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과 대학의 개혁...이제는 대입개선과 대학의 개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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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과 대학의 개혁...이제는 대입개선과 대학의 개혁 (2)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9.10.0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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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서울권 독과점대 특목고생 유리한 학종 선호 뚜렷
강남 특권층 사회적 불평등 대물림 위한 교육까지 장악
구신서 전남도교육청 정책연구소 소장

[목포시민신문] 최근 들어 서울시교육청은 ‘학원 일요휴무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의 대표적 공약중 하나인 ‘학원 일요휴무제’는 일요일만이라도 의무적으로 학원 문을 닫게 해 학생들에게 ‘쉼’이 있는 주말을 돌려주자는 취지이다. 주5일제 도입이후 토, 일요일을 쉬는 문화가 보편화 되어 정착되어가는 현재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과도한 노동시간 문제해결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주 52시간제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과는 무관하게 고등학생의 경우 정규수업 외에 보충수업, 자율학습, 심야학원, 토요자율학습, 일요학원 등으로 주 100여 시간에 가까운 과도한 학습노동에 내몰려 있다. 초중고 모든 학생들이 주 7일을 학원뺑뺑이에 찌들어 있는 우리 학생들의 삶은 세계 어디에서도 그 유래를 찾기 힘들다. 단 하루만이라도 자신의 희망과 의지대로 보낼 수 있도록 하여 학생들의 건강권, 휴식권, 여가권이 보장되도록 할 수 있을 것인지 지켜 볼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문제들의 시작과 끝은 대학입시와 대학입시에 유리한 중학생들의 고교입시에 있다. 고교서열화, 대학서열화가 명백하고 부모의 특권이 자식에게 대물림되어 ‘개천에서 용 나는’ 구조 자체가 상실된 지금이다. 일요하루 휴무가 시행된들 고등학생의 경우 대학입시의 한 전형인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과 정시의 수능준비 등을 위해 더 은밀해지고 더 높은 사교육으로 채워지거나 특목고진학을 위한 중학생들의 스펙 쌓기 등 다양한 형태의 ‘일요학습노동’이 진행될 것에 대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현행 대학입시를 둘러싼 논란의 본질

최근 조국법무부 장관 사태에서 비롯된 ‘학종’에 대한 비판이 커지면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중심의 정시확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9월20일 한국대학학회가 주최한 ‘사회불평등 구조와 대학의 서열구조’심포지엄에서 상지대 박정원 교수는 서울대, 연고대를 포함하여 서울권 15개 주요대학을 한데 묶어 ‘독과점 대학’이라고 규정했다. 학교교육 내실화를 위해 주요한 입시전형인 학생부 교과전형이 전국대학평균이 42%이나 독과점대학은 6%에 불과했다. 더구나 세칭 SKY대학은 3%에 머물러 있었다. 학종은 전국대학평균이 24%이나 독과점대학 47%, SKY대학 59%라고 밝혔다. 학교 내신성적으로 선발하는 내신전형은 특목고, 자사고학생들에게는 불리하고 학종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라는 인식을 갖게 하고 있고 결과 또한 그러했다. 그래서 학종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수능중심의 정시확대로 방향을 틀고 소위 강남으로 대표되는 최상층에 유리한 전형을 논리화 하고 있는 형국이다. 학종과 정시에 대해 좀 더 깊이 들어다 보면 정시는 최상층(부모의 경제력)에 유리하고 학종은 상층과 최상층이 경쟁하는 구조이다. 정시확대는 결국 자신들에게 유리한 전형을 만들고자 하는 상위계층의 투쟁에 다름 아니다. 대학입시는 이러한 본질을 깨는 방향으로 진행될 때만이 지금까지의 교육모순의 핵심인 입시제도의 해결이 시작될 것이다.
 
대입제도의 개선에서 고려해야 할 것들

먼저, 21세기의 급변하는 산업적 환경과 소위 4차 산업혁명 시기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소양 및 역량을 갖춘 인간상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 미국대학협의회(AACU)가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91%의 고용주가 다양한 분야에서의 지식과 교양을 갖춘 사람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또 88%의 고용주는 창의력, 비판적 사고능력, 문제해결능력, 도덕적 감성, 시민적 소양, 의사소통능력 등의 소양을 갖춘 사람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 한 차례의 수능시험으로 운명을 결정짓는 방식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시험과 과제를 통한 수시평가의 체제가 구축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은 다양한 종류의 조사, 작문, 발표, 토론,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학부모와 교사가 참여하는 대학입학전형 공동관리위원회를 설치하여 대학이 초중등교육에 영향을 주고 사교육이나 선행학습을 유도하는 대입전형자료를 사용하는지 감시하고 심의할 필요가 있다. 현재 대학입학제도의 결정은 철저히 대학의 의사, 특히 수도권 상위 대학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루어진다. 현재 대교협은 이들 대학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므로 학부모와 교사가 주축이 되는 대입관리기구가 필요하다. 위원회의 구성은 학부모 대표 1/3, 초중등교육 대표 1/3, 대학 대표 1/3로 구성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각계 인사 및 전문가, 학부모 및 교사 대표가 참여하는 대학입학제도개혁심의회를 국가교육위원회 산하에 설치하고 대입제도 개선 및 대학균형발전 방안 모색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필요가 있음을 제안한다. 시작은 하였으나 논란만 키우고 해결점을 찾지 못했던 문재인 정부초기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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