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양승희 칼럼니스트] 코로나 19 - 봉쇄, 권태, 무기력,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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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양승희 칼럼니스트] 코로나 19 - 봉쇄, 권태, 무기력, 고독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01.29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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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작가

[목포시민신문] 코로나 19는 전염의 팬더믹 시대를 만들어 전 세계를 봉쇄했다. 사람들은 당연히 만남이 자유롭지 못하게 되면서 몸과 마음이 무기력하게 되었다. 고독과 권태가 찾아오고 우울증도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의 경우는 특별한 일이 있어 집 밖을 나설 때를 제외하고는, 집에 있게 되니 말하는 일이 적어졌다. 책을 보고 음악은 듣는다. 그러나 말을 거의 하지 않으니 어느 순간 단어의 끝말이 제대로 발음되지 않았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생긴 이석증이 심심하게 재발하여 병원을 드나들게 되는 일이 생겼다.

얼마 전에 광주에서 사는 제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다친 다리를 위해 걷기 운동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거의 하지 않는다고 했더니 운동을 하지 않으면 다리 근육이 사라진다며 야단친다. 그 제자도 다리를 다쳤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제자의 잔소리 아닌 사랑의 이야기를 듣고 거실에 나가 조금씩 걷기를 시작했다. 또한 말을 정확하게 쓰기 위해 초등학생들이 읽는 그리스·로마 신화를 소리내어 읽고 있다. 소리내어 읽는 것이 재미가 있어 즐겁기도 했다.

그리고 가장 재미 있는 것은 환경련의 영화 동아리 활동이다. 환경 영화를 보고 감상을 시나 수필로 써 보기로 하고 창작품을 발표하기로 했다. 어른들의 문학 학습도 도와주라고 해서 쾌히 시작했다.

나의 개인 생각은 시나 수필은 설명문이 아니다. 그래서 시의 한 줄에라도 은유법이나 의인법, 이미지를 사용하면 좋은 문장이 된다며 학생들에게 가르치듯 하고 있다.

카카오톡에 올려진 환경련 연합 영화 동호회에는 동호인들의 열정이 잘 나타나 있다. 환경이 문학으로, 문학이 사람살이로 다시 돌아오는 대단한 동네다. 그래서 동호인들을 격려한다는 점에서 짧으나 좋은 시의 일부를 올려 주고 있다.

허벅지까지 간당간당한 원피스를 입은/ 우리 언니/

막 잡은 망태 안 가물치처럼/ 파닥거린다 /

거울에 비친 언니가 /

거리의 반짝이는 네온불빛만큼 위태롭다 (우리 언니 최소라)

 

물 먹는 소 목덜미에 /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

이 하루도 / 함께 지냈다고 /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 (묵화 墨畫 김종삼)

 

머슴였던 울 아버지 / 바지게에 꼴짐 지고 두렁길을 건널 때 /

등에 와 얹히던 햇살은 / 얼마나 무거운 짐이었을까 (아버지 아버지 김형수)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내어 /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베어내어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 어른 님 오신 날 밤이어든 굽이굽이 펴리라

(황진이)

쑤시는 무릎 / 결리는 허리/ 농삿일에 / 부서진 아내의

삭신이/ 무너지는 날에는, 꼭꼭 하늘이 울었다 (일기예보 윤석주)

 

예비군편성및훈련기피자일제자진신고기간

: 83. 4.1 ~ 85. 5. 31 (1, 황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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