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박찬웅 칼럼니스트] 코로나 이후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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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박찬웅 칼럼니스트] 코로나 이후를 생각하며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0.05.27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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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포근했던 지난겨울 찾아온 불청객(?)이 뜨거운 여름의 길목에서도 떠나지 않고 우리를 몹시도 괴롭히고 있다. 싱그러운 대학캠퍼스를 만끽해야 할 봄 햇살과 같이 새내기들도, 새로운 출발에 더욱 아름다워야 할 5월의 신부도, 복도에서 운동장에서 뛰어다녀할 우리아이들도.... 모두 평생 잊지 못할 격리 아닌 격리, 단절 아닌 단절을 맞보고 있으니, 이 흉악한 손님(?)께서는 언제 돌아가실지 기약도 없고 답답하기만 한데, 어디서 왔을까? 왜 왔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의 근본 원인이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시민이 10명 중 8명이라는 한다. 무분별한 산림훼손과 야생동물의 서식지파괴, 남획이 인간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퍼트리게 된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전염병들 중에 사스와 메르스, 코로나19 모두 인간에게 서식지가 파괴된 박쥐에서 시작되어 사향고양이, 낙타, 천산갑을 중간숙주로 하여 이를 식용으로 먹은 인간에게 전해졌을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과학계에서는 지난 80년간 유행한 전염병들은 인수공통감염병에 해당하며, 70%가 야생동물이 원인이라도 한다. 에이즈 바이러스는 원숭이와 같은 유인원, 조류인플루엔자는 새, 신종플루는 돼지가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린피스등 환경단체는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가뭄·홍수 등의 극단적 기상현상이 자주 발생하면서 서식지를 잃은 야생동물이 사람이 거주하는 지역이나 목축지로 이동하고, 이로 인해 각종 질병에 사람들이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본다. 또한 산림 벌채와 같은 인간에 의한 환경파괴로 인해 많은 생명체들이 멸종하거나 생물다양성이 훼손되는 것도 바이러스 전파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기후온난화로 인한 급격한 기온과 습도등의 기후 조건변화가 바이러스 전파 속도를 조절 할 수도 있고, 서식지 파괴로 인해 이동한 야생동물과 인간간의 빈번한 접촉이 코로나19의 발생 원인일 수 있다고 한다.

그동안 우리 인간은 산업혁명이후 무분별하게 자원채취를 위해 산림과 강과 바다를 훼손했으며, 수많은 동식물을 멸종시켰고, 같은 인류를 학대하고 착취함으로써 현대의 산업사회를 유지하고 발전(?)시켜왔지만 이제는 자원고갈, 미세먼지등 대기질 오염, 수질오염, 해양환경의 파괴,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온난화와 서식지로부터 쫓겨나고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로부터의 반격으로 커다란 위기 직면해 있다. 우리가 던진 부메랑이 다시 돌아와 우리는 위협하는 상황인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고 WHO의 팬데믹 선언이후 각종 산업시설들이 휴업에 들어가고 자동차, 비행기 등이 운행을 멈추었더니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급격히 줄어들었으며, 미세먼지 등의 대기 중 오염물질의 양 또한 급격히 감소하여, 맑은 하늘을 자주 볼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의 활동이 줄어든 공간에 대신 야생동물의 활동이 늘어나고, 관광객으로 넘쳐나던 해변에 바다거북이 돌아오고, 바다와 강이 깨끗이 자연 정화되는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외에 다른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사망자도 줄어 들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하니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참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제는 삶의 방식과 산업구조, 가치체계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인류의 생존과 자연과 공존하는 지구를 지키는 일은 치명적인 바이러스로부터 우리아이들을 지키는 일이고, 영구하고 완벽한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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