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 활성화' 본격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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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 활성화' 본격 착수
  • 김영준
  • 승인 2020.05.21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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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옥 모자점·구 호남은행 목포지점 매입
건축자산 가치 커…보수·정비해 자원 활용
일제강점기 목포 등 호남 패션을 이끌었던 갑자옥 모자점 건물.

[목포시민신문=유용철기자] 목포시의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활성화 시범사업이 근대건축자산 매입을 시작으로 본격화 되고 있다.

목포시는 지역의 노포(老鋪) '갑자옥 모자점''() 호남은행 목포지점'(등록문화재 제29)을 매입했다고 19일 밝혔다.

근대역사문화공간 공적활용을 위해 첫번째로 매입한 '갑자옥 모자점'100여년 전 당시 목포에서 가장 번화했던 조선인 가게로 근대도시 목포의 영광과 쇠락을 함께 한 곳이다.

시는 이 노포(老鋪)를 모자박물관으로 보수 정비해 그 가치와 정체성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갑자옥 모자점은 일제강점기부터 있던 목포에서 가장 오래된 모자점이자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상점이다. 과거 갑자옥 모자점에서 파는 모자가 목포의 패션을 이끌었던 적이 있을 만큼 패션 1번지로 유명한 곳이다.

갑자옥 모자점을 참업한 인물은 문공언(文孔彦)이다. 그는 제주도 출신으로 오사카에 있는 낭화상업학교(浪華商業學校)를 졸업했다. 남다른 관찰력으로 앞으로 모자가 크게 유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시 목포시가에서 가장 번화한 곳에 모자 전문상점을 열었다.

이른바 은좌통(銀座通)이라 불리던 목포 상권의 핵심에 조선인이 상점을 연 것이다. 1924년 갑자년에 문을 열어서 갑자옥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고 이후 호남지압의 중심 도시인 대전, 군산, 제주에도 지점이 생겼다. 당시 남종선 모자상계의 상징적 인물이 되었다. ‘모자상하면 갑자옥(甲子屋)이라는 인식이 대중들에게 형성되었다. 이후 문공언은 파나마 제모 주식회사를 운영하면서 부녀자들을 대상으로 모자 강습소를 개설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1924년 지역 최초로 민족자본으로 설립된 호남은행 목포지점 건물.
1924년 지역 최초로 민족자본으로 설립된 호남은행 목포지점 건물.

'() 호남은행 목포지점'은 호남 최초 민족계 은행이라는 특별한 가치와 의미를 가진 곳이다. 목포역과 원도심 중심상권 오거리에 인접해 있는 근대역사문화공간의 시작점이다.

지금 이곳은 목포문화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순수 민족자본 은행이었던 호남은행은 1920102일에 설립한 순수 민족자본은행이다. 호남부호 현준호, 김상섭, 김병로 등이 당시 돈 150만원의 자본금으로 설립하였으며 본점은 광주에 두었다.

19337월에는 동래은행을 흡수, 합병하게 됨으로써 영업지역을 경상남도지역으로까지 확대, 동래, 거창, 영광, 담양 등지에까지 지점을 설치했다. 일제가 1923년 신은형을 발포하고 민족계 금융기관에 대한 일본인 자본의 지배체제를 확립하기 위한 식민지금융정책을 강화하는 가운데서도 독자운영을 고수하다가 마침내 1942430일에 합병당하게 되었다.

은행의 설립은 1920년이나, 본 건물은 192911월에 건립되었고, 건물의 형태는 단순한 직사각형 2층이며, 외부는 붉은색 타일로 마감하였다. 순수민족자본으로 설립된 은행 건물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높은 근대문화유산이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여사(삼성 미술관 리움 관장)가 당시 호남은행이었던 이곳에서 직원으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호남은행을 설립했던 영암 거부 현준호가() 사람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재벌그룹의 안방 주인인 두 사람이 공교롭게도 이곳 호남은행에서 인연을 맺었다는 점이 이채롭게 전해지고 있다.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 활성화 시범사업은 전국 최초 공간단위 등록문화재 제718(20188월 등록)인 근대역사문화공간에 산재한 근대건축자산의 보존 및 활용을 통한 지역활성화 사업이다.

지난 2019년부터 5년간 총 사업비 500여 억원이 투입된다. 올 해는 종합정비계획 수립과 역사·문화·건축적 가치를 가진 건축물 및 경관훼손 건축물 매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유용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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