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는 나이가 없어요”....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만학도 400여명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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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에는 나이가 없어요”....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만학도 400여명 졸업
  • 김영준
  • 승인 2021.03.03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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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김영준기자] 학력인정 평생교육기관인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제33회 졸업식에서 400여명이 졸업장을 받았다.

지난달 20일 유튜브로 중계된 졸업식에는 초등과정 36, 중학교 123, 고등학교 252명 등이 졸업장을 받았고 최고령졸업자는 80대 강연심 씨이며 최연소는 20대인 정준혁씨다.

제주도에 살면서 학교 옆에 방까지 얻어 놓고 공부한 올해 환갑인 김정미 씨는 이번에 동문회장상을 받았고 3월에는 목포과학대학 토목조경학과 ‘21학번이 된다.

김씨는 방송통신중학교에 입학원서를 제출했다가 속성으로 배울 수 있다는 소식에 이 학교로 입학해 중·고교 과정을 4년 만에 졸업하게 됐다.

그는 방통중보다 2년이나 빨리 졸업했는데, 선택을 바꾼 것이 행운이었다대학에 입학해서 화훼 농사짓는 아들의 일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졸업자들의 사연도 다양하다.

초등 최고령 졸업자

초등과정을 졸업하는 최고령 하막동(80)학습자는 6남매의 막내로 영광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학교는 발도 들여놓지 못했다. 자식 키우면서 숙제할 때 어머니, 아버지, 순이야등 몇 가지 글을 익혔다고 한다.

평생교육원에서 초등과정을 공부하게 된 것은 딸의 권유 때문이라고 한다. 서울 성균관대학교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인 딸이 공부 못한 엄마의 안타까움을 잊지 않고 있다가 인터넷으로 검색해 찾아 준 곳이 바로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부설 평생교육원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중학교에도 꼭 가고 싶은데 집안에서 맡은 역할이 있다보니 진학을 못해 너무나 안타깝다.

자식들 공부시켜 모두 출가시키고 나니 손주들을 돌봐야 해서 아직도 집에서는 할 일 많은 현역이다고 하는 말 뒤끝에 진학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전해졌다.

엄마와 딸 모녀 동기동창 중학교 졸업

목포에 거주하는 박귀덕(56) 씨는 장애가 조금 있는 딸 김현미(42)씨가 중학교에 가고 싶다고 하자, 딸 소원 들어주려고 중학교에 모녀 함께 입학했다. 처음에는 그저 딸과 함께 공부한다는 생각뿐이었는데 공부하다보니 어느새 공부에 재미가 붙었다. 꼬부랑 영어도 재미있고 얼기설기 그리던 한자도 재미있고 글쓰는 국어도 재미있었다. 집에만 있던 딸과 날씨 좋은 날에는 손을 잡고 학교에 오가는 길, 그 자체가 기쁨이었다. 교실에 나란히 앉아 공부하면서 느꼈던 작은 기쁨도 소중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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