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내 손과발 따뜻하게 할 순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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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내 손과발 따뜻하게 할 순 없을까?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3.02.0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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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성만원장의 의학칼럼-7

▲ 온성만 원장
동의보감에 보면 頭無冷痛 腹無熱痛(두무냉통 복무열통)이라는 말이 나온다. 말 그대로 ‘머리는 차갑게 해서 아픈 법이 없고 배는 따뜻하게 해서 아픈 법이 없다’ 라는 말이다.

물론 냉성두통이나 열성복통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의 경우 머리는 차게 해 주는 게 좋고 복부는 따뜻하게 해 주는 게 좋다 라는 말이다.

주전자에 물을 넣고 불을 붙일 때 당연히 주전자 아래에 불을 넣어야 주전자 물이 끓듯이 사람은 아래가 따뜻해야 전신으로 혈액이 골고루 도는 법이다. 그런데 거꾸로 주전자 위에 불을 넣으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물은 끓지 않고 계속 차가운 상태로 남듯이 사람 몸은 아래가 따뜻하고 위가 서늘해야 혈액흐름이 좋아지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것이 잘 표현된 것이 주역에 나오는 水火旣濟(수화기제)란 괘이다. 주역의 64괘 중 63번째에 나오는 괘로 자연의 이치란 게 물은 아래로 흐르고 불은 위로 타오르기에 상부에 차가운 물기운이 있고 아래에 따뜻한 불기운이 있는 것이 서로 오르내림을 통해 소통될 수 있어 가장 이상적인 괘로 삼는 것이고 주역 64괘중 가장 마지막 괘인 火水未濟(화수미제)란 괘는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未濟란 표현을 쓴 것이다.

한의학에서 水에 해당하는 장부는 신장이며 火에 해당하는 장부는 심장이다. 水火旣濟의 괘처럼 이상적인 상태를 만들기 위해서는 신장의 水氣는 상승하여 위로 올라가야 하며 심장의 火氣는 하강하여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그래야 아래는 따뜻하고 상부는 서늘한 건강한 상태의 몸이 되는 것이다.

이런 이상적인 몸의 상태가 수족냉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서는 안타깝게도 거꾸로 만들어진다. 즉 상부는 뜨겁고 아래는 차가워진다는 얘기다.  주전자에 물을 끓이려고 주전자 위에 불을 얹어놓은 것과 같은 형상이 되었다는 말이다.

당연히 주전자의 물이 끓지 않듯이 인체의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비위계통이 약해서 수족냉증이 오는 환자는 비위계통을 따뜻하게 하는 처방을 쓰면 해결되지만 上 熱下寒(상열하한)상태의 환자에게는 좀 더 복잡한 치법을 사용해야 한다.

심장은 타오르는 불처럼 한시도 쉬지 않고 움직인다. 지나친 과로나 스트레스는 심장의 陰氣를 소모시켜 심장의 陽氣만 치성케하여 火를 만들어 내며 지나치게 많아진 火의 기운은 결국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고 위로 상승하게 된다.

생리적으로는 아래를 따뜻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心火가 병리적인 상황에서는 위로 치성하게 되는 것이다. 지나친 과로, 지나친 스트레스, 지나친 음주는 心火를 치성케하는 원인이 되므로 주의해야 할 것이다.

신장은 생명의 시초가 물에서 만들어 졌듯이 인체 생명활동의 근본이 되는 정미로운 물질을 보관하고 오장육부에 나눠주는 역할을 하는데 지나친 성생활이나 노동은 신장의 陽氣를 소모시켜 신장의 陰氣만 치성케하여 많아진 陰氣는 아래를 차갑게 하고 早漏(조루),遺精(유정-정액이 저절로 흘러나오는 병),冷(냉)과 같은 병을 유발하게 하기도 한다.

지나친 성생활, 성욕, 지나친 노동이나 운동은 금해야 할 것이다. 上熱下寒으로 수족냉증이 심한 환자의 경우 항상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고 소화가 안 되는 밀가루 음식이나 찬 음식은 복부를 더 차게 만드는 원인이 되므로 주의 하여야 하며 지나친 스트레스나 음주는 火를 상승케 하므로 주의하여야한다. 적당한 운동과 명상 또한 도움이 될 것이다.

<온성만 제중당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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