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울컥 그리운
1. 째보선창
할매는 두 손에 바다를 키운다
퍼덕이는 아침부터 간간한 저녁까지
할매는 바다를 끌어다 선창에 풀어 놓는다
물혹 같은 낮달이 짭짤하게 뜬 하늘
칼질 당한 하루도 지느러미가 잘리고
칼날이 수평선도 그었나
핏물 배는 저녁놀
2. 용꿈여인숙
주전자 가득 끓던 멀미가 살던 곳
말 한 마디 없이도 서로의 눈빛을 읽고
눅눅한 이불을 당겨
누추한 꿈 덮어준 밤
목매달던 첫사랑 이름을 적어둔 벽
봄은 가고 먼 곳의 그대 아무렇게 늙어가도
언젠가 당신과 내가
한 번은 머물던 방
3. 김우진
축음기 속 그대 노래, 밀물에 부서진다
내 삶에 세 든 당신도 참 오래 견뎠구나
눈이 먼 사랑 하나가 서늘하게 밟는 음역(音域)
지금은 야윈 달빛을 이불처럼 덮는 시간
심금 뜯는 수평선이 빗방울 튕기면
이제야 바다를 건너는 파도의 맨발, 맨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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