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목포시의회 두 의원의 탈당에 가려진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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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목포시의회 두 의원의 탈당에 가려진 진실
  • 류용철
  • 승인 2020.06.1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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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유용철 대기자
유용철 대기자

람우충수(濫芋充數)라는 고사가 있다. <한비자(韓非子)> 내저설상(內儲說上)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중국 전국시대, ()나라의 선왕(宣王)은 음악을 좋아했는데, 특히 우()를 좋아하여 300명으로 구성된 악단을 만들어 항상 가까이에서 연주 하도록 하였다.

남곽(南郭)이라는 사람이 이 이야기를 듣고 부정한 방법으로 악단에 끼어 들었으나 그는 사실 우를 연주할 줄 몰랐다. 300명중에 끼어 연주하는 흉내만 내고 다른 단원들의 행동과 표정을 따라 하기만 했다.

편하게 지내며 좋은 대우를 받으며 지내던 중, 갑작스럽게 선왕이 죽고 그 아들 민왕(湣王)이 왕위에 올랐다.

민왕은 아버지 선왕과 달리 위의 합주(合奏)보다는 독주(獨奏)를 좋아하여 악대원들이 돌아가면서 독주를 하도록 하였다. 남곽은 몰래 행장을 수습하여 야반도주를 하고 말았다.

여기에서 유래한 람우충수는 실제로 학문과 기술이 모자라는 사람이 뛰어난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 달인 행세를 하는 것을 비유하는 성어로 쓰이게 됐다. (-고대 취주악기)를 볼 줄 모르는 사람이 악대원 중에 있다는 뜻이다.며칠 전 목포시의회 두 명의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했다. 탈당의 변에서 당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이유다. 탈당한 두 의원은 재선의 이재용 의원과 삼선의 최홍림 의원이다. 이 의원은 현재 목포시의회 부의장이며 지난 국회의원 선거 기간에 민주당 입당한지 3개월 만에 다시 탈당했다. 김원이 국회의원과 경선을 치르던 우기종 전 지역위원장의 영입 인사였다.

최 의원은 박지원 전 국회의원이 이끌던 통합민주당 때 입당해 당선된 이후 민주당 소속으로 3선을 했다. 11대 목포시의회 후반기 민주당 의장단 경선에서 의장 후보로 등록을 했다. 그런데 경선 실시 하루를 앞두고 갑자기 탈당을 했다. 불공정 경선을 주장하며 일정 연기를 주장하고 자신을 의장 후보로 결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목포민주당은 박지원 전 국회의원의 탈당과 국민의당 창당 등 창당과 탈당을 반복하면서 주인없는 당으로 전락했다. 국회의원이 없던 목포민주당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가 오르면서 지역내 비주류 정치인과 자질이 떨어진 인사들로 채워졌다. 이들은 촛불혁명과 문재인 후광 효과, 민주당 바람으로 지방의원과 기초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이들의 저급한 자질은 의정활동이 거듭되면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동료 여성 의원을 상습적으로 성희롱하던 민주당 소속 김훈 전 시의원이 의원직 제명까지 당했다.

이런 과정에서 탈당을 결행(?)한 이 두 의원은 목포시의회 혼란을 틈타 자신의 정치적 영역을 넓히려 시도했다. 의회 내에서 성희롱 김훈의 구명운동과 피해 의원에 대한 정치적 탄압에 나섰다. ‘성희롱 김훈사건으로 목포시의회는 잘못된 의원들의 성의식 제고와 여성 인권 신장 등에 대한 논의와 대책 마련에 매진하기보다는 의원간 혼란과 분열이 가중되는 모습만 보였다. 목포시의회의 분열과 혼란에 이들은 표면적으로 나타나지 않았지만 결정적 상황에서 항상 중심에 서있었다. ‘저질스런 목포시의회비판에 이들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는 이유다.

지역 국회의원이 없어 지도력이 부재하던 시절 목포민주당에서 자신들의 정치역량이 통하면서 승승장구하던 이들은 김원이 국회의원이 당선되면서 자신들의 정치적 부정의(不正義)가 차츰 드러나면서 더 이상 설자리가 좁아진 탓에 탈당을 한 것은 아닌지 곱씹어봐야 할 것이다. 이들의 탈당이 개인의 정치적 야욕과 자신의 정치적 실력이 들통 날 것이 두려워 야반도주한 남곽(南郭)이 아닌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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