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김인숙 칼럼니스트] 사지말고 입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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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김인숙 칼럼니스트] 사지말고 입양하세요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0.11.04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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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누군가 말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끝까지 할 수 없다면 고양이를 키워라. 그런 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외로운 마음이 드는 찬바람이 불 때가 입양이 더 잘 되는 편이다. 하지만, 외롭다고 입양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가을이 고양이 분양샵도 더 잘된다고 한다. 하지만 1,2년이 지나 가을에 버려지는 고양이들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얼마 전 다리가 짧은 먼치킨숏레그 품종 두 마리가 버려져서 카페로 왔다. 그 아이들은 각 150만원,250만원을 주고 샀다고 했다. 버리는 이유는 하도 각양각색이라 언급하고 싶지도 않지만 이것은 모두 인간의 이기심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죄 없는 고양이만 불쌍할 뿐이다.

보통 그렇게 짧은 다리를 갖고 태어나 살아야 하는 아이들은 근육병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 고양이들은 다리가 짧고 통통해서 너무 귀엽지만, 연골이 없이 태어나기도 하고, 근육이 틀어져 다리가 돌아가 있기도 한다. 그렇게 발이 두툽하고 통통한 이유도 부어서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주로 두 발로 미어캣처럼 서 있는 사진이 많은 것은 앞발이 너무 아파 차라리 들고 서 있음을 알고는 있을까?

다리가 짧을수록, 털은 더 복실 거리고 길수록, 코는 납작하고 눈은 비정상적으로 큰 아이들일수록 비싸게 팔린다. 그런 아이들을 만들어야 비싸게 팔리므로 유전병이 있는 아이들끼리 교배를 시켜 더 짧고, 눈은 더 비정상적으로 큰 아이들을 생산해 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태어난 아이들은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까? 당연히 짧게는 1살 전부터 유전병이 발현이 되고 진통제를 달고 살아가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무리 관리를 한다고 해도 평균수명이 다른 고양이에 비해 짧을 수 밖에 없다. 이런 고양이를 비싸게 샀지만, 관리를 해야 하는 시간은 길고, 병원비도 만만찮게 들어가므로 중간에 내다 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 사람들은 원한다면 어떠한 방법을 통해서라도 고양이를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한쪽 눈이 없고 다리 하나가 없더라도 내 가족이 되면 최고의 고양이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아픈 고양이를 입양해서 최고로 보살피는 사람들이 많다.

본인이 비싸게 주고 산 고양이가 어떤 환경에서 어떤 고통을 받으며 태어났을지 사기전에는 꼭 한번 알아보길 바란다. 적어도 내가 평생 함께 해야 할 고양이라면 그 정도의 공부는 하고 시작해야하지 않을까? 고양이의 수명은 평균 15년 이상이 된다. 15년 이라는 시간은 엄청나게 많은 변화가 생길 수 있는 시간이다. 누군가를 만나 새로운 사랑을 할 수도 있고, 사랑했던 이와의 끔찍한 이별을 할 수도 있고, 그로인해 인생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는 시간들이다. 폭풍처럼 힘든 날들이 쓰나미처럼 한꺼번에 밀려올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버리지는 않는 것처럼, 가족으로 받아들인 반려동물을 버리지 않겠다는 당연한 결심이 생겼을 때, 입양을 결정하기 바란다. 쉽게 구하고 쉽게 버리는 대상이 아닌, 무조건적인 사랑을 줄 수 있는 대상임을 알아주길 바란다. 버려지는 이런 품종묘들이 더는 카페에 존재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 아이들에게 좋은 가족이 빨리 나타나 이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씻어내어지길 바라고 있다. 아이의 유난히 큰 눈과 한 뼘도 안 되는 짧은 다리가 자꾸 가슴에 박히는 저녁이다. 우리는 두 가지만 생각하면 된다.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그리고 제발 버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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