의 진정성, 필자 또한 섬의 날 행사에 사단법인 한국글로벌섬재단 섬해양사업단과 목포과학대학교 해양레저인력양성사업단에서 섬의 가치를 알리고 미래성장동력으로서 청년일자리, 노인일자리창출과 지역 경제발전을 위한 방안으로 행사부스에서 해양레저산업의 꽃으로 세계시장 70조 원이 넘는 시장인 슈퍼요트의 디자인개발 및 인력양성의 필요성을 위한 전시를 준비하면서 행사의 중요성을 통해 우리의 섬의 가치에 엄청난 부가가치가 있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다. 디자인은 국가경쟁력의 지름길로 어쩌면 해양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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