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MBC 김윤 기자 ‘섬지역 범죄보도’ 논문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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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MBC 김윤 기자 ‘섬지역 범죄보도’ 논문 ‘눈길’
  • 김영준
  • 승인 2021.03.03 2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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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마을 사실은 ‘가장 안전한 곳’”
“사건 본질보다 섬 특수성 내세워 차별 조장” 주장

[목포시민신문=김영준기자] 섬지역 범죄 관련 보도가 섬 주민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와 지역 차별을 조장하고 있다는 현직 언론인의 논문이 발표돼 눈길을 끈다.

목포MBC 김윤 기자는 지난달 목포대학교 도서해양문화학 협동과정 석사논문인 섬 지역 범죄보도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언론이 섬에서 발생한 범죄를 보도하면서 기사 제목에 외딴섬섬마을이라는 단어를 반복 사용해 사건의 본질보다 이라는 지역의 특수성을 내세워 지역감정과 차별을 조장하고 있다.

김 기자는 논문에서 신안 섬지역에서 발생한 2014'염전노예' 사건과 2016'여교사 성폭행' 사건을 한국언론재단 빅카인즈에 등록된 54개 언론사의 1년 분량 기사와 네이버 뉴스검색을 통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두 사건의 기사량은 육지에서 발생한 유사사건(2016년 축사노예 사건·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보다 '염전노예'430, '여교사 성폭행'2553건이 많았다.

주목할 점은 두 사건 모두 ''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기사량은 비교대상 지역의 '농촌'이나 '도시' 등 일반명사와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많았다는 점이다.

염전노예 사건보도에서 ''이 기사제목과 본문에 들어간 것은 243건이 검출됐지만 축사노예 보도에서는 '농촌'이 들어간 기사는 단 7건에 불과했다. 무려 34배가 많다.

여교사 성폭행 사건도 ''이 검출된 기사는 805건에 이르지만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은 '도시명' 등 일반명사 들어간 기사는 한 건도 없었다.

염전노예 사건에서는 '외딴섬', 여교사 성폭행 사건에서는 '섬마을'이라는 단어가 많이 사용됐다. 기사제목은 '전라도 섬노예'로 강도가 세지고, SNS에는 '홍어'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다.

김 기자는 "언론이 범죄보다는 사건이 발생한 장소에 흥미를 느끼고 선정적 보도를 하면서 지역감정과 섬 차별을 불러일으켰다""섬에 대한 지독한 편견과 섬 사람들에 대한 공범자 의식을 드러내는 범죄보도는 사건이 발생한 신안군과 섬 주민들에게 아직도 큰 부담으로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김 기자는 "언론은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으로 섬이라는 장소를 지나치게 강조해 범죄보도의 선정성과 호기심을 극대화시키려는 도구로 사용하지 않았는지 되돌아 봐야 한다""신안군은 행정안전부 지역안전지수 조사에서 5년 연속 범죄로부터 가장 안전한 곳으로 선정된 곳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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