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김인숙 칼럼니스트] 노르웨이 숲의 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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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김인숙 칼럼니스트] 노르웨이 숲의 요정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0.06.1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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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노르웨이 숲을 하면 떠오르는 게 있는가? 누군가는 진짜 노르웨이의 숲을 떠올릴 것이고, 다른 이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집사라면 노르웨이 숲이라는 품종묘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노르웨이 숲은 애묘인 사이에서는 놀숲이라고 줄여부르기도 하며 노르웨이의 숲에서 자연발생하였고, 1970년대 말 순종 고양이로 인정 받았다. 자연발생한 품종인 만큼 무늬는 코리안숏헤어와 유사하며 지능이 높고 튼튼하다. 장모종이며 털이 풍성하고 수컷 사자처럼 목과 가슴에 털이 많아 더욱 아름답게 빛이 난다. 꼬리에도 털이 풍성하여 꼬리가 너구리처럼 매우 커보인다. 장모종임에도 불구하고 털이 다른 종보다 적게 빠진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다른 장모종 고양이에 비하면 적게 빠진다는 거지, 놀숲도 고양이다. 빠질 만큼은 빠진다. 혹시나 이 부분을 다른 고양이는 털이 빠지는데, 노르웨이 숲은 안 빠진다고 오해하지 말자. 고양이는 기본적으로 털이 많이 빠진다.

놀숲은 대표적인 대형묘 중 하나이다. 대체로 메인쿤 다음 가는 대형종 고양이라고 본다. 게다가 크고 아름다운 털빨 때문에 성묘 고양이는 보통 고양이보다 훨씬 크고 아름답게 보인다. 가장 큰 종 중 하나인 메인쿤과 유사하다. 머리가 길고 콧등이 길다. 양쪽 눈과 코를 이으면 정삼각형에 가깝게 되는 것도 특징이다. 눈은 날카롭게 살짝 치켜 올라간 아몬드 형태이며 색상과 무늬는 매우 다양하다. 귀도 크고 아름답다. 높이도 높고, 넓이도 넓으며 귀 끝이 날카로운 형태를 띄고 있다. 고양이 중에서도 가장 외모가 아름다운 고양이라는 평이 자자하며, 귀부인 같은 우아함이 종족 특성인 고양이다.

노르웨이 숲은 이제 자연 발생묘지만, 그것은 노르웨이의 이야기다. 한국에 들어온 이상 노르웨이 숲이라는 특징은 품종묘가 되어버린다. 인위적인 교배를 통해 태어나는 것이다. 대부분 분양 샵에서 판매가 되고 있는 놀숲은 150만원에서 300만원 사이에 판매가 된다고 한다. 그들은 대부분 경매장을 통해 1개월도 안된 새끼들을 데려온다. 경매장에 나온 새끼들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작을수록 예쁘니 더 인기가 좋다하지만, 이 아이들은 대부분 아프고 상상을 못할 정도로 연약하여 크고 작은 병을 무조건 앓는다고 봐야 한다. 그것을 분양샵에 항의하면 다른 아이로 바꿔줄테니 데려오라고 한다. 분양한 아픈 고양이를 하나의 물건처럼 대해서 바꿔준다고 하는 것일까? 경매장에서 몇 만 원에 사온 아이가 아프다하여 병원에 데려가 치료를 해주는 분양업자는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러면 그 아이는 어떻게 될까? 그건 상상에 맡기겠다. 그들에게 생명의 존엄성을 묻는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인 것이다.

예전에 왜 이런 일을 하는지 물었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는 것이다. 너무 당연한 소리겠지만, 너무 당당하여 입을 다물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꼭 그렇게 사야할 일일까? 비싸게 주고 사서 애지중지 키우고 있다면 더 애지중지 키우길 바란다. 그 아이들의 어미는 아직도, 여전히, 끔찍하게도 작고 낡은 케이지 안에서 계속 아이를 생산하는 중일테니까. 제발 바라건데 사지말고 입양하자. 이제는 생명을 돈 주고 사는 일은 제발 그만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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