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광장-김경완 시민기자] 서한태 박사의 어린이 환경이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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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광장-김경완 시민기자] 서한태 박사의 어린이 환경이야기-1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03.03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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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맑으면 마음 맑다"
서한태 박사 추도 3주기 맞아 미발표 글 모음집 발간 계획
고 서한태 박사 생전의 모습.

故 서한태 박사(1928~2018)는 대한민국 환경운동의 역사에서 오래 기억되는 분으로 목포에 거주했지만 지역을 넘어 전국적인 존경을 받는 환경운동가이자 의사였다. 3월 서한태 박사의 추도 3주기를 맞아 그동안 어린이들에게 알릴 목적으로 정리한 글을 목포시민신문에 발표합니다. 
​사실, '우리교육' 출판사의 '인물이야기' 시리즈에 싣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 글인데, 회사 사정이나 제 개인적인 글쓰기의 미숙함으로 출판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기회를 빌어 다시 원고가 정리되고 보완된다면 새로운 출판사와 계약도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모두 20편으로 계획되어 있으며 일단, 매주 1편씩 글을 올리겠습니다. 서한태 박사를 기억하고 추억하시는 분들을 더 많은 자료를 제공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1. 의사에서 환경을 살리는 운동가로

내 나이가 벌써 88이라니 믿어지지 않는구나. 주위 사람들이 미수(米壽, 88세를 말함)를 맞았다고 축하해 줄 때마다 조용히 내 자신을 돌아본단다. 하고 싶은 일은 거침없이 했으니 참 운이 좋았지. 그러면서도 하루하루 정의롭게 살기 위해 노력해 왔단다.

10년간의 군의관 생활을 마치고 목포에 돌아와 작은 병원을 개업한 것이 벌써 50년도 넘었구나. 목포는 영산강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위치한 아름다운 항구야. 서울에서 출발한 호남선 기차가 남쪽 끝에 와 멈추는데 바로 그곳이 목포야.

그런데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에 내 삶을 송두리째 바꾸게 된 사건이 일어났단다. 바로 공해문제였지. 지금부터 30년 전의 이야기야. 지금은 공해라는 말을 쓰지 않더구나. 대신 환경오염이라는 넓은 뜻의 단어로 바꿔 쓰고 있어. 그러니까 공해는 환경오염이라고 생각하면 돼.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지만 그때는 이런 말이 유행이었단다.

공해라도 좋으니 배부르게 먹고 싶다.”

공장이나 자동차에서 나오는 매연과 유해가스를 아무렇지도 않게 마시겠다고? 악취 나는 쓰레기 더미에서 흐르는 침출수가 하천으로 흘러드는데 그 물을 마시고 싶다고? . 그것은 마실 수도 없지만, 호흡하거나 만지기만 해도 우리 몸에 큰 피해가 된단다. 무척 위험한 일이지. 그런데도 오염물질이라도 먹고 마시고 싶다고 했으니 우리나라가 얼마나 가난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거야.

당시 목포 사람들이 마시고, 사용하는 수돗물은 영산강 강물이었어. 강물을 끌어다가 정수해 수도를 통해 공급해 주었지. 그런데 영산강 물을 끌어오는 바로 위쪽에 소주와 맥주를 만드는 공장이 들어서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영산강이 오염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지. 수돗물도 당장 오염될 수밖에 없고.

만약 너희들이 사용하는 수돗물에서 악취가 난다면 어떨까? 씻을 수 없을 정도로 더럽다면 어쩌겠니? 아마 단 하루도 살지 못할 거야. 우리도 그것을 걱정했지. 당연히 오염공장이 들어서지 못하도록 시민들과 함께 공해반대운동을 시작하게 됐지. 이것이 바로 영산강 보전운동의 시작이었어.

환경운동이라는 것은 내 몸과 나를 둘러싸고 있는 주위의 환경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소중한 활동이란다. 환자의 건강을 보살피는 평범한 의사였던 내가 많은 시민들과 자연환경, 나아가 지구를 살리는 의사로 바뀐 거지. 이렇게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것이 내 인생을 아주 특별하게 이끌었단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질병에 시달리며 죽어가고 있단다. 고혈압이나 당뇨, 뇌졸증 같은 질병을 생활습관병이라고 한단다. 이 병의 대부분은 우리가 오염된 환경에서 살고, 건강하지 못한 음식을 먹고, 운동하지 않는 습관들 때문에 생기는 거지.

병의 원인이 잘못된 음식이나 습관, 오염된 환경 때문이라면, 의사들이 먼저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해 공부하고,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데 앞장서야 하지 않겠니? 그런데 많은 의사들이 공해나 환경오염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없고, 모른단다.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자 그럼, 환경을 살리는 의사인 내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목포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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