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준 봄!봄! 나들이 이야기
상태바
조명준 봄!봄! 나들이 이야기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2.06.12 10: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철 지난 해수욕장
▲ 철 지난 해수욕장에 조각배만 남아 쓸쓸함이 가득하다.

나는 시끌벅적 사람들이 들끓는 여름보다 고즈넉하고 을씨년스러운 봄철의 해수욕장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백사장에 덩그마니 올라앉은 외로운 조각배를 찍었던 것인데 나중에 살펴보니 무슨 용도에 쓰이는지 바퀴까지 달려있어 미소를 짓게 했다.

사람은 태생적으로 외로운 존재다. 우리네 인생은 궁극적으로 홀로 가는 길이다. 가족도 친구도 그 누구도 그 사람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수 없다. 그래서 외롭다.

퇴직한 교사들끼리 왁자지껄 몰려다녀도, 심지어는 수많은 군중들이 앉아 있는 극장 속에서도 외로움을 곱씹어야 한다. 그래서 인생은 본질적으로 외롭다.

그 외로움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곳이 해수욕장이 아닌가 싶다. 때문에 나는 조각배 한 척 덩그렇게 놓여 있는, 한 때는 인파로 북적거렸을, 저녁 어스름이 내려앉기 시작하는, 철 지난 대천 해수욕장을 사랑한다.

거기에 서면 사람들은 누구나 한번쯤 철학자가 되어 삶의 의미를, 회한에 가득 찬 지나간 삶을 되돌아볼 법도 하다.

나의 인생은 왜 번번이 실패를 거듭했을까. 나는 왜 번번이 어설프고 어리석었을까. 왜 나는 그 많은 시간들을 헛되이 흘려보냈을까. 왜 나는 주위의 가까운 사람들에게 기쁨을 던져주지 못하고 번번이 안타까움과 실망만을 안겨주었을까. 왜 나는 엄벙덤벙 흐리멍덩 혼몽 상태에서 인생의 종착역에 다다르고야 말았는가.

 

     조각배 얹혀 있는 외로운 해수욕장
     쌀쌀한 저녁 바람 물보라 휘날린다
     돌아본 나그네 자취 몰려드는 아쉬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